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바보, 욕해보라”… 벙어리 된 ‘수상한 면접자'의 정체?

글로벌 IT 채용시장 ‘北 위장 취업’ 경계령…95%가 가짜.

호주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이 IT 채용 담당자로 위장해 북한 IT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60 Minutes Australia 갈무리호주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이 IT 채용 담당자로 위장해 북한 IT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60 Minutes Australia 갈무리

글로벌 IT 채용 시장에서 “김정은 욕해보라”는 황당한 질문이 ‘보안 필터’로 떠올랐다. 의외로 이 한마디에 북한 해커의 정체가 드러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암호화폐 분야 조사·기고를 하는 T씨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 IT 요원으로 의심되는 지원자를 가려낸 경험을 공개했다. 영상 속 지원자는 기술 질문에는 막힘없이 답변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판해보라는 요청이 나오자 얼굴이 굳어버렸다.

면접관이 “정치적 의미는 없다. 간단한 테스트”라며 “김정은 바보라고 말해달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지원자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아무 말 없이 화상면접을 종료했다. T씨는 “북한 체제 특성상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어려운 점을 역이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달러 주머니를 든 이미지/호주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 유튜브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달러 주머니를 든 이미지/호주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 유튜브 갈무리

비슷한 장면은 해외 방송에서도 포착됐다. 호주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는 IT 채용 담당자로 위장해 북한 IT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면접을 진행했다. 이 지원자는 자신을 뉴욕대 출신, 실리콘밸리 거주 개발자라고 소개했지만, 기본적인 지역 정보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하며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정은을 아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답해 오히려 의심을 키웠다.

글로벌 IT업계에서는 이런 ‘사상 검증 질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관계자는 해외 매체 인터뷰에서 “면접 전 김정은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보라고 요청한다”며 “이력서의 상당수가 위조 신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 지원자는 욕설로 답한 뒤 곧바로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한 사례도 소개됐다.

문제는 이들이 단순 취업 사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 IT 인력들이 위장 취업을 통해 벌어들인 급여가 다시 정권으로 흘러들어가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미국 당국 역시 수년간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런 방식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자 커뮤니티와 보안 단체들은 대응 매뉴얼까지 만들고 나섰다. 깃허브·링크드인 활동 검증, 화상면접 중 실시간 반응 체크, 지리·언어 테스트 등 ‘실전형 필터링’이 공유되고 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