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인 – 지인 김씨 앞>
실례를 무릅쓰고 위험을 각오하고 김 씨에게 제 사정을 알립니다. 저는 조총련의 일방적인 선전에 홀려 사랑하는 남편을 일본에 두고 지난 3월 13일 귀국했습니다. 만일 이 편지가 검열을 받아 저의 생명에 위험이 올지라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동포들이 북조선에 가는 것을 왜 민단에서 반대하는지를 이상하게 여기면서 북조선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왜 반대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도착하여 깜짝 놀란 것은 일본에서 들은 얘기와 현실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 생활품, 식료품, 특히 일상 먹는 야채 하나 볼 수 없는 상태로서 이 지구상에 정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가고 정신 이상에 걸릴 지경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저녁 어린이들 걱정과 일본이 그리워지고 남편이 그리워 울고만 있을 뿐입니다. 저는 인간으로서 이와 같은 생활을 이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단념하고 최후의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선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제 이름을 발표해도 좋습니다.
1960년 5월 15일 평안북도 리기녀
<낙원의 꿈은 깨어지고> 188 페이지
1960년 귀국한 여성이 목숨을 각오하고 쓴 편지
- 이민복(대북풍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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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3, 06: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