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촬영하고 2024년 12월에 공개한 북한 병사의 사진. 공격에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인다.
◆출신교를 '영웅의 모교'로 지정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B 씨는,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아들을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 해당)에 보내는 어머니를 만나 최근 참석한 참전 병사 강연의 이야기를 들었다.
――행사는 어디에서 열렸고, 참전 병사는 몇 명이 왔습니까?
내가 만난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먼저 병사 두 명이 길주군에 있는 자신의 모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강연했다. 그 학교에 '영웅 게시판(영웅을 소개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그곳을 영웅의 모교로 지정한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길주군의 읍(중심지) 회관에서 부모들도 초청한 행사가 열렸고, (군 내의)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참전 병사는 눈물 흘리며 '원수님의 배려에 감사' 강연
――행사 내용은 어떠했나?
행사는 약 1시간 정도였으며, 참전 병사 두 명이 눈물을 흘리면서 당과 (김정은)원수님의 배려에 대해 감사의 말을 했다고 한다. 병사들은 자신들은 군인으로서 명령을 수행했을 뿐인데도 평양에 초청되어 영웅으로 칭송받은 것에 감격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병사들의 강연 뒤에는 학생 3명과 학부모 2명이 결의문과 소감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미리 준비된 내용을 읽어 내려갔으며, 행사의 마지막에는 '당중앙 결사 옹호', '총폭탄이 되자'라는 구호를 모두 함께 외쳤다고 한다.
※'당중앙'이란 김정은을 비롯한 노동당 지도부를 의미.
―― 러시아에 간 목적이나 전사자에 관한 언급은 있었나?
그 어머니에게 물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다. 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작전지대에 투입돼 원수님의 병사답게 잘 싸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내가 희생하면 부모님은 평양에 갈 수 있을까" 말하는 학생도
―― 학생과 부모들의 반응은 어땠나?
참가한 학생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울었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회장을 나올 때 "내가 희생하면 부모님은 평양에 갈 수 있을까"라는 학생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부모들도 우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김정은은 러시아에서 전사한 병사의 유족을 평양에 거주시켰다고 북한의 관영매체는 전했다.
◆아들을 영웅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부모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꼭 그렇게만 말할 수는 없다. 행사에 참석했던 그 어머니는, "지금은 인민군 초모(군 징집)의 시기인데, 러시아에서 엄청난 수의 병사가 죽었다고 해서 입대를 미루고나 병이 있다며 피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참전 병사의 강연을 군 입대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회장에 온 학부모 중에는 "아들을 영웅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뭔가를 준다고 해도 전쟁에 보내고 싶지 않다. 죽어서 영웅이 되면 무슨 소용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모든 학교에 '영웅 게시판'을 설치해 병사들의 정신세계를 배우는 학습회를 정기 개최하게 됐다고 한다.
협력자의 보고에 따르면, 전사자는 물론 참전 병사도 영웅으로 대우받고 후한 대접을 받는다는 프로파간다의 목적은 '조국을 위해', '김정은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군인 정신 함양으로 보인다. 이는 구 일본 제국 군대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1만5천 명 이상의 북한 병사가 러시아에 파병되었고, 전사자는 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정부는 파병 규모나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