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전한길측의 끝장토론에서 전한길은 6·3 대통령선거 당시 재외국민투표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52개 지역에서 승리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단 1개 지역에서만 승리했다며, 이렇게 252대 1이라는 극단적인 득표 비율이 나타난 것은 인위적인 선거 조작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결과이고, 이는 부정선거의 핵심 증거라고 주장했다.
저런 황당한 주장은 전한길이 얼마나 무지하고 무식하며, 지적으로 얼마나 게으른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 재외국민투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누가 더 적극적으로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하는지, 그리고 재외교민 사회의 분위기가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하고 떠드는 헛소리일 뿐이다.
재외국민투표는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2012)부터 처음 시행되었다.
재외국민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정당(민주당)의 득표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은 역대 선거에서 관찰되어 왔다. 이는 제도적으로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재외유권자의 구성과 투표 참여 방식의 특징에서 나오는 결과일 뿐이다.
첫 도입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 이런 경향은 나타났다.
보수 정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강남구의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 결과를 보면, 총득표율은 새누리당이 56.7%, 진보 정당은 36.7%(민주통합당 27.2%, 통합진보당 8.2%, 진보신당 1.3%)이었던 반면에, 재외국민투표에서의 정당별 득표수는 새누리당 1,036표, 민주통합당 629표, 통합진보당 261표, 진보신당 58표로 새누리당 득표율은 49.9%, 진보 진영 정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 득표율 45.7%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2012년 18대 대선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박근혜의 텃밭이었던 대구 수성구 결과를 보면, 총 득표율은 박근혜 79.1%, 문재인 21.0%였지만, 재외국민투표에서는 박근혜 52.4%, 문재인 47.3%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이 경향은 계속 이어진다. 강남구의 개표결과를 보면 문재인이 총 득표율은 35.4%, 재외국민투표 득표율은 48.6%인 반면, 홍준표는 총 득표율은 26.8%이지만 재외국민투표 득표율은 12.7%로 뚝 떨어진다.
2022년 20대 대선의 강남구 개표결과는 윤석열은 총 득표율 67.0%, 재외국민 57.9%, 이재명은 총 득표율 30.2%, 재외국민 38.8%였다.
2025년에 치러진 21대 대선에서는 재외국민투표에서 이재명이 경남 의령군(이재명 45표, 김문수 62표)을 빼고 252개 지역에서 김문수를 모두 앞섰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으로 탄핵된 이후 치러진 대선으로 재외교민들이 국힘당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도 재외국민투표에서 진보 정당이 매우 큰 차이로 앞섰지만,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를 벌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재외국민투표에서는 진보 정당(민주당)이 절대적 우세를 보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재외국민 투표에 실제 참여하는 사람들은 유학생, 해외 주재원, 연구자·전문직, 해외 취업 청년들로 이 집단은 연령이 비교적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젊은 층에서 진보 성향 정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는데 그 영향이 재외국민투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하는 집단의 지지 정당에 대한 충성도 차이 때문이다.
재외국민 전체는 수백만 명이지만 실제 투표 등록자와 투표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재외국민 수는 약 250만 명 이상이지만 이 중에 실제 투표자는 보통 20만 명 내외로 투표율이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 즉 상대적으로 투표 참여 의지가 강한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이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한다.
세 번째는 해외 체류 경험이 정치 인식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해외 체류 경험이 복지 정책, 다문화 정책, 인권 이슈, 대외 개방 정책 등에 대해 비교적 진보적 태도를 갖게 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정책 이슈에서 진보 정당과 정책 방향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재외국민들이 진보 정당(민주당)에 표를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네 번째로 재외투표에 참여하는 지역 특성이다.
재외투표가 많이 이루어지는 지역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국가이고, 특히 대학·연구기관이 많은 도시에서 투표 참여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젊은 유학생과 연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의 재외국민 투표 수가 많다.
다섯 번째는 해외의 진보 정당(민주당) 지지자들이 보수 정당(국힘당) 지지자들보다 캠페인 및 조직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재외국민 투표는 사전 등록이 필요하고 대사관이나 영사관에만 개설되는 투표소를 방문에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의지가 없으면 투표하기 힘들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도 강해야 하고, 재외국민 단체, 유학생 단체 등의 교민 커뮤니티에서 투표 참여 독려 활동을 하는 집단의 영향도 적지 않다.
전한길이나 박주현은 국민들이 해외로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되는데 어떻게 재외국민투표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느냐며 핏대를 올리지만, 교민 사회의 분위기가 어떤지, 그리고 재외국민투표를 하려면 얼마나 번거러운지 몰라서 저런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전한길은 자신이 미국을 방문해 만났던 교민들만 재미교민들인 줄 알고 자신을 환대하는 교민을 보고, 교민사회가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를 믿는다고 착각한다. 자신이 만난 사람들은 전한길처럼 망상에 사로잡히고 극우적 사고를 하는 극히 일부의 교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애써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상식적인 교민들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함몰되어 비상계엄을 발동한 대통령을 옹호하겠는가? 교민들이 윤석열이 모국의 대통령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창피해 했는지 전한길은 모른다. 비상계엄을 하여 탄핵당한 대통령을 옹호하고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하고 부정선거에 함몰된 극우세력이 득세한 국힘당에 대해 교민들이 호감을 가질 것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공개토론에서도 저런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다.
252:1의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 이유와 배경을 모르고 저것이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우기고 있는 저들을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