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5회에서 김정은 정권이 추진해 온 공업 제품 국산화의 실제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애초에 공장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것일까? 지방 공장은 '기업책임관리제'에 의해 경영 재량권이 대폭 확대되었으나,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본래의 생산 품목이 아닌 제품 제조에 나서거나 노동자 파견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5~6월에 실시한 대규모 가격 조사 당시 양강도에 거주하는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설명한 내용이다.
◆두 종류의 국영기업
먼저 용어의 정의부터 시작한다. 현재 국영기업은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국가의 생산계획 지표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이나 공장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가공장'으로 불린다. 기존의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되며, 예를 들어 무산의 철광산 등 대규모 광산이나 탄광 외에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양강도에서는 혜산동광산이 이에 해당한다.
또 하나는 지방(도)이 관할하는 기업으로, 일반적으로 '지방공장'이라 불린다. 도내에서 소비하는 물자의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 많다. 일정 정도의 자율적인 경영 재량을 부여받은 기업이나 공장 등이다.
이는 김정은 정권하에서 도입된 제도로, 국가계획에 따라 생산해야 하는 의무는 남겨두면서도 기업이 독립적으로 원자재를 구입해 생산하고, 타 기업이나 농장과 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자율적인 경영이 인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방마다 있는 신발공장이나 식료품공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 다 국영기업이지만, 기사에서는 각각 '중앙 관할 기업(공장)', '지방 관할 기업(공장)'으로 구별하기로 한다. 복수의 협력자에 따르면, 이 두 종류의 공장에서 생산 상황이나 노임 수준에 큰 차이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수출 금지로 큰 타격 "노동자 절반에게 노임조차 못 줘"
먼저 중앙 관할 기업부터 살펴보자. 북중 무역의 대표적인 벌이줄은 오랫동안 석탄이나 철광석 같은 광물 자원이었다. 그러나 2017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 강화로 대부분의 광물 수출이 전면 금지되었다. 많은 대형 중앙 관할 광산과 공장은 심각한 경영 부진에 빠지게 되었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혜산강철공장도 혜산광산도 수출에 의존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다. 제재 때문에 중국과는 합법적으로 무역을 할 수 없고, 러시아는 애초에 광물 자원이 풍부해 수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 소량을) 밀수하고는 있지만, 지금도 노동자의 절반에게 노임조차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설비나 자재를 수입해 세계적으로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언제 중국과의 무역이 재개될지 계속 기다리고만 있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북한 6월 이후, 세관을 통해 광물이 공식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했다는 정보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 기사화한다.
◆도시 주민의 구매력 저하… 심각한 판매 부진
한편, 지방 관할 기업(공장)은 어떨까. 전술했듯이 김정은 정권은 '기업책임관리제'를 도입하여 기업에 경영 재량권을 주는 동시에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게 했다. 기업이 자체 확보한 재원으로 원자재를 구입해 생산·판매하고, 그 이윤으로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며 식량 공급까지 하도록 만든 제도 설계다. 그러나 현황에 대해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원수님(김정은)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며 지방(관할) 공장에는 국가가 자금을 제공하고, 무역국과 시·군당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든다고 해도 현금이 (시장에) 돌지 않으니 어려운 것이 현 실정이다."
즉, 지방 관할 기업도 경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도시 주민의 현저한 구매력 저하가 있다는 것이다. 생산품을 국영 상점에 진열해도 주민에게 돈이 없으니 팔리지 않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장사 등 개인의 경제 활동을 엄격히 제한했고, 이로 인해 도시 주민의 현금 수입이 급감했다. 여기에 심각한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했다. 아시아프레스의 최신 조사(2026년 8월 28일)에 따르면, 일반 노동자의 한 달 평균 노임(약 5만 원)으로는 옥수수를 2.9kg밖에 사지 못하는 상황이다.
※ 북한 돈 1만 원은 한화 약 236원 (2026년 8월 28일 현재)
따라서 생산을 하더라도 물건이 팔리지 않고, 원가조차 회수하지 못해 대다수의 지방 관할 공장이 자금난에 빠져 있다고 한다. 협력자는 "결국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에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용 생산품을 중국에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회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빵, 맥주 생산, 노동자 파견으로 활로
이러한 가운데, 지방 관할 공장이 찾은 활로 중 하나가 '부업'이다. 재원 확보를 위해 공장 내에서 본래 생산품목이 아닌 물건의 생산이 활발하다고 한다.
대표적인 품목은 빵과 맥주다. 협력자는"지방(관할) 공장에서 그나마 잘되고 있는 것은 빵이다. 지금은 통제가 엄격해져 개인이 빵을 만들어 팔 수 없기 때문에 공장에서 생산되는 빵을 사는 경우가 많다. 다른 기업이 구매해서 노임이나 식량 대신 빵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길거리에서 빵 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건설 현장과 사금 채굴 현장에 노동자 파견도 활발하다고 한다. 양강도의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실태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금은산 무역회사가 아파트 건설을 하고 있는데, 이전 같았으면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와 개인 계약을 맺고 점심을 제공하며, (노동자 본인에게) 하루 1만 원 정도를 주었다. 지금은 기업과 계약을 맺고 노동자를 파견받고 있다. 노동자는 건설이 끝날 때까지 현장에 동원된다. 노동자에게는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고, (노동자 1인당) 일당 2만 원은 기업에 지급하고 있다."
예전에는 건설 기업이 직장 밖에서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여 일당을 지급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개인의 경제 활동이 통제된 지금은 직장에 있어도 일이 없는 노동자를 기업이 조직적으로 파견하여 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자에 따르면, 건설 현장 동원으로 노동자 본인에게 지급되는 돈은 월 2만 원 정도라고 한다.
다음 회에는 노임과 내직 등, 도시 주민의 수입 수준에 관해 자세히 보도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