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에서 선관위의 무지와 안이함으로 투표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참정권 침해에 대한 항의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정당한 항의 시위를 이용해 전한길, 황교안 등의 부정선거음모론자들과 장동혁 등 국힘당 지도부들이 나서 순수한 젊은이들의 외침을 오염시키고 있다. 참 나쁜 사람들이다. 부정선거음모론자들은 이번 대형 부실관리 사고를 부정선거로 몰아가며 자신들이 그동안 해 온 주장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고, 장동혁은 지선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 당권을 고수하려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순수한 젊은이들이나 부정선거음모론자들, 장동혁 등 국힘당 당권파들은 똑같이 ‘재선거’를 주장하지만, 그 성격과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
필자는 ‘재선거’ 구호는 현 국면에서는 적절하다고 보지만, 음모론자들과 국힘당 당권파들이 시위의 주체가 되어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를 얻는데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라 생각한다. 제발 이번 시위에 음모론자들과 장동혁 등 국힘당 당권파들은 빠져주길 바란다.
더 가관인 것은 민주당의 일부 인사들이 재선거를 주장한다는 것이다. 박선원 의원은 “투표용지로 문제가 된 지역은 재선거를 해야 한다”며 “사전투표를 통해 추가 투표용지 수요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부족 사태가 발생한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지고 재선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번 사태를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서울 전체 투표가 같은 시간에 종료되도록 관리했어야 했는데 일부 지역만 투표가 늦게 끝나면서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투표 기회가 주어진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했다면서 참정권을 훼손한 게 아니라 반대로 과도하게 특정 지역에 (선거할 시간을) 늘려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선원은 국힘당 강세 지역에 투표 시간을 더 주게 하려고 일부러 선관위가 투표지 부족 사태를 유발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최민희 의원도 “전면 재선거 주장은 비상식적”이라면서도 “투표용지가 문제된 지역만 재선거하자”고 주장했다.
각설하고, 참정권 침해에 순수하게 저항하는 국민들, 부정선거로 몰아가고 싶어 하는 부정선거음모론자들, 당권 사수에 악용하려는 장동혁 일파들, 내심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해 보고 싶으면서 대놓고 재선거 주장은 못하고 주변에서 재선거 불을 지피려는 민주당들이 원하는 재선거가 과연 헌법과 법률에 의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따져보자.
그 전에 먼저 이번에 문제가 된 투표지 부족 투표소의 현황부터 살펴보겠다.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추가로 투표용지를 송부한 투표소 개수는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에서 67개, 지역별로는 서울 35개 투표소, 부산 8개, 대구 7개, 인천 6개, 울산 3개, 경남 8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한 것으로 파악되었고, 서울 송파구가 15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현재까지 송파구 14개를 포함해 50개소로 파악됐다. 투표용지가 추가로 송부는 됐으나 사용하지 않은 투표소는 17개소이다.
이 가운데 참정권 침해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는 서울 송파구 12, 강남구 4, 광진구 2곳, 서초구 1로 서울이 19개소, 인천 연수구 3개소 등 총 22곳이다.
이 22개 투표소 중에 현재까지 언론에 확인된 투표소는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5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2투표소, 가락2동 제3투표소, 5곳이다. 이 투표소들은 참정권을 침해받았다고 판단되며,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확인이 되면 이 투표소들(22개소)에서만 재투표를 하면 된다.
공직선거법상 재투표(재선거)가 가능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투표구에서 투표를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당해 투표구의 재투표를 실시하지만(제198조 1항), 재투표가 당해 선거구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재투표를 실시하지 않는다(제198조 2항).
또 선거의 효력에 관해 이의가 있는 선거인이나 정당, 또는 후보자가 선거소청을 할 수 있으나(제219조 1항),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지 않으면 당선 무효가 안 되고 재투표(재선거)는 하지 않는다(제224조).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재투표를 결정할 수도 있고, 선거효력에 이의가 있는 후보나 정당이 선거소청을 하면 선관위나 사법부가 당선 무효를 선언하고 재투표를 할 수 있지만, 둘 공히 재투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는 재투표를 실시할 수 없다.
