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산나물 먹고 母女 중독사…'보릿고개'로 취약층 굶주림 확대

농촌에서는 길에 쓰러진 사람도, 당국은 자력갱생만 촉구.
농장원들이 수확한 작물을 소달구지에 싣고 있다. 2024년 10월 자강도 만포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에서 봄의 단경기인 '보릿고개'가 시작되면서, 취약층을 중심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배를 채우려고 먹은 산나물에 중독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함경북도의 한 농촌에서도 영양실조로 거리에 쓰러진 사람이 발견되는 소동이 있었다. 당국은 대책의 대부분을 기업과 농장에 맡기고 있다고 한다. 4월 중순까지 양 지역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배 채우려 먹은 들풀로 중독사... 가장 힘든 '보릿고개'의 시작

북한에서는 매년 3월 말부터 굶주리는 가구가 증가한다. 지난 가을에 수확된 식량이 소비돼 유통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하고, 농민들도 보유분을 다 먹어치워 버린 시기다. 이 춘궁기는 '보릿고개'라고 불리며, 6월 무렵의 감자와 보리, 8~9월의 옥수수 수확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에 시달린다. 혜산시 취재협력자 A 씨는 3월 하순에 있었던 가슴 아픈 사건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3월 23일에 모녀가 사망했다. 배를 채우려고 장마당에서 밤 늦게 가격이 싸진 산나물을 사서 아침에 나물밥으로 먹었는데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지만 그대로 죽었다고 한다. 혜강동에서도 장마당에 팔고 있는 산나물을 노인이 사먹고 구토와 설사로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산나물 속에 독초가 섞여 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설명을 계속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옥수수가루와 산나물을 삶아 먹는 거 말고는 먹을 게 없다. 산나물은 1kg에 1000원으로 싸기 때문에 모두 그걸로 배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수확이 끝난 밭에서 이삭을 줍는 주민들. 주워 모은 곡물을 넣는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있다. 가족일까? 가운데 남성은 아직 학생인 듯하다. 2025년 9월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연초부터 100~150%의 인플레이션

최근 북한에서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실시하고 있는 물가조사에 따르면, 5월 1일 시점으로 백미 1kg이 3만 4000원(한화 약 779원), 옥수수 1kg이 9000원(약 205원)이다. 연초에 비해 백미는 106%, 옥수수는 150%나 상승하고 있다. 한편 일반 노동자의 월액 노임(월급)은 3만 5000~5만 원(약 803~1,147원) 정도에 불과해, 저렴한 산나물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한의 1만 원 = 한화 약 229원 (5월 1일 현재)

당국은 독성이 있는 산나물이 나돌지 않도록 판매 전 검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를 피해 몰래 파는 사람도 늘어, 산나물까지 가격이 올라서 사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니 단속하는 거 자체는 좋은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A 씨는 말한다.

◆"아침을 못 먹었으니 쉬겠다고" 호소하는 농장원

도시 주민은 현금 수입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식량을 생산하는 농촌에서도 취약층 사이에 굶주림이 확산하고 있다. 함경북도 농장원인 B 씨가 상황을 전한다.

"3월 말에 영양실조자 2명이 거리에서 발견돼 안전부(경찰)가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우리 농장에서는 아침밥을 못 먹었다고 쉬게 해달라는 농장원이 있다. 곤궁한 가구를 지원한다면서 세대당 옥수수 500g을 내라고 (당국이) 지시했는데, 세대 절반은 못 냈다

어떤 농장원의 집에서는 친척이 도와달라며 왔는데, 줄 수 있는 게 없는데도 나가지 않아서 큰 싸움이 벌어져 머리가 깨져서 의식을 잃은 소동이 있었다.

(6월의) 밀과 보리 수확까지 견뎌야 하는데 농촌에서도 이런 상황이다. 군의 읍(중심지)은 더 심각하다고 들었다. 식량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고, 올해는 대체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대응을 기업과 간부에게 전가

인도적 위기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주민의 이러한 곤궁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B 씨에 따르면, 어떤 탄광에서는 곤궁한 세대가 집에서 쓸 석탄을 줍는 것을 허가했다.

"석탄 줍기를 허가했더니 사람이 몰려 하루만에 중지됐다고 한다. 지금은 곤궁한 세대가 5~7명씩 조를 짜서 갱도에서 석탄을 파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매상을 탄광과) 5대 5로 나누고 있다."

자력갱생을 촉구하는 한편, 기업과 농장에 위기 대응을 떠넘기는 식의 책임 전가가 당국의 대응인 듯하다.

"올해는 기업과 농장, 도, 시, 군 단위로 책임을 지고 있다. 곡물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배급과 판매가 부족해 심각한 상황이다. 일할 사람이 없는 세대는 동사무소가 봐주는데,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배급이 나오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불만이 나오고 있다." (B 씨)

혜산시의 A 씨도, "기업에서도 대책을 마련할 수 없으니 10일 간의 병결을 허가하고 산에 가서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라고 한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민에게도 도시 주민에게도 가혹한 보릿고개는, 아직 한 달 더 계속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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