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필자는 너무나 허망한 심정이다. 어제 밤에 필자는 허진호가 참고했다는 MBC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탐사보도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지 한심해서 그렇고,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되고 논란이 된 지 10일이 다 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도 암살자(들)이 어떻게 사실을 왜곡했는지 밝히는 언론이 제대로 없다는 것에 허탈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MBC PD수첩과 PD수첩을 참고해 만들었다는 영화 암살자(들)이 무엇을 왜곡했는지(좋게 말해 무엇을 놓쳤는지) 알아보자.
이 논란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호원에 피격 당한 합창단원 장봉화가 언제, 어디서 피격당했는지 확인(추론)해 보면 된다. PD수첩은 장봉화는 문세광이 제압당하고 육영수 여사가 피격 당한 후의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고 말하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PD수첩이 말하는 장봉화가 피격당한 시점은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하고 문세광이 제압당한 후 약 7초가 훨씬 지난 후이다.
그런데 과연 경호원은 이미 문세광이 제압당하고 7초가 지났는데도 문세광을 향하여 총을 발사해 장봉화를 사망하게 했을까? PD 수첩이 말하는 장봉화 피격 시점은 문세광이 경호원 뿐아니라 일반 관객들에 의해 완전히 제압당한 뒤이고 문세광 주변에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 순간에 경호원이 문세광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고?
장봉화가 있었던 합창단석은 연단 앞에 있는 객석이고 장봉화는 객석의 10열 뒤로 문세광이 연단으로 뛰쳐나가 저격하던 지점에서는 뒤로 대각선의 위치였다. 연단의 좌측의 경호원이 문세광을 향해 발사했을 때 맞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는 SBS의 ‘그것이 알 수 있다’가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문세광이 발사한 시간 순을 보면, 1차 자신의 허벅지에 오발, 2차 대통령 연설 연단 상단 피격한 후 3차 불발, 4차 육영수 여사 피격, 5차 태극기 피격이다. 2차와 5차까지 발사된 시간은 불과 1초 정도이다.
PD수첩을 보면, 당시의 총성을 분석한 서울대 음성분석팀은 문세광의 2차 발사부터 5차 발사 사이에 문세광이 쏘지 않은 제3의 총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 의문의 1발은 누가 발사한 것일까? 이를 두고 MBC는 문세광이 쏘지 않은 것임으로 제3의 인물이 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치 북한의 선전 영화 ‘조국과 운명’에 나오는 것처럼 장막의 뒤에서 저격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암살자(들)>도 관객들이 이런 그림을 연상하도록 유도한 것이고.
여러분들은 이 의문의 총성은 누구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PD수첩이 말하는 것처럼 경호원은 문세광이 제압당하고 7초나 지난 뒤에 문세광을 향해 총을 발사해 장봉화를 사망케 했을까? 만약 경호원이 문세광이 완전 제압당한 뒤 문세광을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문세광을 향해 쏘았다면 문세광을 제압하고 있던 사람들이 맞지 않고 문세광과 대각선 뒤 쪽에 있었던 장봉화가 맞았을까?
경호원이 문세광을 향해 총을 쏘았다면 문세광이 저격하는 순간이거나 적어도 문세광이 제압 당하기 전일 것이다. 이 의문의 총성 1발은 경호원이 문세광이 육영수 여사를 저격하기 전후에 발사되어 움직이는 문세광을 비껴가서 장봉화를 맞힌 것이다.
PD 수첩은 자신의 주장(문세광이 제압된 뒤 7초 후의 경호원의 총격에 장봉화 사망)을 뒷받침하기 위해 육영수 여사가 피격되어 쓰러지자 객석에서 연단으로 올라와 육영수 여사를 부축했던 탁금선씨의 증언을 끼워 넣는다.
탁금선씨는 장봉화가 사망한 이유를 “자신이 연단으로 뛰어 올라가 육영수 여사를 부축하려 하자 경호원이 자신을 육영수 여사를 위해하려는 사람으로 오인해 자신을 사격했는데 이게 장봉화가 맞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증언한다.
이건 탁금선씨의 완전한 착각이다. 연단에 올라와 있는 탁금선씨를 향해 경호원이 발사했다면 절대 합창단석에 앉아 있던 양봉화가 맞을 수 없다. 초등학생이 총을 발사해도 그렇게 엉터리로 발사할 수 없다. 고도로 훈련된 경호원이 그렇게 먼 거리를 오조준 할 수 없다. 설사 객석에 앉아 있던 탁금선씨가 육영수 여사를 부축하려 일어나는 순간에 경호원이 발사했다 하더라도 장봉화가 맞을 수 없다. 탁금선씨는 객석 제 1열에 있었고, 장봉화는 최소 10열 뒤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사보고서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피격 순간 전후에 발사된 문세광의 총격에 대해서만 나타내고 장봉화를 사망케한 경호원의 총격은 나타내 놓지 않다 보니까 총성 분석을 통해 제3의 총성이 나타나자 의문이 제기되었을 뿐이다.
상식적으로 경호원이 문세광이 제압된 뒤 7초나 지난 후에 사람들에 둘러싸인 문세광을 향해 총을 쏘겠는가? 장봉화의 사망 원인인 경호원 총격은 문세광이 제압된 7초 후에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초딩이 생각해도 설득력이 없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이제껏 PD 수첩의 저 주장에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니 어이가 없다.
- 문세광 1차 총격 : 10시 25분 24초, 오발로 자신의 허벅지를 맞음.
- 문세광 2차 총격 : 10시 25분 30초, 대통령 연설 연단 상단 2/3 지점 맞음.
- 문세광 3차 총격 : 10시 25분 31초, 불발.
- 문세광 4차 총격 : 10시 25분 31초, 육영수 여사 머리 관통.
- 문세광 5차 총격 : 10시 25분 32초, 참석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태극기에 맞음.
이후 바로 문세광 제압당함.
- 경호원 총격 : 문세광 3차~5차 총격 사이, 합창단으로 참석한 여고생 장봉화가 맞음.
PS1. PD 수첩이 당시 육영수 여사가 피격되는 순간을 방영한 동영상을 보라. 문세광의 권총의 총구가 육영수 여사를 향해 불을 뿜고, 그 직후 육영수 여사가 왼쪽으로 쏠렸다가 곧장 오른쪽으로 쓰러지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PS2. 그렇다면 PD수첩이 장봉화가 맞았다는 경호원의 총격한 시점의 총성은 누구에 의해 왜 발사된 것일까? 장내 정리를 위해 경호처에서 쏘았거나 경호원이 오발한 것으로 추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