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의 김대중 연구(20)

조갑제의 김대중 연구(20)

미공개 자료를 중심으로 쓰는 김대중 연구⑥-3;
6·15선언 제2항은 무허가 통일방안에 의한 「국가 정체성의 변조」 기도?;

趙 甲 濟 月刊朝鮮 편집위원



민족·통일·평화·화해의 이름 아래서


金大中 대통령과 그 세력들은 對北 정책에서 金正日에게 유리하고 대한민국에 불리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평화·화해·협력·통일·민족이란 명분을 들고나와 그 당위성을 설명하곤 했다.

그들이 내세운 평화를 자세히 따져보면 한반도의 영구 평화가 아니라 金正日 한 사람을 위한 평화이고, 나머지 7000만 민족에겐 불안인 경우가 많았다.

불법 남침한 북한 함정을 향해서는 경고사격을 해야 한다. 불응하면 조준사격을 해야 우리의 평화가 지켜지는데, 金大中 세력은 명백한 월선행위에도 선제사격을 못 하도록 했기 때문에 우리 국군이 희생됨으로써 金正日의 평화를 지켜주려다가 우리 국군이 평화를 잃어버리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金大中 세력이 말하는 협력도 마찬가지였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적자를 보면 경제원리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데, 화해와 협력이란 명분을 내세워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관광객들에게 보조해 주고 이 돈은 북한정권에 들어가니 이것은 국고를 털어 主敵의 군자금을 대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런 협력은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 퍼주기, 즉 갖다바치기와 다름이 없다. 일종의 뇌물인 것이다. 主敵이 그 뇌물로써 우리를 위협하는 포탄을 산다면 이는 자살적 행위이다.

金大中 세력이 말하는 화해는 굴종인 경우가 많았다. 화해란 가해자가 사과할 때 피해자가 이를 받아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金正日은 자신이 직접 지령한 대한항공 폭파사건에 대해서 한 번도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 金大中 정부는 그럼에도 미국 정부에 대해서 북한정권을 테러지원 국가 명단에서 제외시켜 주도록 로비를 했다고 한다.

金正日의 눈에는 이런 일을 알아서 해주는 金大中 정부가 기특하게 보였을 것이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심하다 못해 「자존심도 모르는 정부」라고 속으로는 경멸했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원칙과 자존심을 견지할 때 큰 나라가 우습게 대하지 못하는 법이다.

金大中 세력이 내세워 온 통일이란 것도 속을 들여다 보면 영구 분단에 불과하다. 북한정권과 대화하면서 흡수통일을 하겠다고 공언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지만 안 하겠다는 말을 해서는 헌법정신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이는 자유통일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金大中 정부는 북한주민이 봉기할 때 우리는 국군을 보내 金正日 정권을 지켜줄 생각인가.

金大中 개인의 통일방안은 1993년까지는 최종적인 통일조국의 정치이념을 백지로 남겨놓은 애매한 것이었다. 그 이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방식으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공언하기 시작했지만 이런 노선 변경은 전술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은 남북한의 다른 체제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연방이란 「이불」을 덮어씌우자는 말장난이다.

이는 對南 적화통일을 추진하기 위한 속임수이다. 연방제 통일방안을 字句(자구) 그대로 해석하면 이념 분단을 계속하자는 것이고, 의도를 해석하면 적화통일을 위한 속임수이다.

따라서 金大中 통일방안과 金正日의 통일방안에 공통점이 있다는 말은 對南 적화통일에 합의한 것인지, 분단고착에 합의한 것인지, 서로를 속이기로 합의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방안(盧泰愚 정부가 만든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자유통일 방안이므로 金正日의 통일방안과 공통점이 없지만 金大中 통일방안과 金正日 통일방안은 공통점이 있다!?

金大中 세력이 통일을 이야기할 때는 통일을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관도 양보 내지 희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 경우가 있었다. 시드니 올림픽 때 태극기를 치워버리고 한반도旗를 앞세운 것은 어떤 경우에도 내릴 수 없는 국가 상징물을 위선적 민족통일론을 위해 희생시킨 사례에 해당한다.

金大中 세력이 말하는 「민족」이란 말도 마찬가지이다. 민족을 위해(그것도 민족반역자를 위해) 국가의 원칙을 양보하자는 의미이거나, 金正日의 反인류적, 反민족적 테러 행위도 동족이 한 짓이니 덮어두고 넘어가자는 식으로 쓰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민족론은 나치의 아리안족 우월주의와 같은 인종차별과 다름 없다. 金大中 세력은 동족에게 온갖 악행을 가한 민족반역 세력까지도 민족의 범주 안에 넣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행동하는 욕심

여기서 金大中 대통령의 독특한 語法을 알 필요가 있다.

