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먹고 빨간 피 토하고 죽은 '독약 로비'?...이상하게 굴러가는 판

이번엔 김승원 후보가 '브로커 양수진 녹취록' 공개, 왜?

당초 언론과 야당에서 본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의 결격 사유는 '공소 취소' 건이었는데, 판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어쨌든 한동훈 의원이 김승원 장관 후보의 신약 로비 의혹 관련 민주당과 일당백으로 싸우는 걸 보면 국민의힘 의원 109명보다 낫다.   


하지만 한동훈 의원이 신약 로비 건에 대해 쥐가 먹고 빨간 피 토하고 죽은 '독약(毒藥)'을 사람들에게 먹이려 한 '독약 로비 게이트'라고 명명한 것은 무식하거나 아주 악의적인 선동이다.


어떠한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실험용 흰쥐가 죽는 일은 다반사다. 인체 실험을 할 수가 없어 실험용 쥐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에 식약처 전신 기관에서는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실험용 쥐의 위령제까지 지냈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서는 개와 원숭이 실험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실험용 쥐가 죽었다고 해서 그게 곧 사람을 죽이는 '독약'은 아니다. 식약처의 임상 시험 과정에서도 신약의 안전성 등이 테스트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그런데도 한 의원이 '신약'의 임상 시험 로비 문제를  '독약'으로 선동하니, '한동훈이 혼자서 잘 싸운다'고 박수치는 사람들은 '그게 사람 잡는 독약이었구나' 라고 믿게 된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법이 2024년 12월 제넨셀 오너인 신약 개발자 강세찬 경희대 교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것은 임상 시험을 받기 위해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서 동물 실험 과정 중 '햄스터가 죽거나 상태가 위중해진 사실'을 일부 누락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연구자의 양심에 크게 위배되는 짓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 유죄 판결에는 지금 녹취록 폭로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로비 의혹'은 배제됐다. 재판부는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와 통화만으로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법원은 김승원 후보자에게 신약 임상 시험 로비를 했던 브로커 양씨의 구속영장은 아예 기각했다. 이때 양씨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는 한 의원이 의심하는, 김승원·양수진과 함께 사진이 찍힌 서부지법 정모 판사가 아니었다. 


이 신약 로비 사안은 좀 더 균형 감각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15일 김승원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한동훈 의원은 물론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 신약개발자 강세찬 교수, 브로커 양수진씨 등을 모두 나오게 하면 어느 정도 사건의 전체적인 윤곽이 파악될 것 같다.


한편, 한동훈에게 '녹취록 폭로' 공격에 계속 당하던 김승원 후보자 쪽에서 8일 김승원과 양수진씨 간 과거 녹취록(2021년 10월 12일)을 공개했다.


이번 녹취록에서 양씨가 "미국 제약회사 제품은 임상시험에 실패해도 식약처가 계속 기회를 주는데 우리 신약(제넨셀)은 담당자들이 총대를 메기 싫어서 딜레이가 된다"고 말하자, 김승원 후보자는 "3상 허가를 빨리 내서 어쨌건 결과를 봐야 될 거 아니냐"고 응답한다.   


김 후보자가 당시 식약처장에게 신약 임상 시험을 앞당겨 달라고 전화를 한 것이 '부정 청탁'이 아니라, '공익민원 해결'이고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경희대와 국내 바이오벤처가 손잡고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밍기적거려 미국 회사 제품에 기회를 뺏기는 것은 있을 수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김 후보자는 들은 풍월이 있어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완전히 수천 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 그래서 치열한 로비가 있는데(2021년 10월 7일 통화)"라고 말한 걸로 봐서, 임상시험 승인이 나고 통과되면 자신에게 '떡고물'이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은 분명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빠야"라는 주점 여사장 양씨가 통화 당시 이미 벤처업체와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해주겠다'는 걸로 돈거래(9억 상당)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던 사실은 인지 못했던 것 같다. 책상머리 판사 출신 후보자는 이쪽 바이오벤처 세계가 사돈에 팔촌까지 연줄을 동원하고 베팅하는 '투기판'인지 몰랐을 수있다.


이번 녹취록에서 브로커 양씨는 마치 신약 임상 시험 2상이 끝난 것처럼 김 후보자에게 말하는데, 당시 끝난 것은 국내 1상 시험이었다. 양씨가 임상 시험 진척 내용을 정확하게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김 후보자를 속인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통화가 있고서 김 후보자가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2주 뒤 신약 임상시험 계획이 확정됐다.  


