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1일 조갑제의 기자 교실에서는 변희재 런아시아넷 편집장을 초청, 새로운 미디어 권력으로 떠오른 포털 사이트의 현황과 문제, 그리고 그 대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변 편집장의 주장을 짧게 정리한 것이다
1. 인터넷 포털은 새로운 미디어 권력이 돼 버렸다.
지난 7여 년간 우리 사회의 언론은 조선일보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안티조선과 조중동으로 나뉘어 싸우기에 바빴다. 그리고 이런 兩者의 ‘싸움’이라는 간극을 노린 정치권력이 언론에 침투했다. 결국 언론은 서로 정치적 성향에 따라 善惡을 구분하고 一喜一悲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 포털은 그런 틈을 비집고 들어와 성장한 신흥 미디어 중 하나이다. 이제 인터넷 포털은 하루 접속자 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 수준인 2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신흥 미디어를 넘어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의 권력은 정보의 집중에서 비롯된다. 현재 몇몇 포털 사이트는 약 80개의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제공받는다.
이 뉴스 중 어떤 것을 메인 화면에 띄울 것인지는 전적으로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편집담당에게 달려있다. 그러나 이 뉴스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제공 언론사가 진다.
2.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부정하는 인터넷 포털
인터넷 포털은 그들 스스로 언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언론사들이 자신들에게 제공하는 뉴스를 배열하는, 일종의 편집권을 가지고 있다. 편집권이 있다는 것은 일종의 언론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은 뉴스제공자 역할을 강조하며 교묘히 언론의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인터넷 포털은 흥미 위주의 기사를 통해 방문자를 늘리는 데만 신경쓰고 있다. 방문자들은 언론사를 이용할 필요없이 인터넷 포털에 뜬 기사만 보면 모든 뉴스는 다 봤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포털은 이를 활용해 여론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포털은 이렇게 얻은 힘을 自社 사이트의 수익을 위해서만 활용하고 있다. 이 활용에 윤리라든지 국익은 고려되지 않는다. 포털은 접속자수를 늘이기 위해 보다 자극적인 뉴스를 전면에 배치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근거로 해서 인터넷 즉석 투표에 붙여 여론을 조작하기도 한다. 익명의 방문자들이 각각의 뉴스에 붙는 꼬릿말들을 통해 저지르는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등을 방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포털을 통해 수 많은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나 해당 인터넷 포털이 책임을 진 적은 한 번도 없다. 포털 사이트 자신들은 단순한 중계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3. 종이신문들의 자살행위
인터넷 포털은 방문자 수를 무기로 언론 위에 군림한다. 제공받은 뉴스의 편집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모든 뉴스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언론사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종이신문들은 이미 인터넷 포털에 무료제공하는 뉴스 때문에 수익률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수익률의 감소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많이 제공하는 신문사일수록 심하다.
방송의 경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방송사가 무료 제공하는 컨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방송보다는 인터넷에 더 의존하고 있다. 이런 점은 방송 시청률과의 인과관계를 봐도 나타난다. 방송의 시청률이 높아지면 인터넷 포털의 조회수가 감소하고 시청률이 낮아지면 인터넷 포털 조회수가 증가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문, 방송 등 언론이 황폐화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은 뉴스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각종 블로그, 카페를 통해 수많은 불법복제물이 유통된다. 그 피해는 우리나라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터넷 포털이지만 문제가 되면 책임을 지는 게 바로 사용자들이다. 이용약관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이외에도 포털의 여론 조성으로 일어나는 ‘마녀사냥’도 심각한 문제다. 인터넷 포털의 뉴스편집 담당들이 윤리성보다는 자극적이고 가십성의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는 와중에 '개똥녀' 사건이라든지 하는 식의 특정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이 일어난다. 인터넷 포털은 이런 개인의 인권을 위협하는 여론 조성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4.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는 공룡처럼 돼버린 인터넷 포털의 횡포를 막고 언론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언론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과거에 소위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던 언론개혁도 안티 조선의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바른 소리를 내는 쪽으로 가야 한다.
언론 내에서 소위 진보진영이라는 한겨레, 오마이 뉴스, 프레시안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진영들은 갈등만 만들 것이 아니라 無價紙 신문, 인터넷 포털에 의한 언론계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맞는 역할이 무엇인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겨레 신문 등 진보진영은 자신들이 언론계과 정치권의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보다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또한 소위 진보진영을 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언론계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지금 종이신문과 방송사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인터넷 언론 또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방송 또한 이 문제가 언론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언론협회, 기자협회 등을 통해 인터넷 포털이 언론을 장악하는 것에 대해 반대 활동을 펴나가야 한다.
정치적 문제로 나뉜 언론들이 지금 힘을 모으지 않으면 우리나라 기존 언론계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권력 '포털사이트'와 전쟁할 때
- 全敬雄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5-11-29, 1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