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유지 비용을 언급하며 “체제 위협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 비핵화로 가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핵 보유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단계적 해법을 제안했다며 “일단 중단하고 멈추고 안정이 되면 감축하고 신뢰가 쌓여 체제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비핵화로 가는 장기 목표를 삼자”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핵무기 유지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체제 위협이 더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력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이 결국 경제 발전과 주민 생활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북한은 핵무기를 ‘체제 보장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핵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국방연구원 등 국내외 안보 분야 기관들의 연구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핵·사일 개발에 투입된 누적 비용은 약 28억~32억 달러(약 3조8000억~4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영변 핵시설 건설과 운영,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핵실험, 핵탄두 개발, 탄도미사일 등 운반체계 구축 비용이 포함된 규모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 이후 더 큰 부담은 유지 비용이다. 북한은 핵시설 운영과 핵물질 생산, 탄두 관리, 미사일 전력 유지 등에 매년 6억3000만~6억6700만 달러(약 8700억~9200억원)를 투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2%, 국방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절대 금액만 보면 미국·러시아 등 대형 핵보유국보다 적지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북한에 훨씬 큰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무기는 한 번 개발했다고 끝나는 무기가 아니다. 핵탄두는 안정성과 성능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핵물질 생산시설과 미사일 발사 체계 역시 정기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다. 핵시설을 멈추더라도 유지 비용이 발생하며 다시 가동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주요 핵보유국들도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미국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핵잠수함으로 구성된 핵 3축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역시 핵전력 현대화와 유지에 국가 재정을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경제 여건이다. 미국·중국 등은 거대한 경제 규모를 기반으로 핵전력을 유지하지만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과 에너지 부족 속에서 제한된 국가 자원을 핵·미사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 개발의 핵심 비용은 단순한 군사비 지출을 넘어 ‘기회비용’이라고 지적한다. 핵무기에 들어가는 수십억 달러와 매년 발생하는 유지 비용은 식량 수입, 전력 인프라 복구, 산업 현대화, 주민 생활 개선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통해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에서는 핵무력 유지 자체가 경제 회복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 핵무기 관리 비용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뿐 아니라 북한이 핵 유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北 핵무기 유지에만 年 9000억…핵보유 대가로 민생 포기
- 김명성 기자(샌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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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22, 06: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