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폐감별사 徐太錫 -"국내에도 위폐유통조직"

吉林省·연변 통해 국내 유입, 대규모 조직이 첨단기기로 정교하게 제작
확인취재/국내 최고 위폐감별사 徐太錫
(月刊朝鮮 2006년2월호)

북한이 제조한 「슈퍼노트(100달러 위폐)」는 吉林省·연변 통해 국내 유입, 대규모 조직이 첨단기기로 정교하게 제작… 「슈퍼노트」 국내 유통조직도 활동 中

金泰完 月刊朝鮮 기자

美 달러 종이는 30가지 혼합물

국내 최고 僞幣(위폐)감별사인 徐太錫(서태석·62)씨는 1969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37년째 僞幣감별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2000년 FBI(美 연방수사국)와 USSS(美 재무부 산하 비밀수사국) 위조지폐 정보교환 요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기자와 마주 앉자마자 대뜸 美貨(미화) 100달러짜리 두 장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기자의 눈에는 두 장의 지폐가 모두 진짜로 보였다.

徐부장은 이 중 한 장은 「슈퍼노트」라고 설명했다. 「슈퍼노트」는 진짜 화폐와 아주 흡사한, 최고로 정교한 僞幣를 부르는 말이다. 위폐와 진폐는 어떻게 다를까?

『우선 색이 다릅니다. 僞幣는 15가지 정도 색이 섞인 것으로 보입니다. 혼합된 색의 숫자가 다르다 보니, 진짜 달러는 옅은 하늘색을 띠지만 가짜 달러는 누런색을 띱니다. 또 진짜는 종이 입자가 고와 인쇄가 매끈하지만, 가짜는 울퉁불퉁합니다. 특정 부분도 좀 다릅니다. 100달러 지폐 가운데에 있는 프랭클린의 얼굴을 보세요. 眞幣는 얼굴의 세포가 다 살아 있는 듯 보이지만, 僞幣는 어딘가 엉성합니다.

美 달러는 왼쪽에 연방준비은행(FRB) 마크, 오른쪽에 돈을 발행한 州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FRB 마크 안에 있는 나무줄기도 자세히 보면 진짜와 가짜 차이가 확연합니다. 또 돌가루·섬유질·쇳가루 등 30가지 물질을 혼합해서 종이를 만들고 종이 자체에 숨은 글자를 넣습니다』

徐부장은 미리 준비한 진짜 달러와 가짜 달러를 일일이 비교하며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두 지폐가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얼핏 봐서는 모르겠죠? 국내에서 정교한 위조지폐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90년이었습니다. 그전의 僞幣는 컬러복사기로 복사하거나, 스캐너로 만드는 수준이었죠. 아마추어였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서 眞幣처럼 앞면과 뒷면을 따로 찍어 압축한 僞幣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양면 사이에 은박지로 위장한 은색 물감을 칠한 플라스틱도 넣습니다. 겉으로 보면 똑같죠. 예전의 僞幣는 평면 인쇄를 했는데, 이때부터는 진짜 돈처럼 까끌까끌한 요판인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형 「슈퍼노트」는 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첨단기기 때문에 인쇄도 정교합니다. 걱정스럽죠』


「슈퍼노트」는 일련번호가 달라

―「슈퍼노트」가 아시아 국가에서 유통된다고 하셨는데, 美國이 주장하는 대로 北韓이 僞幣를 제조했을 것으로 보십니까.

『北韓에서 僞幣 만드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하네요. 하지만 제가 감정한 결과, 요즘 국내에서 유통되는 僞幣들은 북한 인근의 吉林省(길림성)과 연변에서 많이 들어옵니다. 확실한 것은 僞幣는 대규모 조직이 계획적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요즘 僞幣가 종전보다 업그레이드됐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예전의 僞幣는 같은 번호가 찍혀 있었는데, 요즘 발견되는 것은 번호가 다 다릅니다. 僞幣의 일련번호를 다르게 찍기 위해서는 판을 자주 바꿔야 하는데, 수천 번은 해야 할 겁니다. 개인 인쇄소에서는 할 수 없습니다. 기계가 여러 대 필요한 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2003년형 시리즈는 색상이나 내용물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僞幣 유통경로도 예전보다 다양해 보입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조직이어야 제조가 가능합니다』

徐부장은 테이블 위에 놓은 僞幣를 집어 들고, 엄지와 검지로 비비며 표면을 만졌다. 이렇게 그의 손끝을 거치는 美 달러는 하루 평균 100만 달러란다.

