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항하고 있는 북한 선박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은 8일 “북한 선박들이 동남아에서 중국까지 불법적인 물건을 운송하고 중국인 업자들로부터 운송비를 챙기고 있다”며 “이들이 운송하는 물건에는 대마와 필로폰 등 마약류가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중국에서 반입이 금지되거나 엄격히 통제되는 의약품과 위조품도 주요 운송 대상”이라고 전했다.
중국인 업자들이 북한 선박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단속 회피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북한 선박들은 AIS(자동선박식별장치)를 끄거나 선박명과 위치 정보를 허위로 송신해 항적을 숨기고, 늦은 밤이나 감시가 어려운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화물을 옮겨 싣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이 맡았던 북한 선박의 이상 항적 추적·감시 기능이 사라진 점도 북한의 불법 화물 운송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에서 중국으로 운송된 불법 화물은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은 북한 측 화물창고에 보관된다고 한다. 해당 창고는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검열과 통제가 미치기 어려워 사실상 단속의 사각지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선박은 이 같은 불법 화물을 한 차례 운송하고 수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 선박들이 마약이나 미신고 의약품 등 각종 불법적인 물건을 운송함으로써 벌어들이는 외화 규모가 상당하다”며 “이에 따라 이런 운송에 관여하는 북한 선박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거래가 공식적인 관리·감독의 영역 밖에서 이뤄지다 보니, 북한 측이 중국인 업자의 화물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동남아에서 물품을 넘겨받은 뒤 약속한 목적지까지 운송하지 않고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난달 초 북한 선박을 이용해 동남아에서 대마를 들어오려던 한 (중국인) 업자가 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며 “북한 측이 물건을 넘겨받은 뒤 그대로 잠적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당시 북한 선박이 가로챈 화물은 시가 약 400만 위안(한화 약 8억원)에 달하는 대량의 대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박은 운송 대가로 화물 가격의 10% 안팎인 운송비를 받는 것보다 아예 화물 자체를 가로채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중국인 업자는 마약을 불법 반입하려 했던 탓에 피해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 못하고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지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특성상 이와 유사한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북한 선박을 통해 불법 화물을 운송할 때 북한 측으로부터 보증금이나 담보물을 미리 받아두고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는 피해를 본 중국인 업자가 이러한 안전장치를 두지 않아 결국 손실을 떠안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