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가면정치 대 해부'
'국정원 도청 책임지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장기표 칼럼니스트
김대중 정권 때의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씨와 신건 씨가 도청혐의로 구속되면서 김대중 정권이 주요인사 1800여명에 대해 상시적으로 도청한 사실이 검찰에 의해 밝혀졌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도청의 피해자였고 또 도청은 있을 수 없다고 그토록 강조했던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파렴치할 정도의 도청이 상시적으로 자행되었다 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하고 평화를 증진했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엄청난 규모의 도청을 자행한 것이 밝혀졌으니 국내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국제적으로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다가 노벨평화상 반납운동이 일어날까 봐 두려운 상황이다.
김대중정권 도청 한 것 부인할 수 없어
김대중 전대통령측은 자신들은 도청 팀을 해체하고 도청을 할 수 없게 했을 뿐 도청을 한 사실이 없다든가 김영삼정권 시절의 도청은 가만히 놓아두고 왜 김대중정권 시절의 도청만 문제 삼느냐, 또는 ‘대한민국을 부인한 사람(강정구 교수 지칭)은 지휘권까지 동원해 가면서 불구속하고 대한민국을 지켜낸 사람은 구속하느냐’며 도청사실을 부인하거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미 임-신 두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영장에서 드러난 도청관련사실을 보면 김대중정권이 도청을 한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김영삼정부 5년 동안 안기부에 의해 도청 당한 우리더러 도청을 했다는 것은 무도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김대중정권 시절의 도청사실을 밝히고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임동원 씨를 구속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김대중정권이 도청을 하지 않았었다면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감싸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도청이 없었는데 도청이 있다고 한다고 논박할 일은 아니다. 도청이 없고서는 도저히 노무현정권이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국정원이 도청한 내용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 하는 데 있다. 보고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심복중의 심복인 국정원장이 인지한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청으로 인지한 사실을 보고 받았다면 그것은 도청을 지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그 책임이 막중할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미 드러난 국정원의 도청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미 드러난 사실을 놓고 공연히 ‘정치게임’이나 벌이면 국민으로부터 더 큰 비난만 받게 될 것이다.
DJ 쪽 두둔 삼류정략의 극치
그런데 김대중정권의 도청사고 여야정당과 청와대, 김대중 전 대통령측의 대응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호남표’를 의식해 김 전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려는 모습도 딱하지만 한나라당 마저 DJ 쪽을 두둔하는 모습은 삼류정략의 극치다. 무엇보다 청와대의 ‘이중삼중 플레이’는 무책임과 교활의 극치다. DJ를 옹호하는 척하면서 치명타를 가하는 것까지야 ‘호남정서’를 고려한 하나의 술수로 보아 넘길 수도 있겠으나 검찰의 수사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듯한 언행을 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뜻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 못된다. 실제로는 구속을 종용했으면서도 ‘구속은 지나쳤다’는 식의 발언을 흘려보내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아무튼 그 경위가 어떠하든 수사기관의 도청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엄정한 수사와 문책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수사할 일이 있으면 수사해야 할 것이다. ‘호남민심’을 이유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정담당자의 자세가 되지 못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DJ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은 DJ와의 개인적 관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DJ가 호남민심을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로 DJ를 추종하려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즉 DJ를 파렴치범으로 몰아 더 이상 DJ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없게 하기 위한 뜻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민주당 지도부, 심지어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DJ를 찾아가 아첨을 떤 일이 결국 DJ에게 타격을 가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결국 DJ 옹호가 DJ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을 뿐이다.
'호남인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차제에 호남인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DJ가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호남민심도 따라간다고 보는 판단들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날 DJ를 지지해서 민주화를 성취하고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제 DJ 때문에 어느 당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 DJ는 존경의 대상은 될 수 있을지언정 추종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도청사실 같은 것이 드러나면 엄정하게 비판해야 할 뿐 이를 정치보복 운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야 지난날 DJ를 존경하고 지지한 것이 지역감정에 기초해 맹목적으로 존경하거나 지지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겠기 때문이다.
혹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원 도청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지역주의의 망령을 쫓아내는데 기여한다면, 이것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브레이크 뉴스] http://www.breaknews.com
"호남사람도 정신 차려야"
- 장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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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17, 1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