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 좋은 주식을 보는 눈

기업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피고 업계동향을 파악하는 일은 지루하기만 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공짜 점심」은 없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항상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마련이다. 특히 株價 분석이 집단최면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어, 선도적인 분석가가 어떤 의견을 내면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외롭게 반대의견을 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그 의견에 동조하기 때문에 실수가 더욱 커지게 된다.
새해 주식투자 가이드 / 좋은 주식을 보는 눈

기업의 이윤, 성장성, 현금보유를 꼼꼼히 살펴야

기업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피고 업계동향을 파악하는 일은 지루하기만 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공짜 점심」은 없다.

李鍾雨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3년 만에 100배 오른 증권주

「어떤 주식이 좋은 주식일까?」

투자자라면 누구나 좋은 주식을 사고 싶어 한다.

「좋은 주식」이란, 「좋은 회사의 주식」으로 보면 이 바람은 쉽게 해결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 예를 들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이 좋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반면 「좋은 주식」을「株價(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주식」이라고 정의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상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1986년 10월, 1년 동안 주식시장을 끌고 오던 삼성전자, 금성사의 株價 상승이 멈췄다. 이들을 대신해 증권·은행·보험株가 오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株價에 탄력이 붙었다. 결국 3년 만에 증권주가 100배, 은행주와 보험주가 각각 80배와 120배나 올랐는데 그동안 삼성전자는 3만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주가 가장 좋은 주식이었던 때다.

1993년 8월, 장중에 갑자기 포스코가 상한가까지 올라갔다. 워낙 드문 경우여서 많은 투자자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것이 삼성전자, 포스코로 대변되는 업종 대표株 상승의 시작이었다.

그 후 12년간 업종 대표주의 강세가 계속돼 SK텔레콤은 50배, 삼성전자는 20배의 상승을 기록했다. 우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좋은 주식=업종 대표주」라는 등식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좋은 주식」의 기준

「좋은 주식」을 몇 가지 기준 아래서 살펴보자.

우선, 현재 돈을 잘 벌거나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좋은 주식이다.

SK텔레콤은 1989년 「한국이동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상장됐는데, 그 당시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이동통신이란 도구가 투자자들에게 생소했고, 도입 초기여서 가입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말이다. 이즈음 이 회사의 이익이 급증했고, 투자자 역시 통신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SK텔레콤에 대한 평가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 경제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통신시장이 커졌고, 1999~2000년 「IT 붐」이 불면서 주식시장에서 황제의 자리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이 뛰어난 상승을 기록한 것은 순이익이 연평균 41%, 10년 만에 13배나 늘어날 정도로 이익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나서면서 시장이 확대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인데, PCS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투자자들이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점도 좋은 주식으로 자리 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KTF와 LG텔레콤이 참여했는 데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국내 통신시장을 선도했다.

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이 좋은 기업임이 틀림없지만, 문제는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株價가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 기업은 매년 1억원의 이익을 내고 株價가 1만원인 반면, 다른 기업은 2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株價가 3만원이라면 2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1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보다 매력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이익이 많이 나지만 株價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株價수익비율(PER), 株價순자산비율(PBR), 株價현금흐름비율(PCR), 株價매출액비율(PSR), 배당수익률 등의 지표를 사용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PER인데 현재 株價가 EPS(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 측정하는 지표다.

주식 1만 주를 발행한 기업이 1000만원의 이익을 내고 株價가 8000원이라면 한 주당 순이익인 EPS는 1000원이 되고 PER은 8배가 된다. 이는 시장에서 그 기업 株價가 한 주당 이익의 8배로 평
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PER은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다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때 PER이 6배인 기업이 8배인 기업보다 株價가 이익에 비해 낮게 평가돼 있어 앞으로 株價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내수 관련 기업들의 PER이 낮다. 섬유·의복이 대표적이고, 화장품·페인트 회사들도 여기에 속한다. 내수 관련 회사들이 오랜 업력과 탄탄한 수익성을 가지고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내수 관련 주 외에 외환위기 이후 이익이 새롭게 부각된 기업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이다. 매년 순이익이 6조원 이상이고, 2004년에는 세계 유수 기업 중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이익을 내기도 했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2004년 처음으로 전체 은행 이익이 10조원을 돌파했는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불과 5000억원을 넘지 못했었다.


대관령 목장과 삼양식품 株價

돈을 잘 버는 기업 못지않게 회사 자산이 많은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신세계의 자산은 두 가지다. 하나는 1조원 이상의 삼성그룹 주식이고, 다른 하나는 「이마트」를 건립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확보한 부동산이다. 이런 자산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업태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나설 수 있었고, 이익이 2000년에 4배, 2001년에 2배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탕이 됐다.

어떤 회사 株價가 이익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 PER을 썼던 것 처럼, 자산가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PBR을 사용한다. 한 회사가 가지고 있는 총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순자산을 구할
수 있는데, 株價가 순자산과 비교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PBR은 기업이 얼마나 많은 자산을 갖고 있느냐를 보는 것이므로 株價 외에 지금 당장 영업을 그만두고 보유 자산을 처분할 경우 株主가 남은 재산 중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과거 삼양식품이 이 기준에서 혜택을 봤는데, 삼양식품이 한때 「공업용 우지를 사용해 라면을 만들었다」는 보도로 매출이 급감하고 금융권 자금 회수까지 겹쳐 회사가 도산 일보 직전까지 몰린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당장 기업을 정리하더라도 株價보다 훨씬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株價가 안정을 찾았고, 금융 거래가 정상으로 이루어졌다. 대관령 목장이 엉뚱한 곳에서 힘을 발휘한 것이다.


