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신권 속의 한반도旗?

“아, 그거요? 그거는 그냥 대한민국 全圖(전도)입니다. 그런데 한반도旗라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대신 한반도旗처럼 보이는 문양을 사용한 광고, 또는 상징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 애니콜의 조명애-이효리가 등장한 광고와 5000원권 신권 화폐의 홀로그램 문양이다.
삼성전자 애니콜은 작년 9월 북한 무용수 조명애와 우리나라 가수 이효리를 등장시킨 광고를 만들어 작년 10월부터 ‘하나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만남’ ‘하나의 노래’ ‘하나의 희망’이라는 세 편의 CF를 방송했다. 마지막 광고에서 이효리와 조명애가 한반도旗로 보이는 무대 그림 앞에서 손을 잡고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흰색 바탕에 푸른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그림은 한반도旗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광고에서 한반도旗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에서 애니콜 홍보를 담당하는 김준현 과장에게 물었다. 김 과장은 “네? 그건 한반도旗가 아니라 한반도 지도를 그린 무대 배경그림인데요”라고 대답했다.
“한반도旗요? 그렇게 보니까 비슷하네요”라며 “일부러 한반도旗를 보여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단지 이 광고의 기획 의도가 하나의 민족, 통일이라는 컨셉이었고 광고 속의 무대가 북한과 남한을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기 위한 소품으로 한반도 지도를 무대 배경그림으로 걸었다는 것이다.
“그런 건 모두 연출이죠. 광고에서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 그런 식의 촬영을 하고 소품을 쓴 겁니다. 다른 뜻은 전혀 없습니다.”

한편, 새로 발행된 5000원 신권의 홀로그램에도 한반도旗처럼 보이는 문양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발권국의 박운섭 씨에게 한반도旗 문양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아, 그거요? 그거는 그냥 대한민국 全圖(전도)입니다. 그런데 한반도旗라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박운섭 씨의 설명은 이러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위조방지를 위한 홀로그램을 만들면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고 식별이 쉬운 문양으로 무엇을 넣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태극기의 四卦(사괘) 문양, 태극 문양, 그리고 대한민국 全圖(전도)를 함께 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그림이 보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운섭 씨는 “저는 그 문양을 한반도旗라고는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박운섭 씨에 따르면 최근에는 한반도旗와 유사한 점에 대한 문의보다는 왜 지도에서 간도가 빠졌느냐 하는 항의가 더 많다고 한다. 모 지방 일간지의 독자칼럼에서는 간도수복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한국은행이 신권화폐에 간도 그림을 넣지 않은 것을 비난하기도 했고 KBS 역사 스페셜에서도 지난 1월 중순경 간도 문제를 다루면서 화폐 속 지도에 간도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가 거세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광고나 한국은행 신권의 한반도 그림은 한반도旗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제작자측의 설명이었지만 한반도旗로 밖에 볼 수 없는 문양을 광고에 사용하는 것이나 국제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간도수복 이야기 등은 앞으로 주의깊게 봐야 할 부분들이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