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입에 문 채 차량을 청소하고 있는 북한 주민. 중국에서 밀수된 차량으로 보인다.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차량 파손 범죄에 안전부 비상…"차량 소유에 대한 시기심이 가장 큰 이유"
북한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 A 씨(노동당원)는 현지에서 개인 재산에 대한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고 4월 초 전했다.
"개인 재산을 파손하거나 특정 인물을 이유 없이 구타하고 해코지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안전부에서 비상이 걸렸어요. 그중에서 개인차들의 타이어를 펑크내거나 차 유리를 박살내고 칼로 차체를 긁거나 침을 뱉는 일이 많아져서 차 가진 사람들이 CCTV 있는 곳에 주차하거나 차량에 카메라(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게 추세에요."
A 씨는 특히 차량 소유에 대한 시기심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차에 대한 시기가 제일 커요. 집은 얼마나 잘 꾸리고 사느냐는 정도고 식당 다니는 거는 눈에 잘 안 보이는데, 차는 타고 다니는 게 눈에 보이니까. 나랑 같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다른 세상처럼 사니까 그게 불만인 거지요."
그러면서 A 씨는 "돈 좀 벌고 식당 같은 거 하면서 자가용 타는 사람들이 표적이다. 처음에 나는 심술나고 밸이 꼬여서 그러나 했는데, 이번에 당 회의에서까지 지적할 정도"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당 세포 생활총화에서 '불순행위'로 규정
문제가 심각해지자 4월 초, 당 생활총화(당원 대상으로 한 반성집회)에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다루었다고 한다.
"의제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불순행위들은 사회주의 제도를 좀먹는 행위'라는 내용으로 세포비서(말단 당 조직 책임간부)의 발언이 있었어요. 특정 개인이나 기업소 간부, 영업용 차량들에 대한 각종 범죄행위들을 엄중하게 다루고 주변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원들이 앞장서서 대중에 당의 의도를 전달해야 한다고 언급했어요. 영업용 차량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개인 차입니다.
회의에서의 이야기는 '일부 타락한 사람들이 본인 신세를 한탄하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불만을 물리적으로 표현하고, 각종 범죄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당원들이 앞장서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교양사업에 나서라'는 건데, 회의 끝나고 서로 '누가 막을 수 있겠냐', '어떻게 교양해야 되냐' 하고 난색이었어요."
◆범행의 중심은 제대군인과 40~50대
주목되는 점은 누가, 어떤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가 하는 것이다. A씨는 그 배경에 대해 심화되는 경제적 격차와 불평등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솔직한 심경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이번에 안전부에 비슷한 사건으로 잡힌 사람들이 대부분 제대군인들이랑 40~50대였다고 해요. 일반 노동자들이 차를 가질 수도 없고, 간부가 안 되면 일생 그렇게 살다 죽어야한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아침에 강낭(옥수수)밥도 제대로 못 먹고 출근하는데, 먼지 일으키면서 차를 타고 가거나 깨끗한 옷 입고 돈가방 들고 다니는 사람들 보면 대조되는 게 많지요.
이게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 열심히 일해도 우리는 뭐가 되지? 그런 불만을 나도 하게 돼요. 누구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렵게 사는데, 누구는 부모 잘 만나고 친척 잘 두고 매일 식당에서 밥 먹을 정도로 잘살고 하니, 다른 사람들도 나랑 같은 생각이겠지요."
◆당국은 변상제도까지 준비?
2025년 초, 북한에서 개인 차량 소유가 갑작스럽게 허용되자, 국가 밀수를 통해 중국에서 대량의 차량이 유입되었다. 권력자나 부유층이 이를 구입해 타고 다니는 사례가 급증했다.
빈부 격차가 자동차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래 우대받아야 할 퇴역 군인이나 노동자 계급이 불만 세력으로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당국 차원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협력자는 전했다.
"이런 사건들이 생기면서, 국가재산, 사회재산에 대한 피해에 관해서는 국가적 지원, 보험(자동차 손해보험인 듯하다)을 통한 변제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요. 개인 재산이라고 하지 않고 사회 재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