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APEC 대규모 시위… 부산 종일 몸살
죽봉·쇠파이프 휘둘러… 경찰, 컨테이너벽 쌓아 저지
부산=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김용우기자 (블로그)yw-kim.chosun.com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린 18일 부산에서 1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대규모 반(反)APEC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APEC 반대 부시 반대 국민행동’이 이날 오후 4시 수영 강변도로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이날 오전부터 대형 컨테이너 박스 90여개를 동원해 진입로 두 곳을 차단했다.
‘국민행동’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한총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통일연대 등 60여개 정당·사회단체가 결성한 단체다. 시위대 중 일부는 3m 남짓한 죽봉과 1.5m 길이의 쇠파이프를 들었으나 소방 호스와 살수차로 맞선 경찰에 밀려 APEC 정상회담장 700m 앞에서 더 이상 진출하지 못했다. 시위대가 돌을 던지며 밧줄로 컨테이너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위에 서 있던 경찰 10여명이 떨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국민행동측은 “시위대 100여명도 진압 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부상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부인했다.
대회에 앞서 광안리 인근 다섯 곳에서 농민, 노동자, 빈민, 여성대회 등이 열렸다. 오후 1시 광안리 백사장 인근에서 열린 농민 집회에서는 3500여명의 농민들이 ‘쌀 개방 반대’ ‘농민 생존권 보장’ ‘식량 주권 수호’가 새겨진 머리띠를 두르고 ‘부시 반대 APEC반대’라고 적힌 종잇조각을 흔들었다. 지난 17일 ‘쌀 개방 반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고(故) 오추옥씨 추모식도 열렸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들이 못 살겠다고 농약 먹고, 서울에 가서 시위를 하는데도 정부는 농민의 울음에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며 “APEC 회의는 가진 자들이 모두 가지고서도 더 가지려는 회의”라고 주장했다. 망미동 일원에서 열린 노동자대회 참가자 3000여명은 호루라기를 불며 시위에 나섰다. 단병호(段炳浩) 민주노동당 의원은 “오늘 21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무엇인가 논의를 한다지만 그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민중들에게 고통과 빈곤만 가중되고 전쟁만 일어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 시위 참가자들이 숙소로 사용한 부산대 본관 앞에서는 학교 시설물 무단 사용에 반대하는 이 학교 학생 30여명이 반APEC 시위 참가자들과 맞서기도 했다.
反APEC 대규모 시위, 부산 종일 몸살
- 조선닷컴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5-11-19, 1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