『僞幣가 정교해지면서, 기계가 거르지 못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일단 은행에 달러가 들어오면 50달러 이상은 일일이 손으로 감정합니다. 100장을 세는 데 30초가 걸립니다.

지폐의 색상이 다르거나, 표면에서 느껴지는 감이 眞幣와 다르다 싶으면 옆으로 빼놓습니다. 그러고 나서 현미경을 이용해 정밀검사를 하죠. 요즘은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僞幣가 나옵니다』

徐부장은 1999년까지 국내에 단 한 명뿐인 僞幣감별사였다.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외환은행은 최근 두 명의 감별사를 키웠다. 현재 외환은행에서 이 업무를 하는 사람은 세 명으로 늘어났지만, 그는 30여 년 이상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36년 동안 같은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뭔가요.

『1981년 외환은행이 미국 FRB에 200만 달러를 요청해 돈이 왔습니다. 당시 한 포대에 40만 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모두 다섯 포대가 도착했죠. 眞幣는 100달러짜리 지폐 10만 달러의 무게가 1kg 정도니까, 한 포대에 4kg이죠. 僞幣는 성분이 반만 들어가기 때문에 좀더 가볍습니다.

제가 확인하기 위해 포대를 들어 보니까 뭔가 이상해요. 너무 가볍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포대를 풀고 확인해 보니 僞幣더라고요. 나머지 네 포대를 뜯지 않고 내버려 두고, 美國에 전문을 보냈습니다. 「너희가 보낸 200만 달러는 모두 가짜」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美國에서 돈을 비행기에 싣는 과정에 용역회사가 바꿔치기를 했더라고요. 200만 달러어치의 僞幣를 돈 주고 사왔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등에서 식은땀이 납니다(웃음)』


국내에도 僞幣 유통조직 있다

―특수한 업무인 만큼 애로사항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일반인이 해외여행에서 우연히 僞幣를 갖고 오는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고의로 僞幣를 유통시키는 브로커들이 있습니다. 보통 외환은행에서는 대규모의 僞幣가 발견되면 경찰에 신고하고, 이를 유통시킨 브로커들을 찾아 법적 절차를 밟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당신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갔다 왔다」며 한 브로커가 은행에 찾아온 적이 있어요. 설득시켜 돌려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협박전화가 심심치 않게 옵니다』

徐부장은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1969년 내무부 치안국장 표창, 1983년 청백봉사상을 받았고, 2000년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新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그는 기자가 묻기도 전에 『가방끈이 짧아 남들보다 몇 배 더 일할 수밖에 없었다』며 웃었다. 徐부장은 영천中學校를 중퇴했다.


고액권 선호하면 「위조지폐 왕국」 된다

그는 1969년 외환은행에 일용직으로 입사했다. 엘리트 은행원들이 꺼려하는 동전 세고, 돈 정리 하고, 환전하기 위해 은행 창구에 온 美軍들과 서투른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그의 업무였다.

徐부장이 외환은행의 정식 직원이 된 것은 4년 뒤인 1973년이었다.

『학력도 짧죠, 이렇다 할 특기도 없죠. 그저 성실하고 묵묵히 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몇 번 僞幣도 찾아내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은행에서도 제 업무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학벌 때문에 취업을 못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전문성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들녀석도 제가 사는 모습이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제 아들은 某 병원에서 특수기술인 CT·MRI 촬영 일을 8년째 하고 있어요. 저는 내심 그녀석이 내과의사가 됐으면 싶었는데, 본인이 그런 결정을 하더군요. 「특수기술자니까 정년 때까지 잘리지는 않겠다」고 말해 줬습니다(웃음)』

徐부장은 2001년 8월 외환은행에서 정년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에도 2년 계약직으로 두 번이나 다시 채용됐다. 2003년에는 외환은행의 TV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예순을 넘긴 「僞幣감별 전문가」 그의 연봉은 1억원이다.

徐부장은 인터뷰가 끝난 후,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기사를 읽는 분들에게 「각 나라의 고액권을 선호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고액권은 항상 위변조의 위험이 있습니다. 소액권은 타산이 맞지 않아 僞幣가 나올 수 없어요. 해외여행할 때는 소액권 위주로 사용하고, 여행자수표를 사용하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국민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위조지폐의 천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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