제198조(천재ㆍ지변 등으로 인한 재투표) ①천재ㆍ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어느 투표구의 투표를 실시하지 못한 때와 투표함의 분실ㆍ멸실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당해 투표구의 재투표를 실시한 후 당해 선거구의 당선인을 결정한다. <개정 1995. 4. 1., 2002. 3. 7., 2004. 3. 12.>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재투표가 당해 선거구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재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당선인을 결정한다. <개정 2002. 3. 7., 2004. 3. 12.>
제219조(선거소청) ①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선거의 효력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선거인ㆍ정당(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한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는 선거일부터 14일 이내에 당해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을 피소청인으로 하여 지역구시ㆍ도의원선거(지역구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원선거는 제외한다), 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 및 자치구ㆍ시ㆍ군의 장 선거에 있어서는 시ㆍ도선거관리위원회에, 비례대표시ㆍ도의원선거, 지역구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원선거 및 시ㆍ도지사선거에 있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할 수 있다. <개정 2002. 3. 7., 2015. 8. 13.>
제224조(선거무효의 판결 등) 소청이나 소장을 접수한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대법원이나 고등법원은 선거쟁송에 있어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선거의 전부나 일부의 무효 또는 당선의 무효를 결정하거나 판결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재선거(재투표)를 최근에 실시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도 재투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실시했다. 법률이나 규칙을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따라 재투표 여부가 결정된 것이다. 일부 재선거 요구론자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들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독일, 오스트리아도 우리와 비슷하다.
재투표 실시여부는 “투표지 부족으로 투표를 늦게 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고 돌아간 유권자가 있다고 판단되는 투표소에서 재투표를 했을 경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가 핵심이다.
이에 해당하는 투표소는 전국에 22개소, 서울의 경우 19개소, 송파구만 12개소이다.
이 투표소에서 재투표를 할 경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인천 연수구 3개 투표소들이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이 지역은 민주당 후보들이 국힘당 후보들을 1만 표 이상 앞서고, 구청장과 경기도지사 역시 마찬가지이며, 인천시의회의원, 연수구의회 의원,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연수구의회 비례대표 선거결과도 3개 투표소의 재투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투표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침해받은 것으로 보이는 서울의 19개 투표소이다. 이 중에서 12개소로 가장 많은 투표소가 있는 송파구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12개소라고 알려지긴 했지만, 구체적인 투표소로 언론에 공개된 투표소는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5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2투표소, 가락2동 제3투표소, 5곳이다.
이 5개 투표소에서 참정권이 침해받았다고 생각되는 유권자 최대 수는 첨부의 표와 같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소의 선거인수의 50%에 해당하는 수만큼 당일투표지를 인쇄해 준비했다고 밝혔으므로 참정권이 침해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유권자 수는 당일(본)투표 선거인 수에서 선관위가 준비한 당일투표지 수(선거인수*50%)를 공제하면 된다. 당일투표 선거인 수는 총 선거인 수에서 사전투표한 수만큼 빼면 된다.

각 동별 사전투표율은 표시되지 않아 송파구 평균 사전투표율(23.30%)을 적용하여 사전투표인 수를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해당 투표소의 선거인이 100% 투표한다는 것(총 투표율 100%)을 전제로 한 것으로 참정권 침해 피해 최대 유권자 수이다.
각 투표소별 참정권 침해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권자 수는 잠실7동 제2투표소 1,041, 잠실2동 제5투표소 1,114, 잠실4동 제5투표소 829, 가락2동 제2투표소 998, 가락2동 제3투표소 1,123으로 총 5,106이며, 평균은 1,021이다.
이를 토대로 재투표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각 선거별로 확인해 보자.
먼저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개표결과 오세훈이 2,575,819표를, 정원오가 2,515,560표를 얻어 오세훈이 60,259표 앞섰다. 서울시 전체 문제의 투표소 19곳이 송파구 5개 투표소의 최대 참정권 침해 유권자 수의 평균 1,021명괴 비슷하다고 하면 19*1,021 = 19,399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숫자다. 그런데 오세훈이 60,259표 차로 이겼음으로 이 숫자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자 못한다. 백만번 양보하여 이 숫자보다 서울 시내 투표소에서 참정권을 침해받은 유권자가 3배가 많다고 하여도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서울시장 재선거(재투표)는 법적으로 할 수 없다.
재투표는 가능하지 않고 재선거(보궐선거)를 하려면 오세훈이 사퇴하는 길 밖에 없다. 오세훈이 사퇴하지 않고 재선거를 주장하면 그것은 정치적인 레토릭일 뿐이다. 정치권이나 주변에서 오세훈에게 재투표를 선언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비난)하지만 그건 법을 제대로 모르는 무식의 소치이거나 오세훈을 끌어내기 위한 수작일 뿐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경우는 정근식이 1,509,528표를, 2위 조전혁이 1,174,624표를 얻어 둘 차이가 334,904표로 계산해 보나마마 재투표(재선거)가 필요 없다.
