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라지만 사랑 이야기 없는 액션은 별로 재미가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는 우리 속담은 한국 영화 '태풍'을 두고 한 말 같다. 영화 '친구'를 만들어 유명한 곽경택 감독의 야심작 '태풍'은 1000만 관객 동원을 목표로 요란하게 홍보전을 전개했으나 400만 관객 동원 선에서 결국 '미풍'으로 끝나고 있다 한다.
'태풍'에 상당히 기대를 걸었던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유명한 곽경택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이 영화가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지만, 이들도 나처럼 곽감독의 명성과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등의 이른바 스타 파워에 이끌려 극장으로 갔다가 실망한 사람들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저(低)예산 영화라면 400만 관객 동원은 대박이겠지만 제작비가 150억원이라는 '태풍'은 그 정도 관객 가지고는 본전 뽑기도 어려울 것이다.(영화 입장료는 극장과 제작사가 반반씩 나눠 가진다고 한다).
이 영화가 실패한 이유는 우선 스토리가 별로 재미가 없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가려다가 남한 대사관의 거부로 못가게 되자 남북한 양쪽에 원한을 품게 된 주인공(장동건)이 성장하여 해적이 되고, 핵무기를 탈취하여 남북한을 모두 파괴하려다가 실패한다는 줄거리는 리얼리티가 부족한 황당한 이야기다.
설사 스토리가 황당하더라도 재미가 있으면 그런대로 관객이 몰리는 법인데, '태풍'은 별로 재미가 없다. 007영화들이 대개 황당한 스토리지만 재미가 있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한번도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다.
'태풍'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첫째,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 즉 로맨스가 없다. 영화 관객, 특히 여성 관객은 사랑 이야기가 빠진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태풍'이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라지만 사랑 이야기 없는 액션은 별로 재미가 없다.
'태풍'이 별로 재미가 없는 둘째 이유는 유머가 전혀 없다. 액션 영화에 웬 유머?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대사 여기 저기에 조금씩 유머가 가미되어야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볼수 있다. 액션 영화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는 장면만 보여주면 지루해서 보기 어렵다. 필자는 '태극기 휘날리고'에서도 전투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 지루함을 느꼈었다.
'태풍'에서 웃긴다고 만든 장면이 딱 하나 있긴 한데, 그것은 사실 웃기는 장면이 아니라 울어야할 장면이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특공대로 차출된 한국 해군 장교들이 지휘관이자 동료인 이정재에게 '왜 하필 우리를 뽑았나?'라고 물으니까 이정재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까 (부양할 가족이 없으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장교들이 어설프게 웃는데, 이게 웃을 일인가.
'태풍'이 별로 재미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액션 영화라면서 액션이 별로 없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식이다. 스펙타클한 전투 씬도 없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격투 장면도 없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장동건과 이정재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배 위에서 싸우는 장면도 특별한 박진감이 없이 끝난다. 그 정도 박진감은 헐리우드 3류 액션물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다.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수없이 보아온 한국 관객들도 '태풍' 정도의 액션에는 별로 감동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 실시한 한국 영화 관객 여론조사에서 영화의 줄거리(스토리를 요약한 것)를 보고 볼 영화를 선택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47%로 가장 많았고 배우나 감독을 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뭐니 뭐니해도 역시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박 뮤지컬 영화 'Chicago'을 만들어 유명해진 Rob Marshall 감독이 공리, 장지이, 미셀 여 등 중국의 일류 여배우를 총동원하다시피 하여 만들어 국제적으로 요란하게 홍보를 하면서―TIME지는 두 페이지나 할애해서 대서특필했다―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직전 개봉한 영화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도 그 호화 배역진과 감독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관객 동원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유는 역시 스토리가 별로이기 때문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촌에서 환락가로 팔려가 게이샤(藝者)가 된 한 일본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다고 그렸는데, 그런 스토리는 흔해 빠진 이야기 아닌가. 흔해 빠진 이야기라도 좀 재미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볼텐데, 이 영화 역시 유머가 전혀 없어 보기가 지루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흠은 일본 게이샤 이야기를 하면서 주요 여배우는 전부 중국 배우라는 것, 그리고 이들이 전부 어슬프게 영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
워싱턴에서
조 화 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는 우리 속담은 한국 영화 '태풍'을 두고 한 말 같다. 영화 '친구'를 만들어 유명한 곽경택 감독의 야심작 '태풍'은 1000만 관객 동원을 목표로 요란하게 홍보전을 전개했으나 400만 관객 동원 선에서 결국 '미풍'으로 끝나고 있다 한다.
