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동원 노동, 완전 무보수…거액의 '맹비(盟費)'까지 내야

<북한내부조사>꼼짝달싹 못하는 '여성동맹' (2)동원 빠지려면 '하루 2만5000원' 뇌물
건설 현장 동원 작업 중 점심을 먹는 여성들. 압록강변에 설치된 철조망 바로 뒤에 앉아 있다. 2025년 9월 양강도 혜산시를 중국 측에서 촬영(아시아프레스)
북한의 모든 사회단체 가운데서도 특히 강력한 조직력을 갖춘 곳이, 주로 전업주부로 구성된 '여성동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다. 지난 기사에서는 농사일과 건설, 청소, 도로 보수 등 다양한 분야의 동원 노동에 한 달의 절반 이상 내몰리는 실태를 보도했다. 이러한 가혹한 육체노동은 완전한 무보수다. 그뿐 아니라 여성동맹원들은 매달 상당한 액수의 '맹비(회비)'까지 징수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강도와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여러 여성 취재협력자가 조사를 담당했다.

◆한 달의 절반 이상 동원되지만 보수는 제로
지난 기사에서 '여성동맹(여맹)'이 농사일이나 건설 현장 등에 동원되는 한 달의 구속 시간을, 함경북도의 A 씨는"하루 평균 8시간 정도이며, 한 달에 14~17일 동원된다. 오후에 3시간만 동원되는 날도 있다", 양강도의 B 씨는"동원 노동은 한 달에 적어도 15일, 하루에 약 5~6시간이다"라고 전했다.

동원은 기본적으로 야외 육체노동으로, 장시간이지만 놀랍게도 무보수라고 한다. 하지만, B 씨는"동원에 나오면 '맹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여맹원들은 매월 강제로 '맹비'를 내야 한다. 양강도, 함경북도에 사는 여성 협력자는 모두 "'맹비'는 월 1만 5000원이다"라고 답했다. 즉, 무보수로 장시간 동원되면서 돈까지 내야 하는 것이다. 단, 쉬지 않고 동원에 참가하면 월 5000원으로 감액될 수도 있다고 한다.
※ 북한의 1만 원은 한화 약 183원 (2026년 10월 23일 현재)

◆한때는 뇌물로 동원 피할 수 있었지만
1만 5000원의 '맹비'는 어디에 쓰일까? 두 사람에 따르면, 1만 원은 '동원지원사업’, 즉, 동원에 나가는 여성동맹원의 식비 등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여성동맹의 운영비로 충당된다고 한다. 또한 여성동맹에서 생산한 물품을 판매하거나 동원 파견처에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경우, 그 대가는 여맹이 받아 조직 운영비와 필요 장비 구입비, 연료비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아무런 대가도 없는 동원이 여성들에게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과거에는 뇌물을 주고 노동 동원이나 학습 등 조직생활에서 빠져나와 장마당 등에서 장사에 전념하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당국이 개인의 경제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전업주부를 여맹 조직생활에 묶어두려는 통제가 강화되었다.

실제로 양강도의 협력자는 2024년에 "수요일에 정기학습, 금요일에 강연회, 토요일에는 생활총화와 강연회로 너무 바쁘다. 출석관리도 엄격해서 참가하지 않은 사람을 조사해 보고하는 체제가 됐다"라고 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직장에 나가서 여맹을 이탈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B 씨는 말한다. 직장에서도 '조선직업총동맹(직맹)'에 속해야 하지만, 여맹의 너무 바쁜 조직생활보다는 낫다는 판단일 것이다.
※ 생활총화:모든 주민이 의무로 참가해야 하는 반성회의. 소속된 조직에서 주 1회 열린다.

단, 여전히 돈을 내고 조직생활에서 빠지는 사람은 있는 듯하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동에서는, 여맹원 350명 중 동원에 나오는 사람은 약 50~60%라고 B 씨는 말한다."돈을 내고 동원에서 빠지는 사람이 50여 명이고, 나머지는 개인적인 사전과 병을 이유로 못 나오는 사람들이다."

청소와 도로 보수 등의 통상적인 동원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동원은 엄격해서, 동원에서 빠지려면 훨씬 많은 뇌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B 씨는 "올해부터 건설 붐이 일어나서 주 4일은 건설 현장에 의무 동원되고 있다. 9월 현재 반나절 빠지는데 1만 원, 하루 빠지려면 2만 5000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동원, 부업, 인플레…여성들의 삼중고
이것이 얼마나 큰돈인지 살펴보자. 국영 기업 일반노동자의 노임(월급)은 3만 5000~5만 원이다. 즉, 국가 주도 프로젝트의 건설 동원에서 하루 빠지는 것만으로 노임의 절반 이상을 내야하는 셈이다.

노임만으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전업주부인 여성들은 '임가공'이라고 불리는 가발이나 장식품을 만드는 부업에 매달린다. 중국 제조업체로부터 위탁받은 가공 작업이다. 아시아프레스가 5~6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쉴새없이 작업해야 한 달에 10만~15만 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고통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식인 백미와 옥수수 가격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1kg당 가격은 백미 5만 4000원, 옥수수 1만 4500원이다(2026년 10월 23일 현재). 가령 한 가구의 월수입이 20만 원이라고 한다면, 옥수수도 약 14kg밖에 살 수 없다. 백미를 살 여유는 없다.
※ 산에서 약초와 산나물을 캐거나 나무를 해서 팔고, 집에서 사육한 닭과 돼지를 파는 등, 남편의 노임과 아내의 임가공 외에도 수입원은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수입 구조의 상세에 관해 현재 조사 중이다.

지난 30여 년 가까이, 북한의 여성들은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장사에 매진하며 시장 경제의 중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지금, 매달 절반 이상은 무보수노동에 동원되고 남은 시간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임가공' 부업에 전념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도 해내고 있다. 여성을 괴롭히는 여성 조직. 그것이 여성동맹의 실태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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