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갑자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이 화제에 올랐다. 이화영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가 박상용 검사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검찰(박상용 검사)이 이화영을 회유해 ‘이재명에게 대북 송금 건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받아 이재명의 기소의 근거로 삼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용 검사는 그 녹취록 속의 자신이 한 말은 서민석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화영은 법룰에 따라 종범)”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면서 그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서진석이 발췌하고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둘 중 한 명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까? 필자는 서민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 근거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서민석은 이화영의 부인 백정화에게 그 당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이재명이는 뭐...백현동 사건으로 들어갈 텐데 이재명이 한테 보고했다고만 하면 이화영이는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백정화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윤선 기자에게 직접 한 말이다. 이로 미루어 서민석이 박상용 검사에게 ‘이화영 종범 의율’을 요구하고 이화영의 형량을 적게 받으려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서민석은 이화영의 변호인으로 나름 최선을 다하는 변호를 한 셈이고, 이 당시에는 (이화영이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서민석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서민석이 거짓말을 한다고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사건이 수사, 기소, 재판을 받고, 좌파 진영이나 민주당 내에서 초미의 관심사였고, 이재명이 집권한 후에도 민주당이 검찰의 조작 기소로 몰고 가려는 노력이 한참 진행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민석이 침묵했다는 점이다.
만약 서민석이 먼저 ‘이화영의 종범 의율’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를 폭로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민석은 이재명이 집권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폭로라며 박 검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서민석은 이 문제로 민주당 내에서 매우 곤혹스러운 위치에 있었고, 정청래 대표 아래에서 법률고문(?) 같은 직책을 임명받았다가 논란이 되어 사퇴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지선을 앞두고 청주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서게 되자, 서민석은 이 문제를 오히려 친명 지지자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간단히 알 수 있다. 서민석이 박상용 검사와 통화한 내용 전부를 공개하면 된다. 조작 기소한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짜깁기)하여 공개한 것 말고 대화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통화 내역을 전부 까면 되는 것이다. 만약 통화내역을 편집 없이 공개하지 못하면 서민석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폭로는 서민석의 개인적인 정치적 이해와 민주당과 이재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나온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건 진실을 왜곡한 것이며, 만약 이것이 먹힌다면 정권에 의해 진실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무서운 전례가 된다.
하지만, 이번 짜깁기 폭로로 서민석과 민주당은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국민들이 현혹될지 모르지만, 언제가는 진실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폭로가 오히려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독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어차피 이화영은 대북송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7년 6개월 형의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고, 이재명도 재임 기간 동안 재판받을 일도 없어, 이 사건이 폭로되어 다시 국민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이재명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
그리고 이 폭로의 진위 여부가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박상용 검사의 말이 맞다는 증거나 정황이 나오면, 민주당의 ‘검찰의 조작 기소’ 주장은 퇴색하고, 민주당이 국회에서 하는 모든 이재명 관련 조작 기소 비판 행위들이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검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명분으로 삼아 진행한 검찰개혁도 정파적,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의 주범들인 김만배, 남욱, 정영학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부른다고 한다. 대장동 사건도 검찰의 조작기소라는 증언을 얻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민주당의 뻘짓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이 일당들의 1심 판결이 있은 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자, 정권 차원에서 항소 포기를 하게 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미 이 일당들이 유동규, 김용, 정진상과 연계되어 대장동 개발 비리를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들이 나와 있다. 일반인들도 찾아볼 수 있는 정영학 녹취록에는 일당들끼리 “4천억 짜리 도둑질이고 국민들이 알면 나라가 뒤집어진다”라는 내용이 나오며, 유동규에게 전달하기 위해, 남욱, 정영학 등이 3억의 현금을 모으고 그 현금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으며 ‘배신하면 다 죽는다’는 말도 하고 있다. 김만배, 유동규, 김용, 정진상이 의형제를 맺었다는 내용도 나오고, 김만배와 그 일당과 유동규 간에 사업 이익 분배를 놓고 영화 ‘아수라’보다 더한 인간의 바닥을 보여주는 언사들과 수 싸움이 난무한다.
누구라도 볼 수 있는 이런 정영학 녹취록이 버젓이 있는데 대장동 개발 비리의 주범들인 김만배, 남욱, 정영학을 국회에 불러 이재명의 방패막이로 삼겠다고?
대북 송금 사건도 이화영이 이재명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도 김만배 일당의 뇌물이 유동규, 김용, 정영학 선에서 그치고 이재명과 무관할 수 있겠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들에서 이재명의 정치적 책임은 면할 수 없다. 사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시절의 백현동(식품연구원) 개발, 정자동 개발 건에서 측근들의 비리에 대해서도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이미 다루어지고 국민들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사건들을 왜 민주당은 다시 소환해 국민들에게 상기시키는지 모르겠다. 이재명이 무관하고, 검찰이 조작 기소를 했다면,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서 가려줄 것인데 왜 이렇게 기소 취소를 검찰에 압박하는 것일까? 그것도 이재명 임기가 4년이 남았고, 그 동안에는 재판도 진행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괜히 소환해 국민들 관심만 사게 하면 재임 중이라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질 수 있는데 민주당은 무엇에 안달이 나서 이러는지 도통 모르겠다.
