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수령님 만세'를 대놓고 요구하는 국힘 윤리위!

윤리위 결정문의 가장 큰 코미디는 당 대표를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라 당원 개개인의 자유 의지의 총합”으로 규정한 대목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가 26일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16일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는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지만 윤리위는 이보다 더 강한 징계를 결정했다. ‘탈당 권유’는 제명보단 수위가 낮지만, 스스로 10일 이내에 탈당하지 않으면 제명 처분이 이뤄진다. 사실상 제명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결정은 소위 ‘윤어게인’ 세력이 장악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스스로 ‘극우 윤어게인’ 정당임을 자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윤리위가 26일 배포한 결정문은 극우 파시즘을 연상시키는 황당한 단어와 논리로 가득 차 있다. 


징계 사유는 불법계엄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윤리위는 ‘타격’, ‘정보심리전’, ‘테러’라는 극단적 단어를 동원해 해당 행위로 규정했다. 

  

윤리위는 결정문에서 “(징계 대상 발언은) 정당한 비판이나 표현의 자유의 한도를 넘어서는 ‘정보 심리전’에 해당한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당의 존립 기반을 위험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배출하는 데도 위험한 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방송에 나와 불법계엄을 옹호하는 윤어게인 세력, 그들과 한 몸이 된 지도부를 비판한 것을 두고 ‘정보 심리전’ 운운하며 징계하겠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당내 비판을 봉쇄하는 반헌법적 조치다.


윤리위는 또 “피조사인의 가짜뉴스를 동원한 중앙윤리위에 대한 ‘괴롭힘’ 또는 ‘공포의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 테러하는 마피아나 테러 단체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하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피해망상 내지 과대망상 수준이다. 징계 대상자인 김 전 최고위원이 윤리위를 협박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게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윤리위의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고 징계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개진한 것이 ‘테러’라니, 김 전 최고위원이 누굴 죽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윤리위 결정문의 가장 큰 코미디는 당 대표를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라 당원 개개인의 자유 의지의 총합”으로 규정한 대목이다. 윤리위는 “당 대표는 정당 구성원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으로 만들어진 정당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며 “이는 단순한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며 하나의 정당 기관에 해당한다. 당 대표의 권한, 권위, 리더십은 정당의 ‘청지기’로서 그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북한의 ‘수령론’ 또는 나치즘을 연상시킨다. 인민의 자유의지의 총합이 수령이며, 수령은 현실 세계에서 공동체의 자유의지를 체화시키는 존재이므로, ‘인민이 곧 수령이고 수령이 곧 인민’이라는 논리와 뭐가 다른가? 


이에 대해 한동훈 전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가 아니라 ‘북한 수령론’,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지적하며 “당 대표는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이기 때문에 당원이 당 대표를 비판하면 당에서 내쫓아야 한다는 반민주, 반지성적인 말을 놀랍게도 윤리위 결정문에서 대놓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상이 아니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징계 당사자인 김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치의 주장을 보는듯 하다”면서 “나치는 히틀러가 ‘민족의 총화이자 정수’이고 '선출된 대표가 아니라 민족의 의지'라고 주장했다. 민족 대신 당원을 집어넣으면 장동혁 대표를 하나의 정당기관이라는 윤위원장 주장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임기 2년짜리 대표가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는게 무슨 뜻입니까”라고 반문하며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가 왜 장동혁으로 총합되어야 합니까? 윤민우씨는 혹시 나치 추종자 아닙니까”라고 직격했다.


윤리위는 중징계가 불가피한 이유에 대해 “피조사인의 당헌·당규·윤리규칙 위반의 심각성, 고의성, 지속성, 사전계획성 때문”이라며 “반성의 개연성이 매우 낮고 재발 개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징계가 선례가 되어 정당 내에 '개별억제'뿐만 아니라 '일반억제'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개별억제? 일반억제? 언론에서도 쓰지 않는 표현을 동원해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앞으로 당 지도부 비판하면 친한계처럼 다 축출하겠다’는 협박에 불과하다.


한달 전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문에 이어 이번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문은 현재 국민의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1야당이 보도자료로 배포한 결정문의 핵심 내용을 9시간도 지나지 않아 두 번이나 수정하는 역대급 행태, 극단적 논리와 단어로 점철된 결정문 모두 극우 윤어게인이 장악한 국민의힘이 어떤 수준으로 전락해 있는 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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