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사람 사는 동네다.' 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북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북한 역시 박정희, 전두환 때와 비슷비슷한 또는 그 보다 좀 더한 독재하는 동네에 불과하고, 박정희, 전두환 통치 때도 사람들이 그 '독재' 아래 잘 살았듯이 북한 역시 조금 더 지독한 독재 아래서 조금 힘들다 뿐이지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는 곳이다 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도 사람 사는 동네다 라고 말을 할 때, 거기서 규정하는 사람이란 어떤 존재를 말함입니까 ? 사람 다운 사람,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닌 사람은 되어야 우리는 사람이라 말을 할 텐데 과연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 또는 어떠해야 거기 살 수 있습니까 ? 또는 북한도 사람 사는 동네다 는 생각을 감히 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생각하는 사람이란 대체 어떤 존재성을 가진 사람을 의미함입니까 ?
사람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 입니다. 만물의 영장, 생각하는 동물, 사회적 동물 등등. 야후백과가 제공하는 인간 정의, 동서고금의 정의가 이채롭습니다. 인간은 복잡하다 는 것이 동서고금 보통으로 가진 인간에 대한 인식이란 것입니다.
즉, 사람이 사람인 이유, 복잡함이 특성인 사람이 될 수 있기 위한 조건, 사람이 사람이란 타이틀을 걸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기본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는다면, 이 인간에 대한 정의 로써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 는 답이 나올 것입니다.
만일, 양계장 같은 빼곡히 들어찬 환경, 심지어 중국의 식용견시장은 개들이 층층이 얹힌 (마치 콩나물 시루 처럼 ) 철망속에 들어가 있던데 그러한 곳에 인간을 구겨 넣고 생활하게 한다면 그것을 더러 사람 사는 동네 다는 말을 붙일 수 없으며 붙여서도 안 된다 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즉, 북한이 아무리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 다 는 정의를 마치 유식한 것 처럼 입에 달고 다니려면, 과연 북한이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이란 위에 나오는 정의를 충족하게 해주는 사회인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즉, 북한이 북한에 대해 유식한 척 하는 사람들이 정의하듯 사람 사는 동네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곳 북한안에서 사람이 만물의 영장으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 월간조선에서 보도한 북한에서 김정일의 지시로 지어진 염소농장 들의 경우 사람이 먹을 것이 없어 몰래 염소가 먹는 사료를 훔쳐 먹어야 -- 그 곳은 강제수용소가 아님에도 -- 하는 경우들이 많았고 그것이 들켜지면 총살 내지 처벌 당하는 것이었는데 그리 되면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염소의 하인 보다 못한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또, 생각하는 동물이다 라고 동서고금이 정의해 오므로 북한은 과연 그 곳에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복잡'해질 수 있도록 '생각'이란 것을 하게 놔두는 사회인지 검토해야 하겠습니다. 헌데, 북한에 살던 사람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은 학교이건 공장이건 농장이건 하루 일과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 시각부터 다시 밤 12 시까지 자아비판이다 학습이다 하는 회의시간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무엇을 '생각'하려면, 인간이 '복잡'해지려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공간 내지 시간이 주어져야 가능합니다. 즉,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는 인간정의에 맞으려면 우리 사람들이 생각을 하여야 하고, 생각을 하려면 적어도 혼자 인 시간 및 사고(생각)가 가능할 분위기 내지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회의란 무엇입니까 ?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면서 오고 가는 발언들이 모두 공개리에 행해지는 장소입니다. 그런 회의를 매일 같이 밤 12 시까지 한다. 그것이 북한 동네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 하면, 사람들 각자 각자 에게 홀로 생각한다든지 할 시간, '복잡'해질 시간을 아예 말소시키는 체제라는 것입니다. 즉, 사람이 사람되기 위해서, 사람이 사람답게 존재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생각 思 상고할 考의 사고하는 시간 -- 자유는 커녕 -- 조차 안 주는 동네가 북한이다 이것입니다.
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고 정의하였을 때 이는 다른 사람과 공적 및 사적으로 친분을 이루며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개인간의 연결이 있으며 있어야 하는 동물이다 는 의미 입니다.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밤 12 시까지 회의를 한다. 회의나 학습이 없으면 집단 체조 즉 매스게임을 연습한다 는 것은 무엇을 의미함입니까 ? 그것은 북한에 사는 사람들이 개개인적 사교나 연애가 가능한 개인 자유의 시간이 공산당에 의해 매일 매시 통찰 및 감독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표현하는 동물이다 하는 데 표현 조차도 사고와 생각이 시작되어야 가능한 것이니, 매일매일을 일요일도 없이 방학도 없이 개인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 몇 시간 외에는 전혀 용납이 되지 않는다는 체제, 모든 것을 감시하에 두는 체제란 것은 그 체제가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체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겹겹이 짓눌린 개장 안에서도 개들은 먹고 자고 할 것입니다. 양계장 같은 시루 안에서도 사람들은 먹고 자고 생식할 것입니다. 나치의 유태인수용소 안에도 사람들은 먹고 자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을 '살게 하는 동네'가 아니라 '서서히 죽이는 동네'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을 더러 그래도 사람이 사는 동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분노하니, 그것은 그들이 그 공산당의 체제가 사람을 살게 하는 동네, 살게 하는 체제가 아니라 죽게 하는 동네, 당장 지금은 살아 있고 저들이 숨쉬며 걸어다니는 듯이 보여도 속으로는 질식하여 괴로움으로 죽어가는 동네, 그리하여 필경에는 모두가 장기간 고문을 당하며 특히 폭력이나 학대 같은 단기간의 물리적 고문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사람이 사람되게 하는 그 사고, 즉 생각이란 특성의 장을 말살시키는, 즉 사람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니고 그저 동물로 변하게 하는 그런 동네 라는 처참한 내면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전두환 독재가 설령 어떤 자들, 즉 일부 북한을 찬양하는 자들에게는 심한 독재로 보이었을 것이나, 그래도 그 자들이 꾸준히 생각하고 사고하고 표현할 자유 및 시간을 그나마 박정희, 전두환 때에 누릴 대로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까지도 저 자들이 생명이 끊어 종치지 아니하고 여태 버티어 결국에는 김정일 찬양가를 부르게까지 된 것 아닙니까 ?
즉, 박정희 전두환 때는 결코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 의 수준에만 간신히 그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 되게 나아가 사람을 사람다웁게 만들어주고 키워준 동네'였으므로,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친북빨갱이들까지 열심히 물준 콩나물 처럼 열심히 쑥쑥 자라나 이제는 드디어 대한민국 타도의 큰 함성까지 내지를 정도로 거창하게 자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반동분자는 순식간에 죽이고 일반 사람들은 서서히 죽이는 동네'인 북한과 비교할 독재가 되겠습니까.
생각의 힘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사람이라 불러주기 힘들 것이니, 정말로 사고 할 줄 아는 사람, 정말로 자신이 사람인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 자기의 생각할 줄 아는 힘을 기뻐하는 사람들은 북한땅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그 곳을 지배하는 체제가 얼마나 가공할 체제인지 이제 저의 설명으로 파악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북한을 두고 '그래도 거기도 사람 사는 동네다' 하는 자들은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사람이기 위해 최소한 지녀야 하는 그 조건, '생각'이란 동서고금으로 내려오는 조건을 너무나 업수이 여기는 즉, 사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지극히 부족한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5.11.29. 한은경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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