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영화로만 보라면서 창작의 자유를 외치는 자들에게 묻는다

‘5·18 왜곡방지법’ 폐지부터 먼저 주장하라

<암살자(들)>이 상영되자, 역사왜곡과 패륜, 공정성(형평성과 일관성)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되자, 영화를 영화로만 봐야 한다며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영화 <암살자(들)>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대부분 진보연 하는 작자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들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려면 먼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5·18 역사왜곡방지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부터 폐지하자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5·18 관련해서 상상력을 동원한 허구(허위의 사실)와 일부의 사실을 섞어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면 처벌하려고 하는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외치면서 5·18만 성역으로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라.


육영수 여사는 대부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으니 ‘육영수 여사 관련 왜곡방지법’도 만들어야 되지 않겠나? 


특정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해 성역화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의문이지만, 성역화 기준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또 하나 묻고 싶다. 5·18 역사왜곡방지법은 “5·18 관련 허위 사실을 공연하거나 상영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영화 <화려한 휴가>나 <택시 운전사>에는 허위 사실(허구)이 수없이 많다.


<화려한 휴가>를 보면 태극기를 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군중들을 향해 계엄군들이 일렬로 도열하여 일제 사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건 허위이다. 일부 시위대가 카빈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계엄군을 향해 버스를 돌진시켜 계엄군이 그 버스에 치여 죽고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자, 계엄군들이 자위 차원에서 총격을 가한 것일 뿐,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일제 사격하는 일은 없었다. <화려한 휴가>의 이런 장면은 사실과 다른 허위이다. 계엄군을 악마화하는 이런 장면을 영화가 담는 것은 5·18 역사왜곡 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는가? 


시민군들을 사실보다 더 미화하거나 계엄군을 사실과 다르게 악마화하는 것은 이 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가? 법은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어느 쪽이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장면을 영화에 담으면 이 법의 대상으로 해야 일관성이 있고, 형평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대규모 발굴 조사가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과 주변 지역을 조사한 적이 있다.


증언과 지중탐사레이더(GPR)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의심 지점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발굴했다.


북쪽 담장 바깥 농장터를 약 117m 구간을 세 구역으로 나누어 조사했고, 굴착은 대체로 1~1.5m 깊이까지 진행했으나 배관·쓰레기 등만 확인됐고 기대했던 유해는 나오지 않았다. 

남쪽 소나무 숲에서도 유해나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쪽 담장과 감시탑 주변, 공동묘지, 광주천변, 화순 너릿재 일대 등으로 조사를 확대했지만 5·18 행방불명자의 신원을 확인할 만한 유해 발굴 성과가 없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조사를 했음에도 암매장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렇게 증언이나 신고가 허위로 밝혀지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이 법에서는 어떻게 처리하나? 


만약 당시 계엄군의 일원 중에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처럼 알려진 것을 바로잡기 위해 특정 작업을 요청하면 국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보는가?  


가령 전일빌딩의 핼기 기관총 사격이 있었다고 알려진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그런 적이 없음을 밝히기 위해 공개적으로 전일빌딩과 유사한 빌딩을 대상으로 당시 사용되었던 헬기와 기관총으로 직접 사격하여 실제 벽면이나 바닥, 천장에 어떤 총흔을 남기는지 살펴보고, 전일빌딩 아래에서 카빈 소총으로 전일빌딩 상층부 벽면을 향해 사격하고, 전일빌딩 내부에서 M16 소총으로 사격했을 때의 총흔과 비교해 헬기 기총소사가 실제 있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세월호 사고 원인 규명한답시고 말도 안 되는 음모론에 불과한 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 국정원이 고의로 닻을 내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세월호를 직립하여 바닥 등 외부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직립해 세월호 외관을 확인한 결과 이들의 의혹 제기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전일빌딩에 헬기가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확정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사를 요청하는 것은 세월호 사고 의혹 해소를 위해 세월호 직립을 요구한 것에 비한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


필자는 5·18 당시 전일빌딩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수 만명이 모여 있던 장소에서 핼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면 이를 목격한 사람은 최소 수 천명은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에 이를 목격한 사람은 없는데, 1km 정도 떨어져 있던 성당의 조비오 신부가 헬기의 기관단총 총격을 들었다는 증언이 고작이다. 


그렇게 수 백발의 헬기 기관단총 사격이 있었는데 이에 맞아 사망한 사람은커녕 부상을 입은 사람도 없다. 수 백발의 기총소사가 있었으면 탄피와 탄두도 현장에 많이 남아 있었을 것인데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 계엄군의 핼기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하는 시점 후에는 계엄군이 수세에 몰려 철수한 뒤라 시민군들이나 시위대가 발견할 수 있었는데도 기관총의 탄피와 탄두가 1점도 제시되지 않은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더 웃긴 것은 조사위원회가 전일빌딩의 탄흔 245개 중에 193개가 헬기 기총소사라고 단정하면서 헬기 기관단총의 탄흔과 카빈이나 M16 소총 탄흔과 구별할 수 없다고 밝힌 점이다. 


사실 영화 <암살자(들)> 논란에서 역사왜곡과 패륜도 문제였지만, 국민들은 이보다도 공정성을 더 문제 삼고 있다. 


젊은 층에서 노무현을 대상으로 한 ‘부엉이 바위의 진실’, ‘미는 자(들)’, 그리고 이재명을 겨냥한 ‘영부인(들)’, ‘대장동 살인자(들)’ 등의 패러디 영화 제목들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자신들이 유리할 때만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내세우는 좌파 진영의 형평성과 일관성을 결여하는 태도에 역겨움을 느끼고 분노하기 때문이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에 모든 국민들이 동의한다. 하지만 이것이 한 쪽 일방에게만 적용되고 형평성과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그 표현과 창작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가 될 뿐이다. 


좌파 진영, 그리고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들, 영화 <암살자(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표현과 창작의 영역이나 대상에 한계를 설정하는 제도나 법에 대한 폐지를 먼저 주장해야 자신들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의 한계가 필요하다면 그 한계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기준을 보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번 <암살자(들)>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어느 선까지 허용해야 할 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에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의 이용

  2. 전시물 또는 공연물의 전시ㆍ게시 또는 상영

  3. 그 밖에 공연히 진행한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등에서의 발언

  ② 제1항의 행위가 예술ㆍ학문, 연구ㆍ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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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후 2026-10-26 오후 10:36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암살자들' 논란에 대해 창작의 자유를 주장한 한 사람이지만. 창작의 자유를 주장하기 위해 '5.18 역사왜곡방지법에 반대입장을 먼저 주장하라는 요구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암살자들 관계자들도 법적 처벌을 각오하고 만들었을텐데, 노무현 의혹 영화도 법적 처벌을 각오한다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창작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5.18도 의혹이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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