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많은 병사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은 모른다. 사진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촬여안 북한 병사로서 2024년 12월에 공개한 것.
◆참전한 장교와 병사가 부대를 순회 강연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3월 중순 인근에 주둔하는 군부대 소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하사관은 순회 강연에 온 참전 군인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부대에 참전 군인이 몇 명이나 왔습니까?
그 소대장이 말하길, 실제로 러시아에서 참전했던 장교 1명과 병사 2~5명이 최근 각지의 부대를 순회하며 러시아에서의 전투 경험을 강연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부대에는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에서의 전투와 군부대 활동을 기록한 영화가 배포되었다고 한다.
――참전 병사들은 어떤 강연을 했습니까?
전투 체험에 관해서는 "우리 병사들은 군인 정신의 깡끼(기개)가 있어 러시아 사람들도 부러워할 정도로 정말 용감하게 잘 싸웠다. '총폭탄 정신', '육탄 정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소대장의 말에 따르면, 동계 훈련 시작을 계기로 군사 훈련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 북한군은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정기적인 동계 훈련을 실시한다.
◆러시아 현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다
――부대에 어떤 영상이 배포됐습니까?
영상은 마치 영화 같이, 매우 긴장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있어 병사들이 감동하며 보았다고 한다. 선전용으로 잘 만들어졌을 것이다. 나도 보고 싶다고 부탁해 보았지만, 군 내부에서만 돌려보는 영상이라 일반에 유출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는)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복사도 할 수 없게 해 두었고, 군부대 내부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고 한다. 영상을 보고 감상문을 쓰게 했다고 그 소대장은 덧붙였다.
◆"많은 병사가 러시아에서 죽었다"라는 정보 확산
――러시아에 파병된 병사 수와 전사자 수에 관해, 소대장은 알고 있었습니까?
그것도 소대장에게 물어보았지만 모른다고 했다. 다만 지금 주민들은 텔레비전으로 전해진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병사가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믿고 있다. 그쪽(외국)에서도 알고 있겠지만, 전사한 군인의 가족은 평양으로 이주해 평양 시민권을 받는다고 한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사는 지인의 인민반에서도 네 가족이 평양으로 가게 됐다고 들었다. 평양으로 이주하는 가족이 매우 많아서, 상당히 많은 병사들이 러시아에서 죽었을 것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새로운 영웅 만들기에 힘쓰는 김정은 정권
김정은 정권은 2024년 10월경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파병을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1만 5000명 이상의 군인이 파견되었고, 전사자는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정부는 파병 규모나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조선중앙TV에서는 전사자로 여겨지는 병사의 초상에 김정은이 훈장을 달아 주는 장면이 방송됐는데, 영정 사진의 수는 101장에 불과했다.
북한에서는 항일투쟁과 한국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운 군인을 영웅으로 기려 왔으며, 그들의 용맹함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깊은 충성심을 군대와 학교에서 교육·선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투들은 먼 과거의 일이라 현실감이 부족하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여름 무렵부터 러시아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새롭게 '영웅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다음 편에는 참전한 병사가 학교 현장을 순회하며 학생들을 교양하는 실태에 관해 보고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