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의 국내 송환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당사자의 선택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북한군 포로 문제를 단일 의제로 다룬 국회 차원의 공개 세미나는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유 의원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현지를 방문해 북한군 포로 2명을 직접 만났다”며 “당시에는 한국행 의사가 엇갈렸지만, 이후 두 사람 모두 한국에 오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온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의 증언을 소개하며 “포로 중 한 명이 김 PD에게 ‘당 간부님은 언제 또 오시냐’고 물었다고 한다”며 “제가 의원이라고 소개했지만, 북한에는 의원 개념이 없어 ‘힘 있는 당 간부’로 인식된 것 같다. 짠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어떻게든 한국으로 데려와야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대책 마련을 위한 세미나가 3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유용원 의원실 제공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대책 마련을 위한 세미나가 3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유용원 의원실 제공

국회 정보위원장인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이 과정에서 우리 정보당국의 정보력도 입증됐다”면서도 “현 정부가 북한군 포로 문제에 부담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 이미 버려진 존재인 이들을 데려오는 데 과도한 정치적 부담을 느낄 이유는 없다”고 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은 “포로들의 신변 안전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조속한 송환이 필요하다”며 “국민 여론 역시 70% 이상이 국내 송환에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근 북한군 포로를 직접 인터뷰한 김영미 PD의 발표도 이어졌다. 김 PD는 “가장 중요했던 것은 포로 본인의 의사를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며 “국가 간 문제 이전에 인간은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포로들이 생포 과정과 이후 상황을 직접 설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방송에서 얼굴을 공개한 것도 이들의 절박한 의사가 왜곡 없이 전달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 강제 송환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원칙적으로 국내 송환에 법적·외교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성훈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북한군 포로의 국내 송환은 국내법과 국제법, 외교적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없다”며 “다만 북한 사안인 만큼 대북 정책과 연계해 조용히 ‘로키(low-key)’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광주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이들을 반드시 데리고 오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국제 질서는 결국 파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수면 위와 아래에서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를 상대로 외교력을 발휘하고, 이후 민관 협력을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