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아니라 이종석이다'
'장관은 허명에 불과하나 이종석은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장관 인사는 설마 했던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시각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대통령에게는 국익은 없다. 오직 개인적 이해관계만 있을 뿐이다. 장관이라면 그 분야의 명망이 있고 대표성이 있는 사람으로 임명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자신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이면 된다는 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인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장관은 이미 국정운영의 중심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장관은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우선 청와대 참모가 실재로 국정을 주무른다. 장관은 사실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그리고 중요한 문제는 각종 위원회가 권력을 휘두른다. 내각은 그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하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보면 당의장이 장관으로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유시민이 장관으로 발탁되어 당의 지지도가 떨어질까 염려도 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이에 관심도 없다. 당의장이든 산자부 장관이든, 또한 국회의원이든 보건복지부 장관이든 뭐가 다를까? 다 그렇고 그런 사람이 아니든가?
그러나 이종석만은 다르다. 이종석은 단지 자리를 채우기 위해 통일부장관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그가 단지 이름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의장을 맡는다고 볼 수 없다. 이종석만은 껍데기가 아닌 실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종석이 노무현 대통령과 남북관계, 한미동맹, 그리고 외교문제 전반에 걸쳐 의견이 일치하였기 때문에 그의 장관 임명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 반대하면 어떠냐’는 식으로 그리고 다른 모든 것이 다 실패해도 ‘대북관계만 잘되면 된다’는 식으로 발언할 때 이것이 노무현의 생각인지 이종석의 생각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이종석은 장관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이종석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의 학문적 배경이 그렇고 그의 행적이 그렇다. 더구나 그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안보를 그에게 맡길 수 없다. 북한의 첩자를 안보책임자로 앉히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이종석에게 막중한 국가안보를 맡기는 것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도 그와 뜻을 같이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국 대통령도 안보실무자도 모두 대한민국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맡게 된 꼴이다.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업고 대통령이 되었으나 민주당을 버렸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국정을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다가 이제 열린우리당도 버렸다. 오직 변질된 대통령의 권한에만 의존하여 마구 권력을 휘두르게 되었다. 이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 대통령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충실하게 헌법을 보호하고 국익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오직 시민단체의 복사판인 각종위원회에 권력기반을 두고 헌법이나 국익보다 자신의 개인적 의제 실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국정을 농단하는 것 같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고용함에 있어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신의성실의 원칙을 어기면 계약관계는 파탄이 난다. 어쩌다가 선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었지만 이제 그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선거를 통한 권한위임이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은 우리가 잘못 뽑았다고 하더라도 임기는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지만, 어쩌면 남은 임기 동안에 국가운명이 절단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국민이 단순히 다음 대선에만 기대를 걸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세균 당의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이 되든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든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장관은 허명에 불과하니 그것을 개인적 영광으로 치부해도 좋다. 그러나 이종석은 다르다. 그는 내용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힘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힘은 노 대통령이다. 국가의 안보가 그의 손에서 결정된다.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이 그의 의사에 따라 춤을 추게 된다. 우리는 이종석을 주목하고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2006. 1. 5.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
"유시민이 아니라 이종석이다"
-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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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05, 2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