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굳은 표정으로 리창 중국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중화권 틱톡커들은 이 장면을 리창 총리가 공개 치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틱톡 영상 캡처
최근 틱톡커 vuongqlio29, hanhefeng, pandazgasr1 등이 올린 영상에 따르면,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행사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리창 총리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리창 총리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포착됐다. 반면 리창 총리는 두 손을 옆에 붙이고 차렷 자세로 김정은 위원장을 응시하며 지시를 받는 듯한 모습이었다.
리창 총리가 차량에 탑승해 출발할 때도 김정은 위원장은 리창 총리 쪽을 보지도 않은 채 한 손만 건성으로 들어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중화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됐으며, 틱톡커들은 “대국(大國)의 총리가 북한에서 치욕을 당했다”,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리창을 홀대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틱톡커는 “김정은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참석을 원했지만 리창 총리가 대신 온 것에 불만을 품고 작별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공개 모욕’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창 총리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축하하는 중국 대표단을 이끌었다. 평양 도착 당시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공항에 직접 나와 리창 총리를 영접했으며, 리창 총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열병식과 주요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서는 등 예우를 받았다. 귀국길에도 박태성 총리가 공항에서 환송하는 등 북한은 외형상 최고 수준의 귀빈 대접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대표단을 대할 때와 비교해 리창 총리를 대하는 태도에서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공연은 관람하지 않은 반면, 러시아 예술단 공연에는 직접 참석했다.
북한이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밀착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제한적 복원’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들어 북중 간 외교 접촉이 잦아졌지만, 이는 상징적인 관계 복원의 신호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CSIS는 올해 들어 김정은 위원장과 리창 총리 간 회담을 포함해 세 차례 북중 고위급 접촉이 이뤄졌음에도 회담 후 경제·군사 협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중 간 실질적 관계 개선의 ‘실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중 양측이 전통적으로 협력 내용을 비공개로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뒤 후속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SIS는 또 “북한은 중국과는 경제적 동반자 관계, 러시아와는 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통해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한국과의 외교 경쟁 속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6일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보내고, 수교 77주년(10월 12일)을 맞은 러시아에는 최선희 외무상을 파견해 전략·전술적 협동 강화를 강조했다. 이달 말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중·러 반미 연대를 부각하며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