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월 29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가상자산 탈취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사이버 범죄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기업과 여러 국가의 사법 관할권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인 문제”라고 2일 RFA에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RFA에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자료를 공유하면서, “최근 몇 년간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고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에 점점 더 의존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북 사이버 범죄, 다른 국가와 긴밀히 협력”>
그러면서 “암호화폐 탈취와 자금 세탁은 이러한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며 “미국은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규탄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고 국무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가 북한인지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한 가운데, 미 국무부도 북한이 배후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미 연방수사국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수사 자료에서 이번 ‘바이낸스’ 가상자산 탈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 판단하고,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의 악성 사이버 활동이라고 특정했다. 또 연방수사국은 미 비밀경호국(USSS), 국세청 범죄수사국(IRS-CI)과 함께 이번에 탈취한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ETH)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자산들은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와 ‘즉각 교환(Instant Swap)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자산으로 추가적인 자금 세탁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암호화폐 탈취 사건에서 나온 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에 보유했던 이더리움 주소 300개, 비트코인(BTC) 주소 19개를 공개하면서, 이는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 조직이 직접 운영하거나 이들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미 전문가 “북, 탈취 자금 절반은 현금화할 것”>
미국의 암호화폐 추적∙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TRM Labs)의 닉 칼슨 선임 분석관은 2일 RFA에 “북한이 탈취한 자금의 절반 정도는 세탁을 거쳐 중국 위안화나 미국 달러화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닉 칼슨] 중요한 점은 약 30억 달러가 즉시 동결됐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전체 금액을 가져간 것은 아니죠. 하지만 동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자금의 경우, 북한은 결국 그 대부분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전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북한은 탈취한 암호화폐의 약 절반을 세탁해서 그 대부분을 중국 위안화나 미국 달러화로 전환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쉬운 과정이 아니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중국측 협력자들에게 상당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결국, 북한은 이 자금의 대부분을 확보하게 되겠죠.
미 연방수사국 출신인 칼슨 선임 분석관은 지금까지 북한이 탈취한 가상자산은 미화로 최소 120억 달러에 달하며, 이중 올해에만 70억 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 업체인 ‘체이널리시스’도 지난달 30일, 올해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의 약 89%가 북한이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2021년의 15%에서 약 6배나 오른 수치다.
<“북 자금 세탁 방해∙금융기관 압박 필요”>
미 국무부 관계자는 RFA에 각국 정부와 네트워크 보안 담당자, 일반 대중이 경각심을 갖고 협력해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완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칼슨 선임 분석관도 사실상 미국이나 유엔 등이 어떤 조치를 취해도 북한이 사이버 해킹 활동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공세적인 대응만이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어라고 주장했다.
[닉 칼슨] 하지만 북한 정부에는 다른 금융상의 취약점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 간의 수사와 기소 사례를 살펴보면 결국, 이 자금은 북한의 은행들을 통해 통제되고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대외무역은행’과 ‘조선광선은행’ 등이 있죠. 따라서 북한의 해커 조직을 직접 제압하지 않고도, 이러한 북한 금융기관의 활동을 교란하는 데 더 많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미 연방 검사 출신으로 북한의 자금 세탁과 암호화폐 탈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아리 레드보드 TRM랩스 정책 소장도 RFA에 북한의 해커들을 지속적으로 기소하고 신원을 밝힘으로써 범죄자 낙인을 찍고, 자금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물을 증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리 레드보드] 사람들이 “해킹 조직을 잡아도 다시 생겨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방해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 해커들의 신원을 공개해 국제 사회에서 ‘낙인’을 찍고, 해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자금 세탁을 어렵게 만들고, 거래소 및 믹싱 서비스를 차단해 자금 인출을 막는 겁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모두 북한의 해킹 활동에 ‘균열’을 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북한의 해킹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그들의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시간을 지연시키며,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돼야 합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에 대한 제재 계획이나 대응조치, 미 법무부는 동결된 자금 회수 계획과 관련자 기소 여부 등 추가적인 정부의 입장과 조치 등에 관한 RFA의 질의에 2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다.
美 국무부 “北 암호화폐 범죄는 국제적 문제”
- RFA(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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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1-03, 10: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