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엡 교수 “美 정부 UFO 자료 공개로 조롱거리 아닌 주류 담론돼”

“‘우리는 혼자인가’는 과학에서의 가장 로맨틱한 질문”

미 전쟁부(국방부)는 8일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한 미공개 문서를 대거 공개했다.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보고된 UFO 관측 사례들에 대한 보고서 및 사진 등 161개의 파일이 공개됐고 추가로 계속 공개될 예정이다. 


자료들에는 흥미로운 사례들도 많이 포함됐다. 이번 자료에는 2024년 이라크에서 미군 항공기의 감시 체계를 매우 빠른 속도로 가로질러 지나간 비행체, 정부 요원들이 ‘지상 위에 떠 있는 초고온(超高溫) 비행물체’를 추적한 일화,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의 목격담 등이 소개됐다.  


일부 전문가 및 언론은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 역시 화질이 좋지 않고 외계에서 왔다는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개된 정부 문건 역시 오래됐거나 쉽게 읽기에는 딱딱한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부의 자료 공개 이후, 과거 행정부들은 이 사안에 대한 투명성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 자료와 비디오들을 직접 보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라고 했다. 


UFO 전문가 및 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미국 정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폐쇄적이고 은폐하는 모습을 보였던 미국 정부가 2021년 6월 ‘외계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이상 현상은 아니고 이들은 물체다’라고 밝힌 뒤부터 진일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UFO를 단순 음모론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2025년 11월 진행된 유거브의 조사에 따르면 56%의 미국인들이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성향의 61%, 무당층의 59%, 공화당 성향의 46%가 외계인의 존재를 믿었다. 조사에 응한 30%의 미국인은 미확인 비행물체가 외계에서 만들어진 것이거나 외계 생명체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션 파넬 전쟁부 수석대변인은 8일 밤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자료 공개 후) 12시간 만에 미확인 항공현상(UAP) 관련 가공되지 않은 자료를 찾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이 3억400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물가, 주식시장 등 문제로 뒤덮였던 美 언론들에 간만에 새로운 주제거리가 생긴 것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의 권위 있는 천문학자이자 UFO 전문가로 인정받는 에이브러햄 로엡 하버드대학 교수 역시 전쟁부의 자료 공개 얼마 후 자신의 웹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펜타곤과 정보기관들이 식별하지 못한 물체들이다”라며 “이것들이 사실이고 허위가 아니라면 가능한 해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공물(人工物) 또는 자연물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이 만들지 않은 물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느 쪽이 됐든 이 사안은 국가안보, 혹은 기초과학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자료 공개에 따른 가장 큰 영향은 심리적인 것에 있다고 했다. “이 주제는 공적 담론이나 과학 담론의 주류로 받아들여질 자격이 있다”며 “여느 탐정 수사물과 마찬가지로 이 미스터리는 고품질의 증거를 통해 풀릴 수 있다. 이 물체들의 거리, 속도, 가속도를 알게 되면 그중 어느 것이 인간이 만든 기술의 한계를 벗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찾아왔거나 찾아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이다. 


<보이저 우주선이 우리 은하(밀키 웨이)를 가로지르는 데는 10억 년이 걸리며 대부분의 별은 태양보다 수십억 년 전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기존 로켓의 속도만으로도 탐사체가 우리의 우주 뒷마당에 도착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과학이라는 것은 호기심을 유지하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특권이다. 엔리코 페르미는 1950년에 “다들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는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다. 데이터에 근거해 다룰 수 있는 과학적 질문이다. 그 답은 ‘바로 여기’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이 가능성을 조롱하거나 배척하기보다 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注: 이탈리아 물리학자였던 엔리코 페르미가 동료들과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외계에 있는 항성과 행성의 수를 감안하면 외계 생명체 중 몇 명은 지구에 도달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러다 “그러면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이를 페르미의 역설로 부르게 됐다.)


로엡 교수는 1947년 작성된 한 서한에 흥미를 보였다. 이 서한은 공군 참모총장에게 보낸 것으로 비행 원반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다만 그는 그의 연구팀이 공개된 자료들을 검토해봤지만 외계 기원설을 뒷받침할 정도의 이례적인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상과 관련된 흥미로운 세부 내용은 안타깝게도 삭제 처리돼 있었고 대부분의 이미지는 카메라 광학계 내부의 반사 현상이거나 인간이 만든 물체로 설명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폴로 임무 시 촬영된 이미지들은 달 표면 위의 빛들을 보여주지만 이 광원들은 아르테미스 우주비행사들이 보고한 것처럼 소행성 충돌로 인한 섬광일 수도 있고, 광학적 인공물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UFO 자료 공개 당일 24건의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며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그는 ‘뉴스맥스’와의 인터뷰 중 향후 외계인과 조우(遭遇)하게 될 경우 인류를 대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항성 간의 블라인드 데이트(注: 상대를 알지 못한 채 진행되는 소개팅)에 기꺼이 응할 생각이다”라며 “그것은 지구상의 그 누구보다도 더 지적인 데이트 상대를 찾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글을 다음과 같이 맺었다. 


“‘우리는 혼자인가?’라는 질문은 과학에서 가장 낭만적이고도 가장 임팩트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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