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욱 기자의 이중성을 비판한다

검찰 자료는 누구의 손에 들어가면 ‘불법’이고, 누구의 손에 들어가면 ‘공익’인가

최근 한동훈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양수진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자,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가 그 폭로의 자료 출처와 취득 경위를 문제 삼고 나섰다. 그리고 양수진을 스튜디오까지 불러 인터뷰도 하며 김승원과 양수진을 두둔하고, 한동훈의 보좌진 중 한 명도 양수진이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며 김승원 게이트에 대해 물타기까지 하고 있다.


봉지욱은 진보 언론인 중에서는 나름 객관적이며 진영주의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했던 필자로서는 지금 봉지욱의 모습이 무척 생경하다.


봉지욱 기자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가 중요한 문제라면, 그 원칙은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언론인(기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봉지욱 기자와 뉴스타파가 2023년 공개한 1,325쪽 분량의 정영학 녹취록은 뉴스타파 스스로 대장동 사건 검찰 증거기록 41~43권(별책)이라고 밝힌 자료다.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에는 이 자료의 생성시기가 2021년이고, 생산기관은 정영학으로 표시되어 있다.


더구나 뉴스타파는 이후 공개한 ‘대장동 X파일’ 기사에서 훨씬 명확하게 설명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4만330쪽의 증거기록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100여 개의 음성파일을 입수했고, 2023년 1월 공개한 1,325쪽 녹취록은 이 음성파일을 문자로 풀어낸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그 자료는 정확히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가?


물론 취재원 보호는 언론의 중요한 원칙이다. 따라서 기자에게 반드시 취재원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수사자료 이용을 문제 삼는 기자라면 적어도 자신이 사용한 자료의 법적 성격과 취득 경위, 공개 과정에서 지켜진 원칙이 무엇이었는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료를 선택적으로 읽는 태도다. 봉지욱은 정영학 녹취록을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밝힐 핵심 자료로 평가했다. 실제로 뉴스타파는 녹취록을 근거로 대장동 업자들의 로비와 법조, 언론계 접촉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봉지욱이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과 한동훈이 공개한 양수진의 녹취록은 무엇이 다른가? 정영학의 녹취록은 진짜이고 양수진의 녹취록은 가짜인가? 둘 다 사건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봉지욱은 한동훈이 공개한 자료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반박하지도 못하면서 출처에 대한 공격만 하는가?


결국 문제는 ‘누가 폭로했느냐’가 아니다. 한동훈이 폭로하면 불법이고, 봉지욱이 확보하면 공익적인 취재인가? 한동훈이 수사자료를 이용하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자신이 검찰 증거기록과 정영학의 검찰 제출 음성파일을 확보해 보도했다면 그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가?


언론(기자)의 원칙은 자료를 누가 가져왔느냐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한동훈의 폭로가 사실인지 여부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검증해야 한다. 봉지욱 기자의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기자가 특정 정치세력에 불리한 자료를 발굴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언론의 정상적인 기능일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자료를 가지고 누구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누구에게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언론의 감시 기능 자체가 의심받게 된다는 것이다.


‘항소 포기’에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2025년 11월 검찰은 김만배, 유동규, 남욱, 정영학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의 형량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아질 수 없게 됐다. 이 결정은 대장동 사건을 오랫동안 취재해 온 언론이라면 충분히 검증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대장동 사건을 오랫동안 “법조·언론·토건 세력의 유착”이라는 관점에서 추적해 왔고 김만배 일당의 개발비리에 분노했던 기자라면,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천인공노할 비리와 검찰의 항소 포기라는 심각하고 중대한 괴리에 대해서도 같은 정도의 관심을 보여야 했지만, 봉지욱은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해 끝까지 침묵했다.


한동훈을 검증하는 것과 봉지욱을 검증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언론인을 포함해 모든 공적 행위자를 같은 잣대로 검증하는 것이 언론의 본래 역할이다.


따라서 봉지욱은 다음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① 자신이 공개한 검찰 증거기록과 정영학 녹취록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가.

② 검찰 수사자료를 언론이 취득·공개할 때 적용한 법적·윤리적 기준은 무엇인가.

③ 그 기준을 한동훈의 자료 취득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가.

④ 정영학 녹취록에 나타난 정치권 관련 내용을 어떤 기준으로 취사선택해 보도했는가.

⑤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해서는 어떤 취재와 검증을 했는가.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답한다면 논쟁은 정치적 진영논리가 아니라 취재의 독립성, 자료의 검증, 보도의 일관성이라는 언론의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갈 수 있고, 봉지욱은 기자로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언론인은 정치인을 감시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인 역시 검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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