이 사건을 전체적으로 보면 김 후보자는 '오빠 동생' 사이의 양씨에게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씨가 김 후보자와 강세찬 씨 등과 통화할 때마다 모두 녹음했다는 점만 봐도 프로급 브로커다. 물론 당한 쪽도 문제다. 특히 법무장관에 지명된 공직자는 더 할 말이 없다.  

 

 

*아래는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공개한 통화(2021년 10월 12일 오전) 녹취 내용이다.


김승원-양수진


양수진:  오빠


김승원:  어, 수진아


양수진:  저예요


김승원:  이메일 보낸 거 봤는데 지금 이 약품 이름이 ES16001이야?


양수진:  네, 맞아요


김승원:  ES16001이고 임상 1상?


양수진:  2상


김승원:  1상 했고, 그다음 2상, 임상 2a


양수진 : 네, 네


김승원:  이거를 했다는 거야?


양수진:  맞아요. 3상이 이제 이번에 식약처에서 찍어주면 3상이 이제 들어가는 거고


김승원 : 어, 어


양수진  : 네 근데 식약처에서 계속 해달라고 한 거였어요


김승원 : 응


양수진  : 근데 오늘 서류가 조금 바뀌어서 들어가는게, 먹는 치료제가 실패났다고 저번 주에 났잖아요


김승원  : 응


양수진  : 식약처에서 먹는 치료제 성공나는 줄 알고 마크인가 뭔가 그거 관련해가지고 자료 더 떼어가지고 달라고 그래서 추가로 또 저번주에 줬는데


김승원 : 어


양수진  : 그게 실패 났다고 그래서 다른 걸로 다시 또 메꿔가지고 이번 주에 다시 줄 거래요


김승원 : 이번 주에 다시?


양수진  : 네 오늘 중으로 다시


김승원  : 마크는 지금 허가해달라고 미국에다가 신청했다는데?


양수진  : 했는데 저번주 목요일인가 그때 실패 났다고 또 기사가 뜬 거예요


김승원  : 그럼 다시 또, 다시 또 한 건가?


양수진  : 네, 네


김승원  : 오늘 아침 뉴스에서 내가 봤는데


양수진  : 아침 뉴스에서요?


김승원  : 그래서 지금 원하는게 뭐야, 지금?


양수진  : 아, 이 지금 되게 데이터가 좋아요


김승원  : 어


양수진  : 지금 있는 데이터가 다른 데...


김승원  : 95% 회복, 뭐 이렇게 나오네


양수진  : 네, 네. 우리나라에서 이게 제일 좋아요 그거 진짜 믿어주셔도 돼요


김승원  : 어


양수진  : 그래서 원래 12일 날, 오늘 식약처에서...


김승원  : 10월 12일? 어


양수진  : 9월, 아니 10월 12일. 오늘 허가 내주기로 했어요


김승원  : 3상 허가?


양수진  : 네


김승원  : 3상 실험 허가?


양수진  : 네, 2상 끝났다 해가지고 허가 내주기로 했는데


김승원  : 어, 지연되고 있다?


양수진  : 근데 또 딜레이가 되는거죠. 왜냐하면 총대 메기 싫으니까, 담당자들이


김승원  : 응


양수진  : 미루는거야, 계속


김승원  : 어, 어. 그럼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


양수진  : 네,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김승원  : 담당자가 어디, 어디야?


양수진  : 담당자 이름 알아가지고 바로 보내드릴게요


김승원  : 무슨 처 어디야? 어디, 과가 혹시


양수진  : 아, 제가 바로 확인해서 말씀드릴게요


김승원  : 아, 뭐 식약처장 알 테니까


양수진  : 네


김승원  : 그럼 그렇게 3상 허가를 빨리 내서 어쨌건 결과를 봐야 될 거 아니냐


양수진  : 그렇죠, 그렇죠


김승원  : 그런 식으로 직접 처장님이 한번 챙겨봐 달라고


양수진  : 네, 네. 왜냐하면...


김승원  : 어, 보고해달라고 할게


양수진  : 맞아요. 그 마크 걔네들은 70만원, 80만원인데 이거는 10만원대예요


김승원 :  응


양수진  : 가격도 차이가 나지만, 데이터도 이게 더 좋대요


김승원  : 응


양수진  : 왜 계속 수입으로 이렇게 의존하게끔 진행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거죠


김승원  : 응, 오케이, 오케이, 알겠어


양수진  : 네, 네


김승원  : 국부 유출과도 관계가 있으니까


양수진  : 네, 네


김승원  : 어, 그려


양수진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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