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敎會탄압은 로마시대 방불”

최초 북한종교박해 보고서 발간-데이비드 호크 美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연구위원

“北인권 진전 없이 美·北관계 발전 없을 것”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한 보고서 ‘감춰진 수용소(Hidden Gulag. 2003)’의 저자 데이비드 호크 美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연구위원이 이번에는 북한내 종교박해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미 의회에서 개최한 북한인권관련 기자회견을 통해서 였다.

본지는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 중인 호크 위원을 만났다. 호크 위원은 “지금까지 미 국무부의 국가인권보고서와 종교자유보고서 등 북한의 종교문제를 다룬 보고서가 있었지만 대부분 2~3페이지 정도의 정기적인 연례보고서 형태였으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보고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보고서는 총 125페이지 분량으로 지난해 수개월간 그가 40명의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미국 지부장 등을 역임하며 지난 30여년간 국제 인권단체문제에 대해 연구해 온 그는 “북한내 종교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이들을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국제사회의 일원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북한당국이 2002년 유엔인권위에 제출한 북한내 종교실태보고서와 북한헌법을 거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국은 인구의 50%가 종교활동을 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0.2%만이 종교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또한 그나마 적은 수의 종교인들의 진위도 의문시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점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는 “봉수교회 등 현재 평양에 있는 3개의 교회가 모두 외국인들을 위한 전시용이며 주민들은 성경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고 지하교회에 출석하다 적발되면 공개처형을 받는다”며 북한내 현실을 전했다.

“북한은 로마인들이 기독교인들을 사자 우리로 몰아넣은 것처럼 지하교회 지도자들을 색출해 즉결심판을 통해 처형하고 있음이 증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1997년에는 성천강 유역에 사는 신자가 반역자로 몰려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시장에서 공개처형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탈북민들의 경험을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한 ‘숨겨진 수용소’와는 달리 탈북민들과의 문답형식으로 북한내 실태를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북한에 종교적 자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이에 대답하는 탈북민들의 반응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북한내부의 실상을 짐작케 했다.

“그러한 질문을 받는 대부분의 탈북민들의 반응은 ‘참 한심한 질문이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종교를 접한 경험을 통해 종교적 자유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번 보고서의 제목을 ‘김일성 아버지, 감사합니다’로 지었다. 북한에서는 이 같은 말이 서양사회에서 사용하는 “하나님, 감사합니다”와 똑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제목이 북한내 종교자유현실을 한마디로 드러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말 그대로 신으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종교에 대한 박해가 심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최근 민간무속신앙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기아사태 이후 북한당국이 막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무속신앙과 점집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호크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북한인권개선 노력이 결국 북한체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1970년 이후 세계의 모든 평화정착노력에는 인권문제가 거론돼 왔습니다. 유럽의 헬싱키협정, 중남미 평화협정, 냉전 이후의 발칸반도 및 아프리카 지역의 분쟁 등에서 인권문제가 우선시되고 전반적 문제의 해결과 병행돼 왔습니다. 반면 클린턴행정부의 최대 실책이 르완다와 북한의 인권문제의 방치였습니다. 인권문제를 도외시한 제네바협정도 결국 파경을 맞지 않았습니까.”

그는 “인권문제가 6자회담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은 마약, 위폐 문제 등과 함께 인권문제를 또 다른 선결과제로 다루고 있다”면서 “결국 이 문제의 해결 없이 북한이 원하는 미북관계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범수기자 2005-12-15 오전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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