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APEC집회, 부산시민들 화났다

'손님 초대해놓고...' 시위,경찰 검문강화로 교통도 최악


부산 APEC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18일 부산 시내 곳곳에서 반APCE 거리집회가 열려 경찰이 정상회담 장소인 벡스코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에 대한 봉쇄 및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해운대 일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혼란을 야기하는 APEC 반대집회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낮 12시부터 부산 수영구 광안역 삼거리에서 35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전국농민대회의 반APEC․부시반대 농민궐기대회에서 문경식 농민회 의장은 '우리 주권을 지키지 않으면 노예가 될 것'이라며 '경찰의 방패에 죽더라도 주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종렬 민중연대 의장은 '농업이 무너지면 사람이 살 수 없다'며 '미국 앞잡이 되지 말고 우리 농업 사수하자'고 말했다.

김혜경 민노당 전 대표, 현애자 민노당 의원을 비롯 인도네시아.홍콩 농민대표와 일본 반 세계화 활동 대표 등이 참석한 이날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2시30분께 집회를 마치고 고(故) 오추옥 씨 영정을 든 상복차림의 50여명을 선두로 수영강변도로로 행진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망미동 사거리를 점거한 채 집회를 벌였던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2천여명도 토곡 사거리에서 집회를 가졌던 민중대회 참가자 1천600여명과 함께 오후 2시 40분께부터 수영강변도로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별도 집회를 개최한 여성대회 참가자와 전국노점상연합회 참가자 600여명도 `빈곤과 전쟁을 유발하는 APEC 반대' 구호를 제창하며 간단히 집회를 마친 뒤 농민대회 참가자들과 합류, 행진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벌어진 반APEC 집회로 인해 수영구 주요 간선로인 수영로 왕복 6차로 등에 대해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바람에 수영구는 물론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등 주변 지역 교통마저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다.

더욱이 경찰이 차량통행을 일부 허용했던 수영2호교마저 시위대의 행진이 시작된 오후 3시께부터 전면 차단하고 철로를 이용한 집회 참가자들의 벡스코 진입마저 막기위해 수영과 해운대 역에 대한 봉쇄를 벌여 수영구 민락동 일원은 완전 고립되고 말았다.

경찰은 또 해운대로의 도보 진입을 포기한 일부 시위대가 지하철을 이용할 것에 대비해 오후 2시 20분부터 부산교통공단의 협조를 얻어 정상회의장인 벡스코 인근 센텀시티.시립미술관역의 전동차를 그냥 통과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오전부터 정상회의 주 출입 도로와 연결되는 안락동과 번영로 출입램프에 대해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이 일대 교통이 하루종일 마비되기도 했다.

이런 사태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정순태씨(42.상업.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는 “APEC로 인해 차량 2부제가 시행되던 날인 지난 11일부터 영업에 막대한 방해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국가적 대사인 만큼 득실을 떠나 외국 대통령들을 참석시켜 놓고 이런 추태를 벌인다면 이는 이해할 수 없다”며 반APEC집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쏟았다.

시민들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7일 각국 정상들이 숙소인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 호텔에 투숙하기 시작하면서 반APEC단체들의 산발적 시위를 막기 위한 상주 경찰들마저 늘어나고 차량 및 보행자 통행마저 제지하는 바람에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를 생각하는 단체인 재향군인회를 비롯해 상이군경회 부산지회, 대한민국건국회 부산지회 등 1천여명은 18일 오후 3시 부산역 광장에서 ‘제2 시국선언 및 APEC 지지 부산시민궐기대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전교조, 민주노총은 부산 APEC을 왜곡말라”며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대회에서 “무역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수록 사회 격차가 커지고 가난한 나라는 국제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이번 APEC은 부산에 1조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국제적 잔치”라고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부산 지사=박수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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