다음으로 송파구청장 선거를 보자.
국힘당 서강석이 201,265표, 민주당 조재희가 166,803표를 얻어 차이는 34,462표이다. 이것 역시 계산해 보지 않아도 재투표(재선거)가 필요 없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서울시의회 송파구 선거구를 살펴보자.
문제가 되는 잠실2동과 잠실7동은 송파구 제4선거구에 속하는데, 국힘당의 이성배가 43,411표, 민주당의 이진용이 29,621표를 얻어 차이가 13,790표나 된다. 잠실2동 제5투표소의 참정권 침해 유권자 수가 1,114, 잠실7동 제2투표소는 1,041로 추정됨으로 이 둘을 합치면 2,155이다. 두 후보의 차이보다 월등히 적다. 따라서 재투표가 필요 없다.
가락2동은 제6선거구인데, 국힘당 이수진이 35,595표, 민주당 신영재가 32,218표를 얻어 둘 차이가 3,377인데, 참정권 침해받은 수는 998+1,123 = 2,121로 이 곳 역시 재투표가 필요 없다.
송파구 구의원 선거를 보자. 잠살2동과 잠실7동이 속한 마선거구에서는 3명을 선출하는데, 3위 국힘당 이원우가 7,307표를, 4위 민주당 이성자는 4,356표를 얻어 둘 차이는 2,951로 참정권 피해 수 2,155보다 많다. 역시 재투표 불필요. 가락2동이 속한 차선거구는 2명을 뽑는데, 2위 민주당 채승우 12,809표, 3위 민주당 김진호 4,060표로 둘 차이가 8,749표로 역시 재투표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서울시의회의원과 송파구의회의원 비례대표 선거이다. 먼저 송파구의회의원 비례대표 선거를 보면, 3명을 선출하는데, 민주당이 157,001표를 얻어 1명을, 국힘당이 197,341표를 얻어 2명이 당선되었다. 그 표 차이가 40,340으로 재투표를 해도 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서울시의회의원 비례대표 선거를 보자.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은 15명인데, 민주당이 2,287,569표, 국힘당이 2,295,093표를 얻어 국힘당이 7,523표 앞서 국힘당이 8석, 민주당이 7석을 가져갔다. 송파구의 문제가 된 투표소의 당일투표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는 민주당이 앞서 민주당 8석, 국힘당 7석이었는데 이 투표소들의 당일투표 개표가 완료되자 역전되었다.
서울시 전역에서 투표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침해받은 투표소는 19곳이고, 송파구 5개 투표소의 평균 참정권 침해받은 유권자 최대수가 1,121이라고 할 때,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선거는 19개 투표소에서 당일투표를 재투표해야 한다.
19*1,121= 21,299로 양당의 표차 7,523보다 많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각 투표소의 사전투표 수, 당일투표 선거인 수는 선관위가 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참정권 침해받은 유권자 수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론상으로는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선거 재투표는 필요한 것으로 나온다.
물론 참정권을 침해받은 유권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재투표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늦게라도 투표를 한 사람은 피해 대상자에서 뺄 것인지, 투표지가 부족해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만 피해자로 볼 것인지, 필자와 같이 이론상으로 최대 피해자를 산출해 적용할 것인지에 따라 재투표 여부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다.
상기에서 재투표 여부를 각 선거별로 살펴보았다. 서울시의회의원 비례대표 선거 이외에는 재투표가 필요 없으며, 만약 재투표를 실시한다면 서울시 19개 투표소에서 서울시의회의원 비례대표 선거를 당일투표 선거인에 한해서 당일투표만 실시하면 된다.
만약 이 선거를 재투표한다면, 서울시의회 비례대표의원은 민주당이 다시 1석을 가져와 8석, 국힘당이 7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재투표할 경우 투표율이 6.3 지선 때보다 많이 낮을 것이고 19개 투표소는 국힘당이 절대 강세 지역이라 투표율이 낮아지면 이 투표소의 양당 득표수 차이는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어, 서울시 전체의 양당 득표수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투표에 대한 요구는 정당하고 현 시점에서는 호응을 얻지만, 냉정하게 재투표 여부를 판단해야 한 시간이 오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