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 투자자의 북한 출입국 기록. 4월 2일 북한으로 건너가 4일에 귀국했다. 출국지는 두만강 하류인 길림성 훈춘의 권하다. 함경북도 라선에서 이틀 체류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인 협력자 촬영.
◆"여권정보 보내면 누구나 갈 수 있다"…체류 기간을 일주일부터 한 달로 연장
이 중국인 무역 관계자가 전해온 것은, 길림성 장백현과 양강도 혜산시 통상구의 동향이다.
"북한 당국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중국인 기업가에게 초청장을 대량으로 발급하고 있다. 여권 정보를 보내는 등 간단한 절차만으로 누구나 쉽게 입국할 수 있는 상황이다."
체류 기간도 길어졌다. 예전에는 사업 목적의 초청장이 있어도 일주일 정도의 단기 체제밖에 허가되지 않았지만, 4월부터는 1개월 체재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공장, 광산, 건설용지 등을 직접 시찰할 수 있게 됐다. 관광도 예전처럼 정해진 코스만 돌리는 게 아니라 방북한 뒤 사전에 예약하면 시찰 일정에 맞춰 바다나 유원지 등 일정을 유연하게 짜준다."
게다가, 투자 계약을 체결할 의향이 있는 기업가에게는 관세 우대, 호텔 무료 이용, 장기체재권의 부여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되고 있다고 한다.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 4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방북 러시가 시작됐다.
"최근 장백 세관 앞은 북한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차량이 몰려 주차할 곳조차 없을 정도다"라고 무역 관계자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주목은 수산물 등의 '가공무역'에 집중, 제재 회피 가능 판단했나
그렇다면 중국의 무역회사와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는 품목은 무엇일까? 북한과의 무역은 유엔 안보리 제재로 인해 제약이 매우 많다. 수입에는 중국 세관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고,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단체나 기업에 대한 제재)도 무섭다.
이 점에 관해 관계자는, "중국 기업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수산물이다. 건조시키거나 양념한 가공 수산물이라면 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가공을 마친 뒤 중국에 반입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산물도 유엔 제재로 인해 북한산의 수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가공품이라면 중국 세관 당국이 허가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일까. 또한 광물 등의 제재 대상 품목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가공 과정을 거치면 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듯하다.
◆재정난으로 중국 자본에 의존 불가피한 북한
북한으로서는 가공품을 자력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심각한 자금난과 공장 설비 부족, 전력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독자적으로 공장을 세우고, 가공에 필요한 원재료를 조달하는 것은 어렵다. 중국 기업의 투자를 받아 합작이라는 형태로 가공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적극적 움직임에는, 김정은 정권이 최근 몇 년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지방 발전 20x10 정책' 등의 내수용 경제 활성화책으로는 외화를 벌지 못한다는 판단이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겉보기에 그럴듯한 공장을 세워도 국가 재정이 궁핍한 상황에서는, 외부(중국)의 자금 주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한편, 중국 기업에 있어서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는 매력적이다. 때문에 제재 이후에도 중국은 원재료를 중국에서 보내 북한에서 가공, 조립한 뒤 중국에 수출하는 '위탁가공' 방식을 유지해 왔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큰 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 외화를 벌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북한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큰 문제
그러나 북한과의 거래에는 리스크가 있다. 북한의 약속 불이행, 정책 불안정성, 매사에 정치 판단이 우선된다는 폐해에 지금까지 많은 중국 기업이 고통받았다. 사기를 당하거나 자산을 몰수당해 철수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과 장사해도 손해일 뿐'이라는 인식이 중국 기업 사이에 자리잡혀 버렸다. 북한은 이런 불신감을 의식했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갖추어졌다고 중국 기업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제도적 보호장치가 있다는 북한 측의 설명이 있어, 새롭게 가공 무역으로 이익을 보려는 기업가들이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무역 관계자는 설명한다.
투명성이 결여된 북한 체제의 특성상, 중국인 투자자에 대한 혜택 약속이나 법적 보호가 유지,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제재를 우회해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한 중국 기업이 지금, 재빨리 북한행에 나선 셈이다. 당분간 '방북 러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