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방차관의 현 통일부장관 정책 비판

북한주민의 對南 적개심 소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북한정권의 對南 적개심이 사라져야 한다.
鄭 통일의 대북정책 마인드, 무슨 문제가 있나?
written by. 박용옥



보도에 의하면,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의장은 지난 5일 고려대 경영대 조찬강연에서 북핵문제와 6자회담, 남북경제공동체 실현, 대북경협 확대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정 장관의 견해는 바로 노무현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향을 대변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현안문제들에 관한 정 장관의 견해가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앞으로 6자회담 추진, 남북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대북경협 확대 등을 둘러싸고 국내적으로는 물론 한·미관계와 한반도정세 자체가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첫째, 보도에 의하면, 정 장관은 6자회담과 관련하여, 핵 이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6대 현안’은 미사일, 생화학무기, 재래식 군사력, 인권, 마약, 위조지폐 등 여섯 가지 분야인데, 이 ‘6대 현안’은 핵문제와는 별도로 “북·미간 양자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고 한다. 즉, “6자회담의 합의는 핵문제 해결에 맞춰져 있는 것이기에 6자 간의 문제와 다른 문제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대응원칙이라는 것이다.

정 장관이 말하는 소위 ‘미국의 대북 6대 현안’이 핵문제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정부의 ‘분리대응원칙’은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6대 현안을 ‘미·북 양자협의’로 풀어야 할 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서, ‘재래식 군사력’은 남북한이 주 당사자인 문제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당시만 해도 북한 역시 남북당사자 원칙을 견지했다. 단지, 1993년 북핵위기를 계기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직접대화 채널이 열리게 되자 그 후부터 북한 측은 한반도 군사문제는 미·북 양자간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미사일, 생화학무기, 인권, 마약, 위조화폐 등 그 외의 문제들은 모두 지금 국제사회 전체가 큰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한 마디로 정 장관이 말하는 ‘6대 현안’은 결코 미·북 양자협의로 풀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남북간의 문제이거나 또는 전 국제사회의 문제다.

둘째, 정 장관은 또 2020년까지 ‘남북경제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비전과 관련하여, 이는 “사람과 돈, 물자, 정보, 지식 등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라면서 “이는 북측체제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고 우리의 정책도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바탕위에 있다”라고 했다. 정 장관이 말하는 ‘남북경제공동체’가 남북간의 ‘자유로운 오감’을 의미한다고 할 때, 그런 ‘자유로운 오감’이 북한사회 내에서도 허용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북한 내에서 그런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 하에서의 남북경제공동체란 무의미하다. 그것은 현 북한독재체제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경제공동체’는 ‘북한 자유화’와 연계하여 추진해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민족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 장관은 그간 “북한에게 주기만하고 받은 게 없다”는 세간의 비난과 관련하여, “화해하고 악수한 역사가 겨우 5년인데, 받은 것을 계산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다”고 하면서, 받은 것으로는 “북한주민들의 대남 적개심과 증오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우선, 한국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이 이제 “겨우 5년”이라는 정 장관의 인식도 문제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나 ‘남북비핵화공동선언’, 그리고 이들 합의서 이행을 위한 각종 부속합의서들 모두는 대북화해·협력 노력의 결실이 아니었던가? 문제는 이런 남측의 노력에 대한 북측의 인식과 대응자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000. 6. 15선언 이전의 대북화해·협력 노력을 올바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북한주민의 대남 적개심과 증오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북한정권의 ‘대남 혁명정책·전략’이 소멸됐다고 본다면, 이는 큰 오판이다. ‘북한주민’과 ‘북한정권’은 구분돼야 한다. 북한정권이 변하지 않는 한, 북한주민은 정치권력의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북한주민의 對南 적개심 소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북한정권의 對南 적개심이 사라져야 한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북한체제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對北경제통합정책이 북한정권의 대남 적개심과 대남 혁명전략 이념을 소멸시키는데 기여할지 또는 남한사회의 친북좌경화를 촉진하는 결과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konas)

박 용 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전 국방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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