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농사꾼의 자식… 억울하고 분통터져도 나라위해 쌀개방해야”
쌀 비준안 통과… 홀로 찬성연설한 조일현 의원
나도 농사꾼의 자식… 억울하고 분통터져도 나라위해 쌀개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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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을 끌어오던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이 23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하기 전 김원기 국회의장이 찬반 토론을 요청했다. 토론자로 신청했던 5~6명의 의원들이 모두 토론을 포기했다. 이때 열린우리당 조일현(강원 홍천·횡성) 의원이 나섰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때인 93년 국회의원이었던 조 의원은 제네바에서 쌀 개방에 반대하는 삭발 투쟁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찬성 토론을 위해 나선 것이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있는 사이 그는 마이크 없이 10분간 육성으로 연설했다.
조 의원은 “나 자신도 맨발로 사는 닭발보다 더 험하게 사는 농사꾼의 자식”이라며 “쌀 협상이 100% 잘됐다고 볼 순 없지만 협상을 안 받는 것보다는 받는 것이 낫다. 현명한 사람들은 들으면 알고, 똑똑한 사람은 보면 알지만 미련한 사람은 당해야 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94년 WTO 협상 후 10년간 유예기간을 벌었을 때 심청이가 인당수 빠지듯 정책을 집행해야 했는데, 정치권이 표 되는 쪽으로 가다보니 42조원을 붓고도 농업경쟁력을 키우지 못했다”고도 했다.
조 의원이 “죽을 힘으로 살자”며 연설을 마치자 여야 의석 모두에서 “잘했어”라는 격려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단상을 점거 중이던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조용히 경청했다. 표결이 끝난 뒤 조 의원에게 의문점들을 물어봤다.
'죽을 힘으로 살자'
―농사는 지어본 적 있나.
“돌아가신 아버님과 어머님 모두 홍천 산골 마을에서 쌀과 고추 농사를 지으셨다. 어머님이 작년 4월에 돌아가셨는데, 어머님이 씨 뿌린 고추를 매제가 거뒀다. 나도 낙선자 때 농사를 지었다.”
―93년엔 삭발 투쟁까지 했는데.
“당시 10년의 유예기간을 벌었다. 그동안 쌀의 가격경쟁력도 키우고 농업구조도 개선해야 했다. 정부가 돈을 퍼부었지만 농업은 더욱 황폐해졌다. 국회는 해마다 표를 의식해 추곡 수매가를 높여 쌀의 경쟁력을 점점 떨어뜨렸다. 결국 10년의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역적 소리를 듣더라도 옳은 일이라면 정치인들이 눈치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농민들은 비준안 처리가 쌀 농사를 죽인다고 걱정한다.
“이번 비준안을 거부하는 것은 쌀 관세화 10년 재유예를 거부한다는 뜻이고, 상대국들은 이를 빌미로 일반 관세화를 주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년부터 쌀시장은 완전 개방될 것이다. 비준안이 처리되면 10년간은 쌀 수입이 허용돼도 제한적이다. 정부와 국회가 쌀 중심의 농업구조를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도 키워야 10년 뒤 완전 개방 때 외국 쌀과 경쟁할 수 있다. 언제까지 우리 국민이 우리 쌀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입하겠는가. 결혼날짜는 미뤄도 출산일은 미룰 수 없다. 비준안 반대는 출산일을 미루자는 것이다.”
'내 지역구 70%가 농민'
―다른 산업을 살리려고 농업을 죽인다는 반론도 많다.
“누가 농업의 중요성을 모르겠나. 우리 경제가 살아야 농업이 지원을 받는다. 한국 경제가 산이라면 농업은 숲이고 쌀은 큰 나무 한 그루다.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도 푸른 산을 위해 쌀 비준안은 처리돼야 한다.”
―지역구가 농촌으로 어려움이 클 텐데.
“지역구민들에게는 정말 죄송스럽다. 내 지역만 해도 70~80%가 농민이다. 오늘 나의 발언 때문에 다음 총선에서 낙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들 왜 겁나지 않겠나. 그렇지만 이런 생각도 해본다. 난 여섯 번 출마해 네 번 떨어졌다. 남은 임기 동안 오늘 나의 결정이 결국은 농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는 길이었다는 것을 설득시켜 나가겠다.”
"나도 농사꾼의 자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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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24, 0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