'태풍'에 상당히 기대를 걸었던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유명한 곽경택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이 영화가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지만, 이들도 나처럼 곽감독의 명성과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등의 이른바 스타 파워에 이끌려 극장으로 갔다가 실망한 사람들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저(低)예산 영화라면 400만 관객 동원은 대박이겠지만 제작비가 150억원이라는 '태풍'은 그 정도 관객 가지고는 본전 뽑기도 어려울 것이다.(영화 입장료는 극장과 제작사가 반반씩 나눠 가진다고 한다).
이 영화가 실패한 이유는 우선 스토리가 별로 재미가 없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가려다가 남한 대사관의 거부로 못가게 되자 남북한 양쪽에 원한을 품게 된 주인공(장동건)이 성장하여 해적이 되고, 핵무기를 탈취하여 남북한을 모두 파괴하려다가 실패한다는 줄거리는 리얼리티가 부족한 황당한 이야기다.
설사 스토리가 황당하더라도 재미가 있으면 그런대로 관객이 몰리는 법인데, '태풍'은 별로 재미가 없다. 007영화들이 대개 황당한 스토리지만 재미가 있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한번도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다.
'태풍'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첫째,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 즉 로맨스가 없다. 영화 관객, 특히 여성 관객은 사랑 이야기가 빠진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태풍'이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라지만 사랑 이야기 없는 액션은 별로 재미가 없다.
'태풍'이 별로 재미가 없는 둘째 이유는 유머가 전혀 없다. 액션 영화에 웬 유머?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대사 여기 저기에 조금씩 유머가 가미되어야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볼수 있다. 액션 영화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는 장면만 보여주면 지루해서 보기 어렵다. 필자는 '태극기 휘날리고'에서도 전투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 지루함을 느꼈었다.
'태풍'에서 웃긴다고 만든 장면이 딱 하나 있긴 한데, 그것은 사실 웃기는 장면이 아니라 울어야할 장면이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특공대로 차출된 한국 해군 장교들이 지휘관이자 동료인 이정재에게 '왜 하필 우리를 뽑았나?'라고 물으니까 이정재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까 (부양할 가족이 없으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장교들이 어설프게 웃는데, 이게 웃을 일인가.
'태풍'이 별로 재미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액션 영화라면서 액션이 별로 없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식이다. 스펙타클한 전투 씬도 없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격투 장면도 없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장동건과 이정재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배 위에서 싸우는 장면도 특별한 박진감이 없이 끝난다. 그 정도 박진감은 헐리우드 3류 액션물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다.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수없이 보아온 한국 관객들도 '태풍' 정도의 액션에는 별로 감동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 실시한 한국 영화 관객 여론조사에서 영화의 줄거리(스토리를 요약한 것)를 보고 볼 영화를 선택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47%로 가장 많았고 배우나 감독을 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뭐니 뭐니해도 역시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박 뮤지컬 영화 'Chicago'을 만들어 유명해진 Rob Marshall 감독이 공리, 장지이, 미셀 여 등 중국의 일류 여배우를 총동원하다시피 하여 만들어 국제적으로 요란하게 홍보를 하면서―TIME지는 두 페이지나 할애해서 대서특필했다―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직전 개봉한 영화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도 그 호화 배역진과 감독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관객 동원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유는 역시 스토리가 별로이기 때문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촌에서 환락가로 팔려가 게이샤(藝者)가 된 한 일본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다고 그렸는데, 그런 스토리는 흔해 빠진 이야기 아닌가. 흔해 빠진 이야기라도 좀 재미있게 만들면 사람들이 볼텐데, 이 영화 역시 유머가 전혀 없어 보기가 지루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흠은 일본 게이샤 이야기를 하면서 주요 여배우는 전부 중국 배우라는 것, 그리고 이들이 전부 어슬프게 영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
워싱턴에서
조 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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