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보와 관련된 이재명 대통령의 실언이 계속되고 있다. 10월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이 매설한 지뢰를 밟고 한국군이 크게 다친 북한 도발에 대해 ‘불의의 사고’라고 언급함으로써 북한 노동당 정권의 책임을 면제해 줬다. 19일에는 ‘북한의 핵무기는 방어용’이라고 하면서 “韓美연합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주권 회복 차원에서 빨리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핵심적인 발언이 모조리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국군통수권자가 국방 문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정말 김정은에게 약점 잡힌 것 아니냐’는 말이 이제는 공론화되고 있다. 동시에 ‘대통령에게 이런 엉터리 정보를 누가 주입하는가’, ‘수상한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힘을 얻게 된다.
국방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실수는 국가의 존망과 바로 직결되기에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90분 간담회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따져 보겠다.
‘전시작전통제권’에 관해 대통령은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환수 또는 환원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시작부터 잘못됐다. 전시작전권은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전작권은 ‘한미방위조약에 의해 만들어진 한미연합사령부를 누가 지휘하느냐’는 것인데 한미연합사령부를 지휘하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합의해 지휘하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관이 멋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지휘하는 것도 아닌데 이 대통령은 완전히 곡해를 하고 있다. 자신의 권한이 뭔지도 모르는 것이다.
자신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하나도 없다. 美 대통령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바로 ‘환수’라는 단어다. 전시작전권은 한국이 돌려받는 게 아니다. 원래 있던 것인데 좀 바꾸자는 의미에서 ‘전환’이 정확한 표현이다. 어떻게 바꾸느냐?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군 장성이고 주한미군사령관이 겸하고 있는데 이것을 한국 장성이 맡도록 한다는 정도의 변화다.
이게 왜 환수인가? 자기 것을 자기가 환수하는 사람이 있나? 50% 지분을 갖고 있는데도 하나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 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아야 되겠다’, ‘한국은 지금 군사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어 있다’라는 황당무계한 생각에 기초해 나오는 발언이 ‘전환’ 대신 사용하는 ‘환수’라는 용어다. 어딘가 초조해 보이는 이 대통령이 자신을 따르는 좌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짜 민족주의에 입각해 꺼내든 좌파용 선전선동 용어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의 이런 좌파적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까. 미국을 사실상 공격하고 미국을 마치 식민지 종주국처럼 여기듯 말하는 대통령과 그 휘하의 국가정보원과 정보 협력을 하려 하겠는가.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자주적 독립국가임으로 스스로 군사 작전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군사 주권의 문제’라고 했는데 역시 틀렸다. 군사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핵무장한 북한의 침략 시도를 저지할 것이냐’ 하는 우리 생존의 문제다. 게다가 군사 주권 측면에서도 하나도 문제 될 게 없다. 미군과 한국군을 대표하는 미국 대통령 한국 대통령이 공평하게 50대 50으로 연합사 작전권에 관여할 수 있고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무슨 주권 침해가 있나?
오히려 덕을 보는 건 우리다. 이 체계를 통해 북한 핵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기 쉽다는 점이다. 북한이 핵공격을 하려 할 때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려면 지휘 계통에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그 지휘계통의 핵심이 바로 한미연합사이며 전시작전권이다. 그런데 이걸 흔들어 버리고 한국군이 ‘주권’을 내세우며 지휘권을 우리만 행사하겠다고 한다면, 미국은 “그러면 잘 해봐”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미국의 핵우산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너희들이 주권적 차원에서 미국 간섭 없이 방어하겠다고 하니 북한의 핵위협에 혼자 한번 해 봐라’ 이렇게 나올 텐데,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가.
이 대통령은 한국이 충분한 군사적 능력을 갖췄다고도 말했다. 한국이 핵폭탄을 한 20개 갖고 있나? 대통령은 재래식 군사력에서 우리가 앞선다는 점만 가지고 우리가 북한을 압도한다는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 우리의 재래식 전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북한이 쏜 핵폭탄 몇 발 맞으면 다 끝나 버린다. 권총 가진 사람과 칼 가진 사람이 대결하는데 칼이 아무리 좋다고 하들 무슨 소용이 있나.
대통령의 19일 발언은 듣는 사람이 불안할 정도로 호기롭고 자신만만하다. 군통수권자가 거짓을 사실로 믿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걱정이다. 북핵 관련 발언도 황당했다.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핵무기는 최후의 방어무기”라고 했다. 즉 방어 목적에만 사용할 것이므로 우리가 북한을 침공할 생각이 없으니 북한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인데 이 말을 듣고 국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
칼이 하나 있다. 과거 칼로 사람을 찌른 전과까지 있는 살인 강도가 지금 칼을 들고 내 앞에 서 있는데 “저 칼은 방어용”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과거 미얀마를 방문 중인 한국 대통령을 찾아가 폭탄을 터트려 17명의 장차관급 엘리트를 죽게 한 그들이 들고 있는 핵무기가 방어용이라고?
‘방어용’이라는 말은 오히려 ‘한국과 미군이 북한을 침공하려고 하니 김정은이 핵을 만들어 북한 체제를 방어하고 있다’며 변호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이 핵무기를 방어용으로 만들고 있다면 왜 이렇게 많은 핵탄두를 만들고 종합적인 발사 수단까지 갖추려 하는 것인가.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아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압박이 된다. 그래서 지금 이재명 정권, 그리고 대한민국 군대가 지금 제대로 북한 도발에 응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게 방어용인가?
방어용이라고 하면 한국군과 미군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그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우리가 북한을 침공할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이 침공받았을 때만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게 되어 있는데 국군통수권자가 그것도 모르나?
어제의 발언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는 조롱감이 되고 국민으로부터는 불신을, 미국으로부터는 의심을 사게 됐다. 대통령이자 국군통수권자가 의심·불신·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는 세계 앞에 당당해야 하고 위엄이 있어야 한다. 늦기 전에 19일 발언은 취소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