1. 그는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스스로를 칭했지만 비자금 모집, 친인척의 부패 등 기존 정치판의 부패관습을 추종 확대함으로써 행동하는 욕심이 되어버렸다.

2.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再출마의 준비에 들어갔다.

3. 그는 북방한계선을 지키되 먼저 쏘지는 말라고 지시하여 사실상 지킬 수 없도록 했다.

4. 그는 「국민의 정부」라고 칭하면서 지역 편중 인사로 「地緣 정부」를 만들고 말았다.

5. 그는 햇볕정책의 제1원칙으로 안보철저를 내세웠으나 흡수통일 반대를 또 다른 원칙으로 제시함으로써 안보를 약화시켰다.

6. 金大中 세력은 냉전구조 해체를 주장했으나 실제로 벌여나간 일들을 보면 대한민국 해체, 북한의 냉전구조 존속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7. 그는 집권하면 정치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집권한 뒤 보복 수사가 여러 건 있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 쪽에서 낙선한 사람을 표적으로 하여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시킨 것은 한국정치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8. 그는 생산적 복지를 내세우면서 분배위주의 소비적 복지정책을 폈다.

9. 그는 자기 편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통일방안을 갖고 가서 金正日과 합의해 놓았다고 자랑하고, 다음날 야당 당수에겐 盧泰愚의 통일방안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10. 그는 두 아들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해 놓았는데, 청와대 비서는 법무장관에게 홍업씨의 구속 수사를 못 하도록 부탁을 했다고 한다.

11. 그는 金鍾泌 총재와 내각제 개헌을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강화에 힘썼다.

12. 그는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은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13. 그렇다면 그는 우회전 깜빡이를 켜면서 좌회전하는 사람인가.


정직하지 못한 대통령과 사기꾼의 관계

金大中 대통령의 언행을 분석해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애국심의 결여, 善惡구분 능력, 즉 도덕성과 정의감의 결여, 정직성의 결여, 동정심의 결여, 양심의 가책 결여가 그것이다. 과장, 선동, 虛言, 위선, 변명의 능력은 잘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좌익형 인간이란 존재가 있다. 공산주의는 인간이 가진 정신적 가치를 낮추어 본다. 유물사관을 신봉하는 그들은 인간의 정신마저도 물질세계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정신적인 면을 무시하는 사람은 인간, 그 자체를 경멸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미꾸라지의 정신적인 면을 무시하기 때문에 추어탕을 먹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공산주의 이론의 기둥 가운데 하나인 계급투쟁은 인간사회를 적대관계로 설정했다. 자본가나 지주를 敵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이들을 타도, 학살, 고문하는 것을 「혁명」이나 「해방」이란 말로 미화·찬양한다. 인간의 증오심을 자극, 확대시키는 기술자들에게서 정의감이나 동정심 그리고 인권의식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들은 권력을 잡는 데 유리할 때만 인권을 외친다.

공산주의 이론은 기본적으로 계급을 국가보다 중시한다. 좌익은 본질적으로 反국가적이다. 계급 간의 갈등을 증폭시켜서 국가의 통합성과 정통성을 깨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하겠다는 자들이지만 계급투쟁이 어려운 조건에서는 민족을 들고 나와 국가를 파괴하려 한다. 이들은 원초적으로 애국심을 미워한다.

공산주의자들의 도덕관은 간단하다. 그들에게 유리한 것, 계급혁명에 도움이 되는 그 어떤 것도 善이다.

유물론, 계급투쟁, 증오심, 顚倒된 도덕관의 종합은 양심의 마비로 나타난다. 양심이 빠진 인간은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것이다. 한국 내 친북좌익들의 행태를 분석해 보면 정상적인 인간으로선 할 수 없는 행동을 태연히 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金大中 대통령의 행태와 좌익형 인간의 일반적 행태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일부 권력자와 정치인들의 행태가 좌익형 인간의 행태와 닮은 점도 있기 때문에 그의 행동 중 어느 것이 어느 쪽으로부터 온 영향인지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속단은 금물이다.

