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감투 쓴 王의 여동생, 조카 앞날에 藥일까 毒일까

"여정, 주애와 권력투쟁" 라종일 예측…김정은이 제거한 고모부 장성택도 黨 부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제9차 당대회를 계기로 부장(장관급)으로 승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에 재진입했다. 최근 무인기 사태 등 대남·대미 현안과 관련해 연이어 메시지를 내며 사실상 ‘대외 전략 창구’ 역할을 해온 김여정이 한층 격상된 직책을 바탕으로 정책 집행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여정의 부상은 후계 내정 단계에 진입한 김주애의 정치적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려 북한의 후계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전날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9기 제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선거가 진행되고 각 전문부서 부장들이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은 기존 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했다. 김여정이 어떤 전문부서의 부장을 맡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선전선동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리일환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고, 선전선동 비서 겸 부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당대회를 통해 대외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전문부서가 신설됐으며, 김여정이 초대 부장을 맡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폐지된 통일전선부의 후신인 노동당 10국을 맡아온 리선권이 이번 인사에서 물갈이 됐다는 점에서 김여정이 대남 및 대미 문제 등을 총괄하는 대외사업부문의 컨트럴타워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2020년까진 당 중의 당이라 불리는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웬만한 부장보다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요직이다. 2021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옮기면서 후보위원에서 제외됐는데 이번에 다시 후보위원으로 복귀했다.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김여정이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주애와 권력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1차장 출신 라종일 전 주영 대사는 앞서 외신 인터뷰에서 "김주애는 아직 십대 초반으로 정치적 기반이 부족해 권력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통치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김여정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초 김정은이 제거한 장성택의 직함도 당 행정부장이었다.

노동당의 최상위 조직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총비서와 박태성 내각총리, 조용원 전 조직비서, 김재룡 조직비서, 리일환 선전비서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물러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는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던 조용원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조용원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유지했지만 비서직에서는 제외됐다. 상무위원 가운데 세 번째로 호명된 점으로 미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조용원은 당대회 종료 후 열릴 전망인 최고인민회의에서 상임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선 당규약 개정을 비롯한 9차 당대회의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화와 헌법 개정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박태성 총리는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며 김정은의 재신임을 받았다. 자강도당 위원장과 내각총리를 역임한 김재룡 당 규율조사부장은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가장 먼저 호명됐다. 또 신임 당 비서국 비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호명돼 노동당의 핵심조직인 조직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원의 후임이 되는 셈이다. 상무위원으로 새롭게 진입한 리일환 당 비서는 그동안 맡아온 선전선동 업무를 계속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우상화와 4대 세습을 위한 각종 선전 활동을 지휘하게 된다.

김정은 다음으로 북한군에서 서열이 높은 당 군정지도부 비서 겸 부장에는 정경택이 새로 임명됐다. 원래 박정천이 맡았던 자리다. 정경택은 북한 내각 부총리를 지낸 정준택의 아들로 국가보위상,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역임한 김정은의 측근인사다. 정경택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정경택의 뒤를 이어 총정치국장을 맡은 인물은 이번에 새로 등장한 김성기다. 김성기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노광철 국방상과 김성기 총정치국장은 정치국 위원에, 리영길 총참모장은 후보위원에 각각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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