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만든 거대 리조트 단지, 외국인 관광객 거의 제로

내국인 대상 여행상품 판매 개시. 운영자금 보전 노리지만…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직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러 대형 관광지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투자금은 전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역점을 두었던 백두산, 삼지연 일대의 관광특구는 준공 직후 코로나 팬데믹을 맞았다. 지난해 개장한 원산 비치 리조트 역시 소수의 러시아인이 방문했을 뿐, 외국인 관광객은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러한 관광지들을 대상으로 한 내국인용 여행 패키지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가 2월 초 이 같은 소식을 전해왔다. 

◆ '리조트 빅 팬' 김정은, 호화 관광시설을 잇달아 건설했지만…

김정은은 2013년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시작으로, 백두산 기슭 일대의 삼지연 관광특구(양강도)와 양덕 온천 관광지구(평안남도), 원산 갈마 비치 리조트(강원도) 등 관광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2020년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기대했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게 되면서, 사실상 선전용 시설로 전락해버렸다.

특히 김정은이 주도해 '세계 수준의 국제관광특구'를 목표로 2019년 12월에 준공한 삼지연 리조트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기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 명도 방문하지 못한 상태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의 투자 회수는 제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12월에는 삼지연 관광지구에 다섯 개의 호화 호텔이 동시 준공했다. 협력자는 최근 국내 동향에 관해 이렇게 전했다.

"(외국에서)관광객이 오지 않아 돈벌이가 잘 안되기 때문에, 돈을 낼 수 있다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당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백두산과 삼지연, 양덕 온천, 평양 견학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그동안에는 노동자 가운데서도 선발된 우대자(직장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사람)나 제대 군인에게 노동당이 포상으로 주거나 했지만, 최근에는 관광지 입장권이나 묶음 이용권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많은 서민들은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리조트에서 돈을 내고 관광하는 것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사진은 옥수수밭에서 작업 중인 북한 주민. 여성 두 명은 농장원으로 보인다.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아시아프레스)

◆ 온천 3박 식사권 포함에 약 13,000원부터

선전색이 짙은 리조트나 휴양 시설을 일반 주민도 이용하게 해 조금이라도 운영 자금을 충당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어떤 방식으로 판매될까.

협력자에 따르면, 당초에는 은행 적금을 시작한 사람이나 보험에 가입한 사람, 휴대전화를 구입한 사람 등에게 시설 이용권을 서비스로 줬다. 또한 최근에는 온천 요양소 3박을 식사 포함에 35만 원(약 13,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여행 패키지를 쿠폰 형태의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북한원 1,000원 = 환화 약 35원 (2월 중순 기준)

하지만 현재 기업과 공장에 근무하는 일반 노동자의 임금은 3만 5천 원~5만 원(한화 1310원~1870원)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가 상행위 등 개인의 경제활동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부수입도 기대할 수 없다. 일반 시민에게 관광 여행은 꿈 같은 이야기다.

 

◆ 여행 쿠폰 암거래 성행... 이름과 전화번호 실명제 도입

이러한 여행 쿠폰은 부유층에게는 어느 정도 인기와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로서 협력자는 "암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것도 많고, 돈이 없을 때는 (쿠폰을 개인 간 신용으로) 대신 지불할 수도 있다"라고 전한다.

그래서 여행 쿠폰의 암거래를 막기 위해 실명제가 도입됐다. 협력자는 "쿠폰에 (구매자의) 이름, 전화번호, 공민증(신분증) 번호를 기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 10여 년간 돈을 물 쓰듯 하며 관광지 개발에 투자해 왔다. 올해부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지만, 국내 부유층에게도 소비를 유도함으로써 투자금과 운영 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국민 복지후생의 추진을 선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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