다만 한 가지 정직성의 결여에 대해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사회가 선진화되어야 한다는 말은 합리화되어야 한다는 말이고, 합리는 정직을 딛고서만 가능하다. 한 사회의 정직성의 합계가 그 사회의 선진度일 것이다. 정직성이 결여된 대통령은 사회 발전의 장애물이란 이야기이다.

金大中 대통령한테 누구나 할 수 있는 평가, 사실들이 너무나 명백하여 고소 위험도, 반론의 여지도 없는 지적은 『귀하는 정직하지 못한 인간이다』는 것이다. 정직하지 못한 대통령이 사기꾼보다 더한 金正日을 상대했으니 오늘날 南北관계의 일대 혼선은 당연한 일이다.


도전과 응전

역사는 1998~2003년에 걸친 金大中 시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金大中의 도전과 대한민국의 응전 과정이 아닐까.

대다수 한국인들과 다른 역사관, 국가관, 對北觀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지난 5년간 한국사회가 反대한민국 세력의 발호에 의하여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에 빠져들게 된 원인이 되었다.

金大中 대통령은 한국의 현대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확신이 약했으며, 金正日 정권에 대한 분노와 정의감의 발로를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인으로서는 매우 예외적인 이런 현상은 광복 직후 그가 좌익 행동대원이었다는 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법을 지키면서 건전한 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원칙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 金正日 정권은 민족사의 異端세력이고 헌법상 반란집단이며, 도덕적으로는 惡이고 戰犯이란 사실에 同意하지 않으면 국민의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金大中 대통령은 이 점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다수 국민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정책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도전자가 되었던 것이다.

예외적 한국인이 평민으로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인데 그가 국군통수권자이기도 한 「제왕적 대통령」 자리에 올라 공권력의 뒷받침을 받으면서 평소의 그런 소신에 입각한 對北·외교·언론정책을 추진해 갔으니 한국사회가 요동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국가든 개인이든 惡을 惡으로 보지 않으려는 자세는 자신의 정체성에 문제를 야기한다. 부시 행정부가 金正日 정권을 「악의 축」이라고 정확하게 규정하자 金大中 정권은 화들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비겁자는 용기 있는 사람이 나타날 때 반기는 것이 아니라 당황하는 법이다. 그 勇者에 의해서 자신의 비겁성이 만천하에 알려질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에.


金大中은 金正日에게 졌을지 모르지만…

大韓民國은 反共 자유민주주의의 주춧돌을 딛고 선 나라이다. 옛날의 反共은 反蘇·反中共·反金日成·反南勞黨이었고, 지금의 反共은 反金正日과 親북한동포이다.

金大中 대통령이 金正日을 惡으로 보지 않은 당연한 결과는 북한동포들의 고통에 대한 외면이었다. 金正日에 분노하지 않는 사람은 북한동포의 고통을 동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金正日을 증오하는 사람은 반드시 북한동포를 동정하게 되어 있다.

金大中 대통령은 轉向을 거부하고 金正日에게 충성을 맹세한 북한간첩과 빨치산을 북송시켜 주면서 대한민국을 잊지 못하고 있는 在北 국군포로와 납북어부를 구출해 오려는 어떤 실질적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중국內 우리 외교공관에 들어올 때만 마지못해 받아주었다. 심지어 납북 어부가 탈출하여 외교공관을 찾아왔을 때도 외교관은 문전박대를 했다. 이 외교관은 그렇게 해도 처벌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공무원은 대통령의 언동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지식인은 관념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지만 건전한 생활인들은 市場, 직업 등 생동하는 현실 속에서 호흡하므로 오랫동안 위선과 선동에 빠져 있지는 않는다. 이런 생활인들이 역사 무대의 前面에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가 있다. 총선, 大選, 지방선거, 월드컵 거리응원 때.

2000년 4·13 총선 직전에 발표된 「南北 頂上회담 개최」는 다수 유권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여 한나라당을 제1당으로 만들게 함으로써 역효과를 낳았다. 그 뒤의 再보선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한국사회의 主流세력은 金大中 세력의 도전에 대하여 표로써 응전해 왔고 이것은 서서히 金대통령의 지도력과 추진력을 약화시켰다.

南北 대결구도의 본질은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싸우는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다. 이 대결의 당사자는 「金大中 對 金正日」이 아니고 「대한민국 주류세력 對 金正日」이었다. 이 대결에서 金大中은 金正日에 졌을지 모르지만 金大中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주류세력이 각성하여 金正日에 반대하고 金大中을 비판·견제하고 나섰으므로 「金大中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승리하고 있는 중이다.
<21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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