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민 북송했더니 천만원…통일부 포상금이 남긴 불길한 신호

"死地로 등 떠밀고 포상금 잔치"…공무원들엔 “복잡한 일 만들지 말라” 지침.
통일부가 최근 이례적인 포상금 수여 소식을 알렸다. 지난 5일 차관 주재로 ‘제1회 특별성과 포상심사위원회’를 열어 작년 한 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상금을 지급한 것이다. 조직 사기 진작을 위한 행정 절차라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과연 '포상'의 성격에 부합하는지 의구심과 우려가 남는다.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1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은 ‘북한 어민 6명 송환 협업팀’이다. 이들은 지난해 서해(2명)와 동해(4명)에서 구조된 북한 주민들을 남북 연락망이 끊긴 악조건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북측에 돌려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부는 송환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신변 안전을 관리한 점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주지하듯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가담해 국내외적으로 거센 논란을 자초한 전력이 있다. 그런 부처에서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 주민을 사지로 돌려보낸 것을 ‘축하받아야 할 성과’로 박제하는 게 적절했느냐는 본질적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포상은 북한 주민들이 처한 심리적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 과거 강제 북송 사건은 북한 내부에도 널리 알려져 '남조선에 가도 강제로 쫓겨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표류해온 주민들이 동료들과 함께 조사를 받을 때 쉽게 진심을 꺼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탈북민 A씨는 "내면의 갈등을 억누르며 '돌아가겠다'고 말했을 이들의 절망에 공감하기보다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북으로 등 떠밀고 '포상금 잔치'를 벌이는 모습은 비정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될 때의 파장이다. "남조선 공무원들은 우리를 돌려보내야 상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목숨을 걸고 탈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희망의 땅'이 아니다.

송환 자체를 ‘특별 성과’로 포상한 방식이 공직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도 문제다. 복잡한 판단과 설득,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귀순 프로세스보다, 상대적으로 간단명료한 ‘송환 완료’가 조직 내에서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 포상금은 일선에서 북한 인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야 할 공무원들에겐 "일을 만들지 말라"는 지침이 되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오지 말라"는 차가운 거절의 메시지가 된 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공존’이 북측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는 데에만 매몰돼 있다면, 이는 북한 주민의 인권과 생존권을 행정 편의주의와 맞바꾸는 것과 다름없다. 누군가 사명감을 갖고 귀순 의사를 설득하려 해도, '신속 송환'이 성과가 되는 조직 문화에서 총대를 멜 사람을 없을 것이다.

성과를 치하하는 문화는 권장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가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 '사람의 운명'을 성과지표로 환산해 상금을 주는 행위가 공무원 사회와 북한 인권에 얼마나 깊은 해악을 끼칠지, 정부는 이제라도 엄중히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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