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사냥개’로 불리며 당내 징계 정치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퇴해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당 안팎에서 빗발치는 절윤(絶尹) 요구와 함께 인적쇄신 대상 1순위로 거론되던 그가 ‘난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17%까지 추락하며 텃밭인 TK에서조차 민주당에 밀리는(13일 발표된 NBS여론조사) 최악의 상황에서,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1등 공신인 그가 자기 잘못을 모른다니 헛웃음이 나왔다.
윤 위원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사퇴요구에 대해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퇴해야 하느냐”면서 “맡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며, 국민의힘은 내게 의뢰를 한 기관이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업무를 본 것”이라고 밝혔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는 그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줘야 할 것 같다. 그의 죄는 첫째도 둘째도 ‘무능’이다. 그의 무능함 때문에 국민의힘은 역대급 망신을 연거푸 당했다. 세 가지 사건에서 드러난 그의 무능함은 이미 그를 사퇴시키고도 남을 이유다.
첫째, 지난 5일 법원은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당한 배현진 의원이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의 판단은 한 마디로 징계의 절차와 내용 모두 위법하다는 것이었다. 웬만해선 정당 일에 개입하지 않는 법원이 보기에도 국힘 윤리위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셈인데, 법원은 정당의 자율성도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즉, 윤리위의 결정이 ‘反헌법적’이었다는 지적이고, 징계의 기본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무능인 것이다.
둘째, 올해 1월 한동훈 전 대표를 윤리위가 새벽에 기습적으로 제명함으로써 벌어졌던 역대급 막장극 또한 최악의 무능을 드러냈다. 당원 게시판 사건을 최고 수준 징계인 제명의 사유로 삼은 것도 한심하지만, 제명 결정 이후 언론에 뿌린 보도자료를 두 번이나 정정했던 해프닝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벌어졌던 새벽의 ‘대선후보 교체 막장극’만큼이나 최악이었다. 공당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그것도 징계의 핵심내용을 무효화 시키는 수준으로 두 번이나 정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간 기업에서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홍보 라인의 책임자들은 옷을 벗고도 남았을 일인데, 윤민우 위원장은 ‘잘못이 없다’고 하니 이 또한 ‘무능 더하기 무능’이 아닐 수 없다.
셋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사실상 제명시키는 징계를 하면서 내세웠던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는 논리는 국민의힘을 언론의 조롱감으로 만들었다. ‘장동혁 대표는 단순한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며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이므로 당 지도부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장동혁을 북한에서나 볼법한 절대존엄, 수령의 반열에 올리는 윤리위의 논거는 당시 거의 모든 언론의 융단폭격 대상이 됐다.
위 세 가지 사례 중 한 가지만으로도 윤 위원장은 사퇴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자신의 잘못을 모른다니, 이 또한 무능 아닌가.
윤 위원장은 자신은 “어떤 정치인도, 개인도 숭배한 적이 없다”면서 ‘윤어게인’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라우지 플랜(Lousy Plan: 형편없는 계획)”이었다면서 “계획이 정교하지도 못하고 성급했다. 한 국가의 수반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신뢰 없이 행동할 수 있나 싶다”고 말했다. 계엄을 비판하는 듯 하지만 웬지 계엄의 실패를 아쉬워하는 듯한 발언으로 읽힐 수 있는 뉘앙스다.
그는 과거 중국의 댓글공작 등을 통한 선거개입 가능성을 주장했던 이유로 ‘부정선거 음모론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저는 부정선거를 주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저는 데이터 전문가이고 과학자다. 부정선거 여부를 확인한 적이 없고 제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은 ‘결론 내릴 수 없음’ 이었다”고 강조했는데, 그의 과거 이력에 비추어 보면 이 또한 무능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정원장 특별보좌관과 방첩사 자문위원을 지냈던 자가, 계엄의 핵심 이유 중 하나였던 ‘부정선거론’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니 말이 되는가.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투개표 조작 및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명백한 사실을 ‘결론 내릴 수 없는 사안’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스텐스는 비겁한 기회주의 아니면 무능일 것이다.
국민의힘은 역대급 무능함으로 당을 조롱의 대상으로 만든 윤 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순리다. 사퇴를 거부한다면 당 지도부 스스로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