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의료 등 공공요금은 이용자 부담제…부유층은 추가금 내고 하루 전기 6시간

대규모 가격 조사로 살펴보는 북한 경제(6) '무상의료제' 종료 후 유료제로 전환

 
 
해가 지자 아파트 단지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 2024년 10월, 함경북도 온성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5~6월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4개 도시에서 실시한 대규모 가격 조사. 연재 6회에는 전기, 수도, 교통기관, 의료비 등 공공요금에 관해 보고한다. 공공서비스는 모두 이용자 부담이 원칙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때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핵심이었던 '무상의료제' 역시 유료제로 전환된 사실이 확인됐다. 

◆추가 요금 납부해 전기 하루 6시간

수도·광열비 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다.

전기의 기본요금은 각 지역 동일하게 월 650원이었지만, 조사 지역의 일반 주민용인 '주민선'은 하루에 약 2~2.5시간밖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었다. 더 장시간 전기를 사용하고 싶은 세대는 월 2만5천~3만 원을 지불하면 하루 평균 약 6시간의 추가 공급이 보장된다고 한다.

※산업시설용 전력 공급은 '공업선'이라 불리며, 이번 조사지의 경우 연초부터 하루 10시간 정도 공급되고 있었다. '공업선'을 우선하기 위해 주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북한의 전기기관차. 정전으로 인해 지연과 운행 중단이 빈번하다.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간부 아파트 등 부유층이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종합 적산계가 설치돼 있으며, 일반 아파트에서도 개인 비용으로 적산계를 설치하면 추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어느 경우든 인민반장이 사용량을 집계하고, 사용자가 배전부(전력공업성 산하 지방기관)에 결제카드 또는 현금으로 요금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수도는 기본요금이 월 500원이었다. 통상, 일반 아파트에서는 수압 문제로 물이 2~3층까지만 나오지만, 수도를 사용하지 못한 세대도 요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 북한 돈 1,000원은 약 220원(2026년 8월28일 기준)

◆가전제품은 소유만으로도 기본요금

전기요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가전제품은 소유만으로도 종류별로 매달 기본요금이 부과된다. 또한, 사용량에 따른 요금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한다.

TV와 다리미는 일반 가정에도 일반적으로 보급돼 있지만, 냉장고와 에어컨은 부유층만 사용하고 있으며 세탁기는 그보다도 더 제한적인 극소수 가구만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양강도에 사는 협력자의 집에는 텔레비전, 소형 냉장고, DVD록화기, 선풍기, 컴퓨터가 있다고 한다.

◆저렴한 철도, 전력난으로 혜산-평양 약 3일

다음은, 공공 교통기관인 버스, 철도요금을 알아보자.

시내버스 요금을 양강도 혜산과 함경북도 회령에서 조사한 결과, 700원으로 동일한 일률 요금이었다. 장거리버스는 혜산-길주 구간의 요금을 조사했는데, 연료비 변동에 따라 3만~5만 원 사이에서 변동한다고 한다.

철도는 구간별로 가격이 고정된 국정가격이다. 같은 혜산-길주라도 장거리버스보다 훨씬 저렴하다. 북한의 철도는 전기기관차가 주력이라 전력난의 영향으로 지연이나 운휴가 다반사다. 혜산에서 평양까지 약 700km를 가는 데 보통 2.5~3일이 걸린다고 한다.

◆무상의료제 폐지. 내과 진찰비 5,000원, 외과 3,000원

한때 북한이 자랑하던 무상의료제는 어떨까.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들에 따르면, 무상의료제는 사라지고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진찰을 받으면 내과는 5,000원, 외과는 3,000원의 진찰료가 든다고 한다. 치료나 수술을 받거나 의약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기업에서 건강보험(보건보험기금)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었다. 매월 노임의 2%가 공제된다고 한다. 언제부터 시행되었는지는 조사 중이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병원의 컴퓨터에는 환자의 개인정보와 보험 가입 여부가 모두 등록되어 있다.

(참고 사진) 양강도 보천군 병원의 입원실. 허름한 침대에 환자 한 명이 누워 있다. 2015년 4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직장이 없는 자의 보험 가입은 임의라고 한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정부가 평양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등 혜택을 선전하며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입하고 있다. 처음에는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게 해줬지만, 지금은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졌다고 들었다. 나도 여유가 생기면 가입할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조선 사람들 중에는 '병에 걸리면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이 많아서, 보험에 의존하지 않고 몰래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했다.

※ 상기 가격은 모두 5~6월 기준으로, 7월 이후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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