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입하는 '조선소년단'을 시작으로, 반드시 어떠한 사회단체나 조직에 소속되어 통제를 받는 '조직생활'이 의무다. 이는 전적으로 모든 주민을 노동당과 정부의 관리 아래 두고, 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는 규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서다. 그중에서도 조직력이 특히 강하고 규율이 엄격한 단체가 바로 '여성동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여성동맹의 최근 활동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가혹한 동원 실태에 관해 양강도와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여러 여성 취재협력자들이 보내온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 어느 단체보다 강력한 조직력 "국영기업처럼"
북한에서는 연령, 직업, 성별 등에 따라 가맹 필수 사회단체가 있다. 예를 들면 대체로 30세 이하의 노동자와 학생이 가입하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과, 30세 이상의 모든 직장 노동자로 구성된 '조선직업총동맹', 농장원에 의한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등이다. '여성동맹(통칭, 여맹)'은 주로 결혼 후 남편 부양으로 들어가 직장을 가지지 않은 주부가 소속된다. 여성동맹에 소속된 함경북도 협력자 A 씨는,"여맹은 어떤 기업과 단체보다 조직력이 강하다"라고 말한다.
"여맹 조직은 하나의 국영기업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사회동원, 농촌으로 가는 원농동원, 공사(건설) 현장에도 동원된다. 지금은 지역별로 가을동원이 있어서,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거나 여맹 내에 조합을 만들어서 초물(草物)제품을 생산한다."
※ 초물제품 : 풀과 나무 등을 가공해 만든 물건, 벽걸이, 장식품 등. 주로 중국에 수출한다.
◆ 농촌, 건설 현장, 도로 보수, 청소... 동원뿐인 일상
A 씨가 '하나의 국영기업처럼'이라고 표현한 여맹은, 어떤 활동을 할까? 양강도의 협력자 B 씨가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혜산에서는 농촌동원이나 약초와 열매, 씨앗 채취, 도로 보수, 청소, 도시 미화 사업 등 '사회적 과제'로 불리는 동원이 있다. 농번기에는 농장에 매주 3~4번 이상 파견되며, 김매기, 물주기, 밭정리, 수확 등의 원농 작업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선전 활동이나 예술 공연도 한다."
약초와 열매는 채취해 팔아서 여성동맹의 활동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씨앗 채취는 길가에 꽃을 심는 도시 미화 활동의 일환이다. 그렇다면 선전 활동과 예술 공연이란 무엇일까? B 씨는 "건설과 농촌 지원 현장에서 여성동맹원들이 노래와 춤 공연을 하거나, 깃발을 흔들며 행진한다. 여성동맹원 가운데 예술 분야에 뛰어난 인원을 선발해 선전선동대로 활동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노동에 동원된 사람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활동이다. 여맹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B 씨는 계속 설명했다.
"가축을 기르거나 부업지를 운영하는 일도 있다. 그리고 '종은 일하기'라는 명목으로 들국화와 코스모스 등의 꽃을 연 1회, (도시 미화를 위해)조직적으로 바쳐야 한다. 올해는 건설 붐으로, 공사 현장에 동원되는 경우도 많다."
※부업지 : 군부대 등의 기관이나 기업이 구성원에게 공급하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농지
협력자가 대략 나열한 것만 봐도, 역할이 너무 많아 지칠 정도다.
◆ 한 달에 반 이상은 동원... 10시간 이상 작업하는 날도
그렇다면 구속받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B 씨는"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도로와 도시 미화 활동을 맡는 여성동맹은 한 달에 적어도 15일은 동원된다. 하루에 약 5~6시간이다. 농촌동원이나 수해 복구 건설 등 중요한 시기에는 하루 9~10시간씩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 너무 힘드니까 직장에 나가서 여맹에서 빠지려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함경북도의 A 씨는"하루 평균 8시간 정도로, 월 14~17일 동원된다. 오후 동원으로 3시간만 동원될 때도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지도자(김정은)의 말씀이나 방침 등 여맹원용 문서가 주 2, 3회는 내려와 지도자의 위대성을 학습하거나 사회 정세에 관한 강연을 들어야 한다고 한다.
여맹의 고충은 자주 동원되고 구속되는 시간이 길어서만이 아니다. 이만큼 일해도 전혀 보수를 받지 못하는데다 여맹비를 매달 내야 한다. 단, 여맹비 외 추가로 돈을 내면 동원에서 빠질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다음 편에서는 여맹의 운영 형태와 함께 이를 자세히 보도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