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진 ‘1호 행사’에 고달픈 신의주시 주민들…“말·행동 조심”

이동 등 일상생활 통제 강화돼…신의주가 국가적 요충지로 주목받는 것에 주민 기대감과 불안 공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일치기 깜짝 방중과 관련해 평안북도 신의주시 일대에서 주민 통제가 한층 강화돼 주민들이 불편과 불안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신의주시 일대에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으며,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이 끝난 뒤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완공 12년 만에 공식 개통된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과 만났다.

이런 가운데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전후해 신의주시에서는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강도 높은 통제 조치가 시행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최근 3~4년 사이 신의주에 1호 행사가 부쩍 많아졌다”며 “예전에도 신의주시는 국경도시라는 특성상 경계 경비가 삼엄했지만, 1호 행사가 잦아지면서 통제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살벌해졌다”고 말했다.

‘1호 행사’는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일정을 뜻한다. 통상 1호 행사가 예정되면 경호와 보안을 이유로 해당 지역의 경계 경비와 주민 통제가 대폭 강화된다. 평소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던 일도 1호 행사를 앞두고는 최고지도자의 신변 안전과 결부돼 중대 사안으로 취급될 수 있어 주민들이 체감하는 압박의 강도도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신의주시 일대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도시 미화와 위생 관리, 야간 숙박검열이 연일 강도 높게 진행됐고, 유동 인원에 대한 통제도 한층 강화됐다고 한다. 특히 지난 23~24일에는 신압록강대교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이동과 야외 활동이 전면 차단되다시피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23~24일에 신압록강대교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밭일도 하지 못하게 하고 집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할 정도로 통제가 극심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최근의 엄격한 통제가 1호 행사와 관련된 움직임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시에 불평하거나 미화 및 위생 사업 동원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뒤늦게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소식통은 “평소에는 불평 한마디 하거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1호 행사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1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이 어떻게 기록되고 문제로 제기될지,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몰라 두려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1호 행사 기간에 문제를 일으켰다가 소개(추방)된 사례가 있어, 1호 행사 때 잘못 걸리면 인생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긴장감이 높다”며 “행사가 끝난 뒤에 총화가 뒤따르기 때문에 행사 전후가 모두 긴장의 연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신의주시 주민 사회에는 신압록강대교 개통과 김 위원장의 방중 등을 계기로 북중 무역이 더욱 확대돼 지역경제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통제 강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의주시가 국가적 요충지로 주목을 받아 1호 행사가 잦아지는 상황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소식통은 “중국과의 왕래가 늘고 무역이 활발해지면 먹고사는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며 반기는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다만 주민 신원 확인과 숙박검열, 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지고 특히 1호 행사로 통제 수위가 더 높아지는 것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의주시 주민들은 ‘이제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이전보다 몇 배 더 조심해야 한다’, ‘언제 또 어떤 행사가 있을지 모르니 평소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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