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애국투사' 묘역 안내석 철거


보광사측 “조성 당시엔 부작용 예상못해”
파주시 “묘지 이전하라” 보광사측에 공문
파주=탁상훈기자 if@chosun.com
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

경기도 파주 보광사의 비전향장기수 묘역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9시쯤 보광사측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묘역 입구에 있는 묘역 안내석을 철거했다. 보광사 관계자는 철거에 앞서 기자에게 “조성 당시 관련 단체에서 ‘기왕이면 죽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애국열사라고 새겨달라’고 거듭 요청해 수락한 것 뿐”이라며 “이 같은 부작용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안내석과 묘역 내 묘비 6개가 모두 페인트칠로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높이 1m에 가로 1m 세로 50㎝ 크기의 회색 바위에 검정색으로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묘역 연화공원’이라고 새겨져 있는 이 안내석에는 이날 누군가가 붉은 매직펜으로 ‘반역들에 무덤’이라는 여섯글자를 써놓았다. 또 ‘통일애국투사’는 회색 페인트로 가려져 있었다. 묘역 내에 있던 묘비 6개에 새겨져 있던 찬양 글귀들도 모조리 회색 페인트가 칠해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일부터 묘역을 순찰 중인 경찰은 “1일 저녁 철수한 뒤 2일 아침 돌아와보니 묘비들이 훼손돼 있었다”며 “누가 그랬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통합미래특위’ 소속 최병국(崔炳國) 의원과 주호영(朱豪英) 의원이 현장을 둘러본 뒤 성명을 통해, “간첩과 빨치산이 그토록 미화되었음에도 정부가 방치했다면 중대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오는 20일까지 묘역 이전을 명하는 공문을 2일 보광사측에 전달했다”며 “이를 거부할 경우 고발조치와 함께 원상복구 명령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이것도 거부하면 산림법에 근거해 시에서 직접 원상복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봉태홍 자유넷 대표, 김상태 자유수호국민운동 사무총장 및 전광표 목사 등 보수단체 대표들은 이미 지난달 24일 보광사 주지 일문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 및 통일애국투사묘역 조성위원대표) 등 묘역 조성에 관계한 사람 1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능멸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훼손한 자들을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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