NHN과 구글

성장株는 투자자들이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에 발생할 이익 증가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이어서 지금 이익과 비교해 보면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株價가 높다. 따라서 성장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현재 株價 수준이 비싸다 할지라도 기업의 미래 성장성만 확실하다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공격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성장주와 관련해 국내외의 사례를 살펴보자.

NHN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이 모르는 회사였다. NHN이 主力으로 삼고 있는 인터넷 관련 사업들이 6~7년 전에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단순히 포털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을 때, NHN은 지식 검색과 인터넷 게임 쪽에 主力했고 여기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공격적인 자세로 株價가 꾸준히 상승했고, 급기야 2005년 SK텔레콤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황제주株로 등극했다.

비슷한 예가 미국의 구글이다. 구글은 몇 년 전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국 인터넷 시장을 제패하고 있다.

성장주와 관련해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성장」이라는 개념이 고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대에 따라 성장하는 산업이 다르기 때문에 어제 최고의 성장 기업도 오늘은 그 대열에서 탈락할 수 있고, 빈 자리를 다른 기업이 메우는 일이 다반사다.

제대로 된 성장주를 고르는 것은 100분의 1의 확률에 도전하는 과정이다. 힘든 만큼 결실도 크기 때문인데, 진짜 성장주를 찾으려면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배당은 우리 투자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연말에 일회성으로 스쳐가는 이벤트 정도였다. 배당이 이렇게 괄시를 받았던 것은 배당률이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배당 수익률이 연간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성공적으로 배당을 확보했다 해도, 株價가 하락하면 그 효과가 금세 사라져 버릴 정도였다.

금리도 배당 투자에 치명적이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은행에서 10% 이상의 확정 금리를 제시할 정도였기 때문에 1~2%에 지나지 않는 배당 수익률로는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어려웠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많은 투자자들이 배당에 신경을 쓰기 시작해 연말에나 한 번 주목받던 배당 관련 주들이 연중 내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생긴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은행 예금을 비롯한 대부분 금융 상품의 세후 수익률이 4%대에 지나지 않아, 배당의 매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종목에 따라 금리보다 훨씬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株價 상승시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심이 부쩍 커졌다.

둘째는, 배당과 관련한 기업의 태도 변화로 株主 중심의 경영이 정착되고, 내부 유보가 커지면서 기업이 배당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과거 예를 보면 전년도에 배당을 많이 줬던 기업이 다음해에도 높은 배당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한 기업의 배당 성향이 안정적이라는 얘기가 된다.

현금으로 빨리 대체될 수 있는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도 좋은 주식에 속한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원하는 만큼 이익을 올리기 어렵다. 재무 구조가 아무리 건실하다고 해도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대금이나 임금 등을 지불해야 하고, 이자를 내기 위해서도 현금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업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어떤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지 못할 경우, 그 기업은 더 많은 현금을 갖고 있는 경쟁업체에게 시장을 빼앗기게 된다. 현금 흐름은 완충장치 역할도 한다. 현금이 풍부한 기업은 높은 부채비율을 갖고 있는 기업보다 경기 변동에 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자산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부채비율이 아주 높은 기업은 지속적인 현금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산을 헐값으로 매각해야 하지만, 현금이 풍부한 기업은 이러한 자산 및 설비를 싼 값에 매입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다. 당시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남의 돈을 빌려 시설을 늘렸기 때문에 망해 버렸다. 이런 위험을 피해 보고자 현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좋은 기업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소형株 중 유망한 기업

10년 넘는 기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큰 기업의 株價가 오르다 보니 우리 투자자의 잠재 의식 속에는 대형株만이 좋은 주식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형株가 대형株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좋은 소형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기본 원칙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기술혁신」, 「마케팅 전략」,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 혹은 「지리적 장점」 등 어떤 방면에서든 경쟁사들이 진입할 수 없는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선발한다.

둘째, 부채는 최소한이어야 하는 반면, 원활한 영업 활동 및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적정 수준의 현금과 높은 신용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택한다. 마지막으로 이익이 증가해야 하는데, 미국의 기준은 향후 5년간 순이익 증가율을 매년 15% 이상으로 잡고 있다.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시장 대응력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영업 변동성이 심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있지 못하는 소형 기업은 경기 침체時 심각한 경쟁력 저하를 겪게 되고, 짧은 수명주기와 기술진보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끊임 없는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분야에서 독점적 위치를 갖고 있는 기
업만이 변화를 선도해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소형주 중 하나인 휴맥스는 노래방 기기로 자금을 모아, 「위성방송용 수신기」를 들고 1996년 유럽에 진출해 틈새시장인 유통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 유럽의 유통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어 방송국 시장에 진입해 중소형 방송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휴맥스는 新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는 연구능력과 생산능력이 돋보였고, 다양한 제품을 라인-업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여기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스피드가 나왔다.

현재 시장에서는 유망한 소형 기업으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꼽고 있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자동차 10만 대를 수출한 것과 같다」는 말이 이미 오래된 정설이 됐고, 실제로 문화 콘텐츠가 많
은 돈을 버는 모습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월街에 공짜 점심은 없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항상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마련이다. 특히 株價 분석이 집단최면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어, 선도적인 분석가가 어떤 의견을 내면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외롭게 반대의견을 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그 의견에 동조하기 때문에 실수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런 실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좋은 주식」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재무제표를 보고 업종동향을 체크해 나가는 일이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작업이지만 이 말 한 마디를 기억하면 다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월街에 공짜 점심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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