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탈북 가족으로부터 송금을 받는 행위가 밝혀지면 벽지나 탄광으로 추방된다고 한다. 사진은 2025년 9월에 촬영된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인 남성. 얼굴이 먼지투성이다.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한국의 두 딸에게 송금받다 발각돼 탄광으로 추방
2023년 말, 김정은은 "대한민국은 적이며 같은 민족도, 통일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전격 선언했다. 이후 한국과의 정보, 물건, 돈의 유출입에 대해 예전보다 더욱 철저한 차단책이 추진돼 왔다. 또한 올해 3월 최고인민회의(국회에 해당)에서는 헌법에서 '남북통일' 개념 자체가 삭제됐는데, 그 무렵부터 '남(南)과 통한 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의 한 군의 농장원인 취재협력자는, 주위에서 들은 사례를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탈북해서 한국에 있는 두 딸이 보내준 돈으로 차와 오토바이를 사서 식량장사까지 해서 잘 살던 일가족이 탄광으로 추방됐다고 들었다. 그 엄마는 약이나 연료 장사를 하면서 건설사업에까지 돈을 대 고리대로 돈벌이를 하고 있었는데, '비사회주의적 행위다'라고 신고당해 조사를 받고 본보기로 추방됐다고 한다. 내가 있는 농장에도 5월에 추방자가 온다고 한다."
◆송금으로 부유한 생활하다 추방자로 전락
탈북해서 한국에 입국한 사람의 수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정점을 찍어 매년 2000명을 넘었다. 한국 정착 후 중국-북한을 잇는 불법 '지하은행'을 통해 북한에 남은 가족에게 송금하는 사람도 급증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의 외화를 받아 과거와는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 나타났고, 일반 주민 사이에서는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탈북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엄격한 감시 대상이 돼, 한국에서 송금을 받은 사실이 발각되면 공개 장소에서 혹독하게 비판받은 뒤 벽지나 탄광으로 추방됐다고 한다.
◆한국과의 미세한 접촉도 '배신 행위' 규탄
협력자는, 상술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무렵부터 공개적인 비판과 투쟁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3월 말부터 집단주의 정신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회의와 사상투쟁이 열렸다. 특히 (금지된 개인 장사 등) 불법행위로 좋은 생활을 하는 사람, 게다가 한국과 중국에서 송금을 받고 있는 사람을 '사회주의 정신을 좀먹는 자'라며 엄격히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탈북자가 있는 가족은 돈주(신흥부유층)만큼이나 부러움을 샀고, 장마당에서도 신용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숨죽이고 살고 있다. (주위 사람이) 너무 통보를 하니까, 탈북한 가족이 있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하는 사람도 있다."
※사상투쟁회의:사회주의 사상에 반했다고 간주된 사람을 많은 사람이 둘러싸고 집중적으로 비판·규탄하는 회의. 정치적·사상적으로 건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은 전반적인 주민 통제를 한층 강화했는데, 특히 한국을 비롯한 외국의 정보와 사상에 영향을 받은 언행을 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경계하게 됐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해외 파견 노동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전원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보고 들은 일을 입 밖에 낼 경우 "부패한 자본주의 사회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노동단련대(단기 강제노동)에 보내는 등 처벌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의 작은 접촉조차 사회의주에 대한 배신으로 여겨지게 됐다. 김정은 정권의 '단한' (断韓)정책은, 헌법이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일상 속에서 엄격히 실행되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