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L북측 지역에서 요새화 작업에 동원된 북한군/합참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8일 “최근 동부전선에서 북한군이 MDL을 월선한 사실에 대해 정상적인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대비태세를 유지 중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월선이 의도적인 행동이었는지 단순한 실수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 보안상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군이 무장한 상태로 MDL을 넘어왔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추가로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도보 순찰 과정에서 MDL을 10여m가량 일시적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이 해당 지역을 MDL 이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정례적인 순찰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 월선 역시 MDL 기준선에 대한 남북 및 유엔군사령부 간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비의도적 행동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됐지만 당시 설치된 표식 상당수가 70년 넘는 세월 동안 유실되거나 훼손됐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남측과 북한, 유엔사가 각각 판단하는 MDL의 위치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기준선 인식 차이가 우발적인 월선으로 이어지고 자칫 군사적 충돌을 촉발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MDL을 넘어올 경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등 단계적인 대응 절차를 적용한다. 경고사격 이후에도 북한군이 계속 남하해 50m 이상 내려오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조준사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MDL 일대에서 작은 오판이나 대응 실수가 실제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만큼 현장 지휘관의 판단과 대응 절차가 중요하다.
정부도 MDL 기준선 문제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군사적 긴장 수준을 완화해야 한다”며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 유실된 MDL 표식을 대신해 명확한 기준선을 협의함으로써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인과 충돌 가능성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우리 군은 그에 앞서 유엔사를 통해서도 북한에 여러 차례 관련 협의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북한이 최근 MDL 일대를 사실상 새로운 국경선처럼 만드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이듬해 4월부터 MDL 일대에서 철책과 지뢰지대, 전술도로 등을 설치하는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이 MDL을 넘어오는 사례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북한군이 지뢰 매설과 철책 설치, 도로 개설 등을 위해 MDL 인근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작업 구역을 잘못 판단하거나 기준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2028년쯤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일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침범 상황이 발생하면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현장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북한군의 이번 월선이 의도된 도발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MDL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MDL의 정확한 기준을 둘러싼 남북 간 인식 차이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작은 월선이 언제든 군사적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