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온 기쁜 소식 하나

이라크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많이 참여하여 민주정부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부시는 위대한 대통령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한국에서 황우석 사건이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시간대에 이라크에서는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75석의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에 이라크 국민들이 예상외로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라크 이슬람의 다수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들뿐 아니라 소수파인 순니파 신도들도 대거 투표대열에 끼여들고 있다. 심지어 무장테러의 온상이던 팔루자 지역 주민들도 투표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1500만 명의 유권자들중 10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3만 개의 투표장에서 모은 투표용지를 다 검표하는 데는 연말까지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이라크 사람들은 투표로써 후세인과 그 추종자들의 테러를 거부한 셈이다.

이 검표에 따라 이라크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이 정부는 이라크 역사상 처음인 민주정부이다. 지난 10월 국민투표로써 통과시킨 헌법에 기초하여 탄생한 국민정부인 것이다. 이는 거대한 진전이다. 특히 中東에서는 그렇다. 중동에서 민주정부라고 부를 만한 나라는 몇이 되지 않는다. 사우디도, 이란도 종교독재국가이다. 만약 석유매장량 세계 2위의 이라크가 민주화된다면 그 영향은 중동 전반에 미칠 것이다.

중동에서는 팔레스타인의 지도자 아라파트 사망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샤론 수상도 강경책에서 대화로 전환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세습독재국가 시리아는 레바논에서 前 수상을 암살한 데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집트에선 무바라크 대통령이 선거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민주화의 움직이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의 민주화는 이런 추세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이라크 국회의원 선거는 부시 대통령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들 것이다. 최근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를 벗어나 40%대로 올랐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승리하기 전에는 절대로 철군하지 않는다'고 버틴 것이 드디어 그를 구원해주는 것 같다. 反戰여론-언론을 상대로 한 의지력의 싸움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긴 듯하다.
야당인 민주당내에서도 부시의 이라크 정책 지지자가 생기고 있다. 특히 고어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나왔던 리버만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하고 철군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의 경제가 아주 잘 되고 있다는 점도 부시의 지옥탈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부시를 가장 날카롭게 공격하는 것은 뉴욕타임스이다. 이 신문을 많이 보는 한국인들은 자연히 反부시적 편견을 갖게 된다. 부시는 철저하게 이 신문을 외면하고 있다. 부시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뉴욕타임스가 하자고 하면 포기할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정권과 각을 세우면 자연히 영향력이 줄어든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철군을 지지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誌(주간)는 철군을 반대했다. 미국의 정책전문가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언론매체중 하나가 이코노미스트誌이다. 하버드 대학의 정책관련 교수들이 강의시간에 나눠주는 교재중 가장 많은 것이 이코노미스트 잡지기사라고 한다.

월남전 때 미군사령관이었던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은 언론의 과장 때문에 전쟁에서 졌다고 불평했지만 이코노미스타誌가 가장 정확한 보도를 했다고 회고록에서 썼다.

이번 선거로 해서 이라크에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이들이 군대를 강화하여 반군들을 진압할 수 있을 때 미군은 철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시는 역사에 희대의 독재정권 후세인을 무너뜨리고 민주정부를 세운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그가 開戰 이유로 삼았던 핵무기 개발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그 잘못보다는 이라크의 민주화가 훨씬 크게 평가될 것이 틀림없다.
이라크의 민주화에는 많은 代價가 치러지고 있다. 미군이 약2200명 전사했다. 무장테러리스트들의 자살폭탄테러 등으로 약3만 명의 이라크인들이 죽었다. 'No War, No Nation State. No Revolution, No Democracy'란 말이 있다. '전쟁이 없으면 국민국가는 만들어지지 않고, 혁명이 없으면 민주주의는 생겨날 수 없다'는 말이다. 국민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역사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한국이 1945년 이후 국민국가를 만들고 지켜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련과 희생이 있었는가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가 치룬 인명손실은 오히려 적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자유통일로써 완전한 민족통일국민국가를 완성할 때까지 이미 약600만 명의 인명손실을 보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희생되어야 할지 모른다.

미군이 지난 3년간의 이라크 전쟁에서 2200명이 죽었다고 해서 부시가 실패했다고 보는 사람들은 전쟁의 본질을 잘 모르는 이다.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는 하루에 약 4만 명의 영국군, 프랑스군, 프러시아군 등이 전사했다. 지난 3년간 이라크에서 죽은 인명보다 하루에 죽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 1942-43년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선 독일 소련 쌍방이 약100만 명 전사했다. 1차세계대전 때 솜느 전투에서 영국군 독일군은 하루에 2만 명 이상 죽은 날도 있었다. 베르당 전투에선 독일과 프랑스 쌍방이 약60만 명 전사했다. 전쟁은 원래가 그런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신념으로 버티는 사람이다. 클린턴 등 민주당이 공세를 펴도 그는 속으로 이들을 경멸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했다. 부시 대통령은 퇴임후엔 아마도 위대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을지 모른다. 트루만 대통평이 재임중엔 그렇게 공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오른다. 트루만도 언론을 무시하고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켰던 사람이다. 부시의 위대성은 국경선에 따른 외교를 거부하고 善惡을 기준으로 하여 나름대로의 국경선을 그은 점이라고 한다. 외교에 가치관을 개입시킨 점으로 해서 비판도 많이 받지만 바로 그 점이 그의 위대성을 증거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부시의 이라크 재건계획이 성공한다면 그는 北核과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도 새로운 결의로 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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