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의 충고: “한국은 핵공유와 핵개발로 가고 미국은 한국의 핵개발 엄호해야”

격월간 잡지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s) 7~8월호 인터넷판
핵우산이 부러졌다!
최신호(7~8월호) 포린 어페어에 실린 미국 다트머스 대학 두 교수(제니퍼 린드, 다릴 G. 프레스)의 논문도 제목부터가 자극적이다. <부러진 핵우산: 확장억제 뒤에 오는 것>
북핵 폐기는 불가능해지는 시기에 미국의 핵우산마저 작동이 어려워지면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에게 핵우산을 제공하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체제를 구축하였다. 동맹국들은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 대신 미국의 핵전력(核戰力)에 안보를 의존하였고, 미국은 핵우산을 펴서 소련을 비롯한 적대국들의 침략을 억제하였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었으며, 서유럽이나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냉전 전체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미국이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위험까지 감수하겠다는 약속은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가질 수 있었다.
두 교수는, 냉전이 종식된 이후 국제정세는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핵우산이 제대로 펴질지 의심스럽게 되었다고 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미국이 직면했던 존망(存亡)수준의 위협은 사라졌고, 현재 미국이 마주하는 안보 문제는 대부분 특정 지역에 국한된 분쟁이 되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처럼 유럽 전체를 점령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북한 역시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초강대국이 아니며 체제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지역 행위자에 가깝다. 따라서 오늘날 미국이 유럽이나 한반도에서 발생한 전쟁을 막기 위해 자국의 주요 도시들이 핵공격을 받을 위험까지 감수할 것이라고 믿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적들도 미국의 핵우산 믿지 않는다
최근 미국은 동맹의 가치를, 미국의 국익을 기준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정책은 동맹국 방어 자체보다 미국의 직접적인 이익을 우선시한다. 이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동맹에 대한 공격은 곧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던 냉전기의 논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이 스스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선언하는 상황에서, 동맹국을 위해 핵전쟁까지 감수하겠다는 약속은 이전보다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확장억제는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가 아니었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은 이미 1960년대 초 “미국이 과연 뉴욕을 희생하면서까지 파리를 지킬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였다. 미국은 이러한 의심을 줄이기 위해 서독과 한국에 대규모 병력과 전술핵무기를 배치하였고, 전쟁이 발생하면 미국도 자동적으로 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케네디와 레이건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의 운명이 하나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정치적 신뢰를 구축하려고 노력하였다.
냉전이 끝난 이후 이러한 장치는 하나씩 약화되었다. 미국은 해외 주둔 병력을 줄였으며, 한국에 배치했던 전술핵무기도 1991년에 모두 철수시켰다. 현재도 미국은 핵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와 유럽에 순환 배치하며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지만, 이러한 군사적 시위만으로는 동맹국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현실과 맞지 않는 약속을 반복할수록 적대국은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려 할 가능성이 커지고, 동맹국 역시 스스로 생존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불신이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 동시에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나 폴란드가 미국의 핵우산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다면, 북한과 러시아 역시 미국이 실제로는 핵전쟁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제니퍼 린드, 다릴 프레스 두 교수는 이러한 인식이 오히려 군사적 도발이나 제한전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확장억제는 상대방이 미국의 개입을 확신할 때만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 신뢰성이 약해질수록 억제력 역시 함께 약화된다.
북한, 핵무기를 재래식 전략에 통합
미국은 지금까지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질 때마다 공동성명 발표, 전략자산 전개,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해 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실제보다 강한 억제력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계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결국 억제체계 전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두 교수는 집중적으로 한국의 사례를 들었다. 북한은 단순히 핵무기의 수량만 늘린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재래식 전쟁계획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군사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앞으로 한반도에서 대규모 전투가 발생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더욱이 북한은 수소폭탄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는 미국 본토 대부분을 직접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선택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진다. 북한이 서울뿐 아니라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까지 핵공격할 수 있다면,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전쟁을 선택하는 데 훨씬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의 핵능력이 발전할수록 미국의 확장억제는 구조적으로 신뢰성을 잃게 된다.
두 교수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은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첫째는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둘째는 NATO식 핵공유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 방식에서는 미국이 핵무기를 한국 내 기지에 배치하고 평시에는 미국이 통제하지만, 전쟁이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그 운용권을 한국에 넘기는 구조를 갖는다. 셋째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결단할 때
현재까지 한국은 핵확산금지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계속 약화된다면 독자 핵무장 논의는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다수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미 탄도미사일 잠수함, 장거리 미사일, 첨단 전투기 등 핵억제력 구축에 필요한 대부분의 운반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탄두만 제외하면 사실상 핵전력의 기반은 상당 부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기존 확장억제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화한 국제환경에 맞추어 동맹국들이 보다 현실적인 억제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국가 생존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안보 전략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 사례는 서로 다른 지역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공통된 현실을 보여준다. 만약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실제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확장억제 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큰 군사적 충돌과 핵전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교수는 따라서 변화된 국제질서에 맞는 새로운 억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한국은 핵공유 또는 독자적 핵억제력을 선택할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미국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히 핵확산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동맹국들이 변화한 안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오히려 이러한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동맹의 안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도 미국과 동맹국 간의 협력을 유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삭빠른 한국인과 우직한 스위스 사람들
두 교수는 한국이 핵보유를 결단하면 미국은 이를 방해해선 안되고 오히려 도와야 한다면서 이것이 동맹국에 상호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NPT를 탈퇴, 합법적으로 자위적 핵무장에 나서기로 할 경우, 한국을 미국이 돕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을 미국이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핵개발 기간중 북한이 예방적 공격을 할 것에 대비, 핵무기를 임시적으로 한국에 배치하며 주한미군을 휴전선에 근접 배치하는 것.
그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고 이 때문에 한국이 위기에 빠졌으므로 한국의 자위적 핵무장은 국제법적 정당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은 1998년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하여 그러했던 것처럼 국내법을 고쳐서라도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제재를 면제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만약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돕는다면 한미관계는, 미국과 핵무장한 우방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관계처럼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 전문가는 한반도 핵게임에서 김정은이 이겼다면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하고, 다른 두 전문가는 미국의 핵우산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이 북핵위기를 국가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주체적 결단으로 국가의 명운(命運)을 걸고 핵보유로 나아가야 한다는 자명한 결론에 이르도록 하는 글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는 한미동맹 의존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북핵은 작은 쟁점으로도 다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자신이 주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면서 핵카드를 쓰는 도발 하기를 기다렸다가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승부수를 던지는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국가 지도부의 자질과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핵폭탄 맞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국은 핵방공호 건설은커녕 핵 대피훈련도 하지 않는다. 핵폭탄 맞을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스위스는 全국민이 들어갈 수 있는 핵방공호를 운영하고 있다. 나중에 역사가 “약삭빠르게 굴던 한국인은 핵전쟁으로 멸종되었고, 우직한 스위스 사람들은 살아 남았다”고 기록하지 않는다면 한국인은 확실히 운이 좋은 민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