* 아래는 박상용 검사가 30일 SNS에 올린 반박 글이다.
= 이는 서민석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화영은 법룰에 따라 종범)”이라는 무리한 요구에 대한 검사가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을 발췌하고 짜깁기한 것에 불과합니다.
= 통화 대화는 전체를 공개해야 그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모자이크 타일 조각 하나로 전체 그림을 논하는 것이 넌센스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마디 말만 떼어내어 그것이 ’회유‘니 ’거래‘니 하는 것은 그 자체가 허위왜곡 입니다.
1. 이재명 지사는 혐의가 있어 당시 주요 수사대상이었습니다.
2023. 2.경부터 김성태의 진술 등 쌍방울과 경기도가 유착된 증거가 확실하였고, 대북송금의 주된 목적이 ”경기도지사의 방북“이었기에, 대북송금의 수혜자인 이재명 지사는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가 농후하였고 주요 수사대상이었습니다.
‘표적수사’란 혐의가 없음에도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수사를 말하는 것이고, 혐의가 농후한 수사대상을 수사하는 것은 표적수사가 아니고 그야말로 ‘당연한 수사’입니다. 이재명 지사라고 하여 어떤 혐의가 있더라도 수사에서 면책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2. 이화영 부지사 측은 자백을 이유로 무리하게 ”종범 의율 요청“을 하였습니다.
이화영 부지사를 통해 이재명 지사의 진술을 청취하는 것은 수사의 당연한 수순이었고, 이화영 부지사는 2023. 6. 9.경부터 대북송금 관련 이재명 지사에 대해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23. 6.경부터 이화영을 변호하기 시작한 서민석 변호사는 검찰에 “이화영이 이재명의 가담 부분을 사실대로 말할 경우 이화영을 종범으로 의율해 달라”라는 것을 포함하여 여러 선처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화영 부지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가담 여부에 대해 모호하게 진술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화영 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을 주도하고 관여한 물증은 너무나도 많았기에 "이화영 종범 의율"은 법리상 전혀 맞지 않는 요구였습니다.
3. 녹취는 검사가 "이화영 종범 의율"에 대해 거절을 하면서 설명한 내용을 발췌, 짜깁기한 것입니다.
서민석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 요청에 대해, 그것이 증거나 법리상 어렵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 이번 녹취입니다. 괄호를 넣어 내용을 보충해 보면 당시 발언의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 "아무 자백이 안 돼 있는 거죠. 저희가 (종범 의율에) 써먹을 수가 없는…. 이재명 지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그 이화영 씨는 300만 불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하니까..."
- "300만 불은 결국에는 이화영 씨 단계에서 딱 끊기는 거고. 지금은 (김성태 등의) 증언 자체가 이화영 씨밖에 지금 없는 상태잖아요."
이는 변론에 대해 설명하고 응대한 것에 불과할 뿐 입니다. 이것이 ’수사거래‘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4. ‘수사거래‘라고 할만한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서민석 변호사의 선처 요청은 검토된 적도 있으나 모두 무리하고 법리에 맞지 않아 수사팀에서 거부되었습니다.
녹취를 공개한 서민석 변호사나 일부 의원들 그리고 KBS도 도대체 어떤 것을 검찰에서 이화영 부지사 측에 제공하였는지 말하지 못합니다. 그런 ’거래‘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5. 이후 이화영의 이재명 지사 관련 진술은 재판, 기소에 쓰인 적이 없습니다.
이후 이화영씨는 2023. 6. 30.경까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보고한 과정에 대해 구체적 진술을 하였지만 그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면서 증거부동의를 하였고, 그에 따라 이화영의 검찰 진술은 본인의 대북송금 등 확정판결의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수사팀은 이화영의 진술이 없음을 전제로 보강수사를 거쳐 혐의가 입증될 정도로 증거가 수집되었다고 판단된 2024. 6. 12. 이재명 지사를 기소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기소의 근거에 이화영의 진술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6. 이런 식의 허위왜곡은 다신 없어야 할 것입니다.
대화의 일부만을 발췌하고 짜깁는다면, 만들어내지 못할 대화가 없을 것입니다. 서민석 변호사는 수십통의 전화 변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단 한통의 전화도 통째로 공개하지 못하고 오로지 검사의 대화만 자신의 허위억지 주장대로 짜맞추고 있습니다.
서민석 변호사는 이화영의 자백 조서를 받을 때 변호인이었고, 법정에서도 이화영의 자백 사실을 변호인으로서 스스로 진술하였습니다.
이화영 부지사 123심 확정판결, 그리고 이재명 지사 기소에 이르기까지 어떤 얘기도 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사실은 그 자백이 허위였다“라는 주장을 한다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만일 서민석 변호사의 주장대로 제가 "이화영 종범 의율"을 제안했다면 그 녹취를 당장 공개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통화녹취 공개를 할 것이면 맥락을 알 수 있게 전체 통화를 모두 공개함이 상당합니다.
이런 식의 모자이크 타일 조각 하나로 전체 그림을 허위왜곡하는 것은 진실 발견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